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14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사건 관련자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 여주지청장)의 이진한 중앙지검 2차장은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원 전 원장이 불법적인 지시를 내려 국정원 심리전단이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하도록 반대의견을 유포하는 등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활동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공직선거법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키로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대선기간인 지난 12월 국정원 여직원 김씨의 댓글작업에 대한 서울 수서경찰서의 수사를 수차례 방해하고, 정상적인 수사 결과발표를 빙자해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왜곡한 점을 들어 공직선거법과 경찰공무원법 위반 및 직권남용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한 박 모 사이버범죄수사대 증거분석팀장은 지난 5월 검찰의 서울지방경찰청 압수수색 과정에서 ‘MooO(무오) 데이터 회복방지기’를 이용해 컴퓨터 삭제파일을 복구불가능하게 만들어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자료’를 폭로해 민주당의 선거기확에 활용하도록 한 국정원 직원 정모씨와 전직 직원 김모씨에 대해 공직선거법과 국정원직원법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각각 불구속기소했다.
그러나 국정원 이 전 3차장, 민 전 심리전단장과 직원 2명, 외부조력자 이모씨에 대해서는 상명하복 관계의 조직특성에 따라 원 전 원장의 지시사항을 수행한 점을 감안해 전원 기소유예 하고, 고발되지 않은 심리전단 직원에 대해선ㄴ 입건유예 했다.
김 전 청장과 함께 고발된 김기용 전 경찰청장에 대해서는 범행가담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으며, 국정원 직원 김모씨의 오피스텔 감금행위에 가담한 민주당 당직자 정씨 등 관련자에 대해서는 출석에 불응하고 있어 계속 수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과정에 대한 설명에서 국정원과 서울지청, 주요인터넷 사이트 등 14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476개 전화번호의 통화내역과 가입자 정보를 확보해 분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 전 원장 등 27명에 대해 출국금지 신청하고, 국정원 심리전단의 인터넷 활동규모 및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디지털 포렌직 요원 27명을 투입해 인터넷 게시글과 통화내역을 정밀분석 하는 등 성역없는 철저한 수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검찰관계자는 “원 전 국정원장과 경찰 고위 간부의 그릇된 판단으로 범행이 저질러진 점을 감안해, 양 국가기관의 본질적인 기능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수사에 신중함을 기했으며, 형사처벌 대상도 최소화 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 “민주당 정치공세 사과해야”-민주 “용두사미수사 개탄”
새누리당은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 중 검찰이 선거개입이라고 적용한 것은 67건으로 전체 댓글 1760건의 3.8%에 불과하고, 민주당 대선후보를 비판한 것은 단 3건 밖에 없었다며, 그동안의 정치공세에 민주당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안관련 브리핑에서 댓글의 3.8%가 원전 원장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와, 이를 근거로 불구속 기소키로 한 것이 합당한지 의문이며, 검찰 내부에서조차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선거법 위반 적용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6월 임시국회에서 민생문제를 제쳐놓고, 면책특권을 이용해 법무장관과 검찰을 압박하는 등 4일간의 대정부질문을 수사개입으로만 일관해 왔다며, 정치공세에 사과하고 국회 본연의 활동으로 돌아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국정원진상조사특위와 당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용두사미로 끝난 수사에 개탄한다며, 검찰이 정권의 압력에 굴복해 검찰개혁을 원한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난했다.
정청래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수사가 종료됐으므로 합의한 바에 따라 국정조사를 즉각 추진하고, 17일 이전까지 비공식적으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검찰의 기소를 가로막은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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