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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정조사, 어차피 깨지는 장사. 거덜만 안 나면
등록날짜 [ 2013년07월03일 12시04분 ]
이기명 팩트TV 논설고문위원
 
-국정조사, 어차피 깨지는 장사. 거덜만 안 나면-
특명!! 트집 퇴장도 전략이다. 45일만 버텨라

이기명 팩트TV논설고문
 

그래도 제법 비유를 잘 든다고 자부해 왔는데 이번에는 다르다. 워낙에 악바리를 만나서인가. 국정원 국정조사에 덤벼드는 새누리당의 결의 앞에 찬탄과 경악과 비애를 함께 느낀다.

전 세계에 대놓고 대한민국의 국위와 국격을 과감하게 향상시킨 국정원의 NLL 대화록 공개는 마침내 국정조사라는 난공불락의 관문을 뚫고 국회로 입성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새누리와 국정원이 기우린 노심초사와 피나는 노력은 당사자가 아니면 필설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국회수첩을 펼쳐보면 영락없이 명문학교 출신에다 고시합격과 판.검사를 지낸 그야말로 상식적 의미의 최고지성이다. 이론과 실전경험이 몸에 밴 역전의 맹장들이다. 이들이 작심을 하고 나섰다면 일당백이요 일당 천이다. 그러나 언론에 나타난 모습은 어떤가. 도무지 자신이 없다. 억지 논리를 펴는 그들의 얼굴에서 고통 받는 양심의 초라한 모습을 본다. 잘못 본 것인가.

우여곡절이 아니라 가시밭길을 헤치고 국정원 국정조사 45일간이라는 장정에 올랐다. 고난의 길임을 짐작은 했지만 정확히 들어맞는다. 억지가 사촌보다 낫다는 속담이 있지만 ‘억지 춘향’은 저리 가라다. 예를 들자. 이른바 새누리당이 제척사유라는 것을 들고 나왔다. 민주당의 조사위원으로 선전된 진선미 김현 이유를 조사위원에서 배제하라는 것이다. 그들이 국정원녀 댓글사건과 관련해 고소를 당한 당사자라는 것이다.

국정원녀 사건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국정원 여직원이 국정원법을 어기고 선거에 개입한 사건이다. 야당후보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방댓글을 달고 이것이 들통이 나자 물을 잠그고 버틴 사건이다. 비유를 하나 하자. 경찰이 도둑을 잡았는데 도둑잡은 경찰을 조사관으로 인정 못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이 도둑잡은 공로로 특진을 할지 모르는 이해당사자라는 이유다. 트집이라는 게 원래 이유가 맹랑하지만 그렇다 해도 새누리의 트집은 맨 정신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트집이다. 트집으로 하루가 지났다. 성공이라고 자축했을까.

### 국정조사, 퇴장에 의미가 있는가

새누리 의원들이 국정조사장에서 전원 퇴장을 했다. 이유는 앞에서 밝혔다. 두 발 달린 짐승 자기 맘대로 걸어 나가는 데야 도리가 없지만 국회의원의 회의장 퇴장은 다르다. 이유가 당당해야 하는 것이다. 유신헌법 같은 반민주적 법안심의라면 백번을 퇴장해도 박수를 받는다. 그러나 새누리의 이번 퇴장이 무슨 명분이 있는가. 있긴 있다. 시간 끌기와 버티기로서는 성공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트집과 퇴장이 반복될지 모른다. 그것도 전략이라면 전략이다. 손자병법에도 정의와 민심에 기반하지 않는 전략은 꼼수며 무덤을 파는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의 무덤은 무엇인가. 민심의 이탈이다. 국정원 정치개입과 NLL 대화록 왜곡 과장 발표는 이미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받았다. 지금 새누리의 작태는 국민심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려는 만용에 지나지 않는다.

새누리당 의원들 중에도 왜 지각있는 사람이 없겠는가. 화장실에 가서 가슴을 칠 지 모르지만 중뿔나게 나섰다가 본전은 커녕 중간에도 못간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에 벙어리 냉가슴 앓듯 끙끙 앓을 것이다.

새누리는 기왕에 이렇게 됐으면 그런데로 당당해야 한다. ‘국정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NLL대화록을 공개했다는 남재준 원장이 당당하게 국정원의 명예를 주장하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또한 전임 원세훈 원장이 자신의 ’지시 말씀‘에서 어떻게 국정원의 정치개입이라는 국기문란에 준하는 반민주 불법행위를 자행했는지 고백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주문은 유치원생에게 가짜원전부품 시험지를 밝히라는 것과 같은 불가능한 요구다. 군사독재를 경험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답답할 것이다. 저것들 그저 단숨에 밀어부칠 수 있는데 끌려 다닌다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질 것이다. 저 놈의 민주주의 이에서 신물이 날 것이다.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개나 물어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어차피 국정조사는 시작됐고 45일은 지나야 끝이 난다. 국민의 심판은 이미 내려졌다. 그대도 피해는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버티자. 우기자 퇴장하자. 한 건 트집으로 이틀만 조사 못하면 45일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퇴장을 열 번만 하면 어떻게 되는가. 마지막으로 국정조사 보고서 채택을 트집 잡으면 끝이다. 국민들이 비난하겠지만 이미 각오한 것이 아닌가. 기껏 욕 먹어봐야 며칠이다. 잘난 대한민국 국민들 ‘건망의 달인’들이다.

새누리당, 오해 말라. 그러면 마음이 편할 것 같은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생각해 봐라. 5년 동안 정치를 할 대통령이다. 국민의 심판은 선거다. 노무현 탄핵으로 벼락맞은 경험을 잊지 않았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을 똑똑한 사람들이 잘 알 것이다.

### 민주당, 무슨 생각 하고 있는가

생각하면 아득할 것이다. 무지막지한 상대와 어떻게 싸울 것인가. 작심하고 휘두르는 조폭의 회칼은 대책이 없다.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도망치는 것이다. 손자병법에도 주위상책이라고 했다. 도망이 상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니다. 민주당은 방법이 있다. 당당하면 된다. 새누리가 퇴장하면 내버려 두라. 밤새워 기다려라. 새누리도 여론의 압력 견디기 힘들다. 민주당 지도부가 정신 차려야 한다. 김한길 대표도 새롭게 정치를 시작하는 결심이 필요하다. 이제 적당히 넘어가는 잔꾀로는 통하지 않는다.

국민의 시선은 국정조사로 쏠려 있다. 민주당이 죽느냐 사느냐. 국민이 희망을 갖느냐 포기하느냐. 국정원 국정조사에 달려 있다. 전쟁에는 항상 반전이라는 것과 역전이라는 것이 있다. 역전되면 승장이 된다. 역전의 고리는 자신들이 쥐고 있다.

국민은 마지막으로 민주당에게 원한다. “한 번 제대로 해 봐라”
 

이기명 팩트TV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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