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세월호 참사와 304명의 희생자를 잊지 않겠다는 전국의 문화예술인이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빈자리’를 의미하는 304개의 책상을 모아 탑으로 쌓아 올리며 '세월호 연장전'을 벌였다.
이날 오후 7시 광장에 줄지어 놓인 304개의 책걸상 사이로 진혼군무가 펼쳐졌다. 북소리가 울리자 책걸상들은 참가시민들의 힘으로 조금씩 옮겨지기 시작했고 책상들이 차곡차곡 쌓여 '6층 책상탑'이 됐다. 책상탑 맨 위에는 거대한 비닐 깃발이 올라갔다.
15일 저녁,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예술인들의 ‘세월호 연장전’에서 304개의 책상탑이 올라갔다.(사진-고승은)
흰 국화를 들고 책상탑 위에 오른 단원고 유가족인 영석엄마 권미화 씨는 "누구나 안전하게 살 수 있고 모두의 생명이 존중받는 대한민국으로 만들기 위해 저희 유가족은 밑바닥에서부터 싸우겠다.“라며 ”후세엔 이런 아픔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탑을 둘러싼 사람들은 "힘내세요! 잊지 않겠습니다!"를 외쳤고, 함께 <아침이슬>을 노래했다. 사람들이 내려온 탑 위엔 흰 국화가 놓였다. 이는 문화예술인들이 세월호를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위해 각자의 연장을 들고 나서겠다는 의미를 선언하는 '304개의 빈자리 밝혀줄께!' 퍼포먼스였다.
참가 예술인들이 책상탑 위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국화꽃을 올리고 있다.(사진-고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광화문광장은 열린 전시장이자 공연장이었다. 시·그림·사진·만화·영화 등 각자 자신들의 분야에서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문인들은 4시간 16분 동안 시와 산문을 읊었으며, 만화가들은 광장 바닥에 노란 캔버스를 깔고 세월호 만화를 그렸고, 사진가들은 추모사진 슬라이드전을 열었다. 대학생들은 '평화나비'를 접었다. 영화인들은 ‘이 선을 넘어가시오’ 영화를 틀었다. 연극인들은 '가만히 있으라', '울지 말아라'는 호통에 비닐막 안에서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또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있었다.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을 위한 타일 그림 그리기는 이날 시작, 올해 말까지 매주 토요일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오늘 행사에 참가한 한 연극인은 <팩트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예술인이 끝까지 세월호를 잊지 않고 밝혀주겠다는 취지에서 진행했다”라고 밝힌 뒤, 304개의 우주의 의미에 대해서는 “아이들 한명 한명이 많은 가능성과 힘을 가졌던 존재였던 만큼, 그런 의미에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세계이자 우주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이어 책상을 높게 쌓은 이유에 대해선 “한 고등학생이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별을 밝히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에, 끝까지 그 별을 밝혀줬음 좋겠다’라는 취지에서 말한 바 있다”고 밝힌 뒤 “그 얘기를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라며 “정말 우리가 아이들의 꿈과 열정 등을 마음속에 품으며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라고 전했다.
304개의 책상이 쌓인 '책상탑'(사진-고승은)
행사 참가자가 비닐로 둘러싼 책상탑에 국화꽃을 꽃고 있다.(사진-고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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