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대표가 17일 양자회담을 가졌으나, 국정조사 실시를 놓고 이견만 확인함에 따라 신임지도부가 들어서면서 보여온 여야의 우호관계를 마감하고, 6월 임시국회에서 파행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민주당>
신임 지도부 취임 이후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여야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국정조사를 놓고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
김한길 대표가 17일 양자회담에서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기존 합의에 따라 국정원 사건의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황 대표는 거부의 뜻을 밝혔고, 김대표는 국정조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협력관계의 마감을 선언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여야 원내대표가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되면 국정원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한 것을 상기시키며, 전임 지도부의 약속이라도 만약 이행하지 않는 다면, 앞으로 새누리당의 약속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여야 지도부의 설전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국정원 사건과 관련해 카더라 통신으로 본질을 훼손시키는 구태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제보에 따르면”이라고 얼버무릴 일이 아니라 제대로 떳떳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확실한 물증도 없이 제보만으로 특정인을 거명해 몸통 배후설을 제기하고, 직접적인 연관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하는 등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6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산적한 민생현안을 살피고 입법화에 최선을 다해야 함에도,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고, 안전행정위원회에서는 경찰의 현안보고에 국정원 사건을 끌어들여 정회까지 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윤 원내부대표는 국정조사를 검찰의 수사 완료 이후 판단해야 한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나, 지난 수사결과 발표는 공소시효 만료에 따른 선거법 위반에 대한 검찰수사였고, 민주당 인사들의 위법사항에 대한 수사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대대책회의에서 지난 3월 양당 원내대표가 정부조직법 개편안과 국정조사 실시를 합의 후, 합의문을 들고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약속에 따라 국정조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전 원내대표는 국정조사와 관련해 새누리당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식의 핑계를 대고 있다며, 국기문란 사건에 대해 비호하거나 폄하하지 말고 군말 없이, 핑계 없이 국정조사 약속을 지키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본질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 대선기간 직원들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하고,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이를 수사해야 함에도 오히려 은폐·축소 한 것이라며, 국정조사를 통해 김 전 청장의 배후세력과, 국정원 직원의 동원 규모, 활동 내역 등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를 조속히 실시하고, 이를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보고여부와 검찰의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의 불구속 기소 과정에서 윗선의 외압 여부를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국정조사를 놓고 대립각을 세움에 따라 6월 임시국회가 경제민주화법 등 민생법안을 처리하지도 못하고 파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