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박근혜 정부 들어 광범위하게 자행되는 ‘표현의 자유 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최근 들어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물론 이명박 정부 당시 발생했던 명예훼손 및 집시법 위반 사례까지 다시 들춰내 재판정에 세우고 있는 현실이다. 대상도 일반 시민·정치인·언론 매체 등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30여개의 시민단체와 정치인, 변호사 등이 참여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 공동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박 대통령 명예훼손에 대한 수구단체·논객 고발에 이은 검찰 수사 및 기소, 재판 후 유죄판결이라는 일이 반복되고, 세월호 집회 관련 검찰의 고발과 기소, SNS 글에 대한 고발과 기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 공동대책위원회가 11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정부의 ‘표현의 자유’ 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제공-임순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 공동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이들은 “진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못마땅해하는 사람은, 불법과 부정을 밥 먹듯이 저지르는 사람”이라며 “이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이 드러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해, 진실의 목소리에 ‘명예훼손죄‘로 재갈을 물리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불법과 부정을 저지른 자들의 속내를 폭로하는 것은 언론의 사명”이라며 “대다수 국민이 다시 같은 일을 당하지 않게 하려면 불법과 부정을 널리 알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변했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을 보도하는 언론매체(산케이 신문, 미디어오늘, 시사인 등)뿐만 아니라 규탄하는 국회의원(이종걸, 우상호, 박지원, 설훈)마저 고발하는 지경까지 이르고 있다.”라며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입의 자유를 봉쇄하고, 말할 수 없는 세상을 만들어 성공할 수 있겠는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용보도를 해도 징역6년형·재산몰수, 세월호 추모해도 징역형
이어 법원이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에게 지난 2012년 7월 1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의 의혹들’이라는 제목의 미국 인터넷신문 ‘선데이저널’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며, 해당 기사를 반나절 만에 삭제했음에도 징역 6년과 재산몰수를 구형했다고 질타했다.
또한 (국정원·국군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이 개입한) 불법대선에 항의하며 분신한 이남종 열사의 추모 고공시위를 하고,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만민공동회’를 개최했던 김창건 더불어사는시민모임 사무총장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감옥에 가두었다고 비난했다.
게다가 검찰은 지난 3일에는 세월호 참사 침묵시위 ‘가만히 있으라’의 제안자 용혜인 씨에 대한 불구속 기소를 하는 등, 세월호를 추모하는 대학생들에 대한 고발이 기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은 이들의 목소리가 두려워 재갈을 씌우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진실을 알리고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탄압은 이 시대를 암울하게 만드는 독소”라며 “진실과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감옥에 가고, 탄압을 받으면서 이 시대의 십자가를 지고 간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들은 “박근혜 정부는 진실을 알리려는 사람들에게 재갈을 물리려하지 말고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고, 사법부는 반성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에게 가해진 기소와 판결이라는 징벌을 거두어주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임순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 공동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은 이날 오후 <팩트TV>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가) 자꾸 눈과 귀를 가리고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빼앗으려 한다.”라며 “고발·기소하고 벌금형 내리는 것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외국의 경우 명예훼손 관련 법률이 없는 나라도 많은데, 우리는 (명예훼손에 대해)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이 다 들어가 있다.”라고 지적한 뒤,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민사는 적용하되 형사소송은 없애는 법을 발의한 바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는 25일 오후 2시에 국회에서 ‘표현의 자유 탄압 사례발표회’를 할 예정”이라며 “이런 피해자들을 구제하고, 대응 방안을 찾는 운동을 하기 위해 공동대책위를 만든 것”이라고 취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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