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오색만남 - 눈뜨고 코베인 깜악귀
진행 : 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정운현
오색만남, 화요일에는 한 주간의 문화예술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오늘은 ‘눈뜨고 코베인’의 깜악귀 님이 나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첫 순서는 뭡니까?
깜악귀
1. 가을과 초겨울에 걸친 음반 발매 폭풍
올해 10월과 11월은 이례적으로 많은 앨범이 발매됐습니다. 음악 외적인 이유가 컸기 때문인데요, 세월호 참사로 사회적 분위기가 다운됐고, 시끄러운 행사는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높았죠. 이런 침울한 분위기를 타서 많은 문화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가을로 옮겨졌는데요. 그래서 뮤지션들의 음반 발매도 가을 이후로 많이 미루었는데요, 그렇다고 연말이나 연초에 앨범을 내는 건 부담스럽기도 해서 꺼리는 게 음반 회사의 생리입니다.
정운현
그건 왜 그렇습니까?
깜악귀
연말 연초에는 사람들이 송년회다 뭐다 해서 술 마시느라 정신이 없어서 차분히 앉아 음악들을 시간이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관심을 끌기가 어렵습니다. 말하자면 비수기라고 할까요. 그래서 10, 11월에 음반 발매가 집중되는 거죠. 예를 들어 지난 달에 서태지의 음반이 있었고 지난 번에 언급한 MC몽, 김동률과 에픽하이, 장기하와 얼굴들, 제가 속한 밴드 눈뜨고 코베인의 음반도 있었습니다. 음반을 소개하려고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 그 외에 수많은 음반들이 있었고.. 11월까지는 여전히 많은 앨범들이 쏟아져 나올 전망입니다.
그 중에서 손꼽을 만한 앨범을 하나 꼽자면, 텔레비전과 라디오 진행을 통해 대중에게 더 사랑받은 유희열씨 음반인데요. 방송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 잊혀지기 쉬운데, 원래 본업인 뮤지션으로 더욱 인정받는 사람이었죠. 이 분이 하는 원맨 프로젝트 밴드가 바로 '토이'입니다. 토이는 유희열씨가 작곡한 곡들을 직접 부르기도 하지만, 객원 가수들과 함께 ('피처링'이라고 하지요?) 노래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서 한 앨범 안에서 굉장히 다양한 보이스를 들을 수가 있어요. 토이의 앨범으로는 7년 만의 앨범이기도 한데, 여전히 객원 가수들이 참여한 앨범이 될 전망이어서, 어떻게 보면 연말 선물용으로 참 좋은 앨범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발라드 성향이 강한 앨범이어서 받는 분들도 대부분 크게 취향을 타지 않고 좋아할 것 같고요.
정운현
특별히 발라드 앨범을 이런 사람에게 선물하면 효과가 좋겠다 하는 대상이 있을까요?
깜악귀
특히 여성분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남자 분들은 사랑 고백을 하면서 선물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지금부터 '작업'을 해둬야 크리스마스에는 혼자 지내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추천을 해두고 싶은 음반입니다. 이 앨범은 이달 18일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바로 다음 주가 될 예정입니다.
정운현
두 번째는 어떤 이슈입니까?
깜악귀
2. 인기 만화 나루토 15년 만에 연재 종료
혹시 정 앵커님은 만화 자주 보세요? 주로 어떤 만화를 좋아하세요? 15년 동안 연재 중이던 만화의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 나왔습니다.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던 ‘나루토’의 연재가 끝났는데요. 혹시 '나루토'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말하자면 닌자가 등장하는 일본 소년 격투 만화입니다. 일본에서는 1억 3천만부가 팔렸어요. 그런데 해외에서는 누적 판매부수가 7천만부. 총 합해서 약 2억부가 팔린...
정운현
2억부, 너무 굉장한데요?
깜악귀
네 잘 상상이 가질 않죠? 나루토 한권을 2cm라고 볼 때, 눕혀서 쭉 쌓으면 100권이면 건물 1층입니다. 15년간 나루토는 건물 높이로 따질 때 200층 정도 팔린 거라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인기도 대단히 높습니다. 일본 만화 하면 매니아들만 보는 것 같습니다만, 사실 워낙 인기가 있다 보니 저 같은 30대들도 은근히 많이 보는 만화입니다. 15년 동안 연재를 했으니까 고등학생 1학년 때 본 만화가 대학 졸업하고 군대 다녀온 다음에 회사 생활을 5년 정도 하고 나서 연재가 종료되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생각해보면 참 굉장한 일이죠. 이야기 하나의 결말을 보기 위해서 15년을.... 만화의 힘이라는 게 이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이 만화는 일본에서도 대단한 베스트 셀러이지만 1위는 아닙니다. 1위는 '원피스'라고 해적이 나오는 만화인데요. 그런데 해외 판매량에서는 이 순위가 뒤집혀서, 나루토가 1위, 원피스가 그에 한참 못 미친다고 합니다.
정운현
사실 저는 나루토와 원피스 같은 일본 만화를 잘 모릅니다. 둘이 어떤 차이가 있나요?
깜악귀
그 요인이 무엇인가 하면... 나루토에 '닌자'가 나온다는 부분이라고 해요. 닌자 하면 상당히 일본적인 아이콘이어서 서구에서는 잘 안 먹히지 않나 생각하기 쉬운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오히려 그게 인기 요인이었다는... 그러니 '세계화'라는 말도 이제는 한참 지난 이야기지만 우리 나라도 세계화를 위해서 일부러 서구적인 방식을 취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국내적인 색채를 강화해서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세계 시장에 통하는 일이 아닌가 하는 교훈을 주지 않나 싶습니다. 드라마로 치면 대장금이 오히려 해외에서 더 잘 통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3. 음주음전 논란 노홍철, 방송 하차
마지막 주제는요. 혹시 정 앵커님 술 좋아하시나요?
연말이 다가오기도 해서, 마지막 순서로 음주운전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많이들 알겠지만 무한도전의 고정 멤버인 예능인 노홍철씨가 음주 운전 사실이 적발되면서 다양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심지어 퇴출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연예인들은 아무래도 다양한 청소년들이 우러러보는 대상이기도 하고 사회적 모범을 보여야 하는 포지션인 건 맞다고 생각은 하는데요. 만약에 직장인이 음주운전을 하면 그건 회사에서 잘려야 하는 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물론 법적인 제제야 받아야 하겠지만 사실 '그럴 수도 있지'하고 넘어가는 일이기도 하거든요.
정운현
그렇죠. 하지만 노홍철씨의 경우는 방송인이고, 평범한 직장인과 비교하기에는 조금 무리수가 되는 거 아닐까요?
깜악귀
노홍철씨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방송인들에게 요구하는 윤리가 어느 정도여야 할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사회적으로 일관성 있는 기준이나 합의가 전혀 없는 것 같거든요. 어떻게 보면 정치인보다 더한 윤리를 요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방송인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선망하는 한편, 그게 뒤집혀지면 지나치게 잔인해지는 순간이 있는 게 아닐가 염려할 때가 있습니다. 저한테는 이게 동전의 양면처럼 보입니다. 한번 다 같이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아 물론, 그 전에 노홍철씨는 음주 운전을 해선 안 되었다 - 그건 참 분명한 일입니다. 본인이 좀 자숙을 해야 할 것 같고요. 아직 정확한 정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무한도전의 출연은 본인이 중단을 하겠다고 해서 중단이 된 상태이고 추가적인 정황은 좀 더 밝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정운현
저도 가끔 보지만, 특별히 어린 친구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하차한다니 많이들 아쉬워하겠군요.
깜악귀
무한도전은 참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수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노홍철씨가 없는 연말의 무한도전을 보는 시청자들의 기분도 참 애틋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말이 다가오니까 아무래도 팩트나인을 시청하는 분들도 음주 운전은 조심하셨으면 합니다.
정운현
지금까지 눈뜨고 코베인의 깜악귀 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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