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클로징 멘트(11월 10일)
진행 : 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정운현
고 임종국 선생을 기억하십니까? 일생에 친일파 연구에 몸 바친 재야 사학자입니다.
젊어서 고시공부를 하면서 선생은 한 때 높은 벼슬아치를 꿈꿨습니다. 그러나 건강을 잃은 후 탈출구로 문학에 빠진 선생은 한국 문단사를 정리하면서 ‘친일문학’에 빠져들었습니다. 한일협정 체결 이듬해인 1966년에 펴낸 <친일문학론>에서 선생은 자신의 부친은 물론 은사들의 친일행적도 빼놓지 않고 기록했습니다. 옹졸한 한국문단은 이를 외면했지만 일본서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 책의 초판 3천부 중에서 2천부가 일본으로 팔려나갈 정도였으니까요. ‘벼락이 떨어져도 나는 내 서재를 뜰 수가 없다’던 임종국 선생. 가난과 병고 끝에 선생은 환갑이 되던 1989년 11월 12일 세상을 떠났는데요, 어제 천안공원묘지 선생의 묘소에서 25주기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교육부는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근현대사 부분을 대폭 축소할 방침인데요, 이유인즉 근현대사 기간은 짧은 반면 교과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고 이념 논란이 많다는 이유 때문이랍니다.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니 아이들이 우리 역사를 알 리가 있나요?
항일을 폄훼하고 친일을 비호하는 무리들이 도처에서 창궐하는 요즘, ‘제2의 독립운동’을 벌인 선생의 삶과 가르침이 새삼 그립습니다.
팩트9,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칩니다.
내일 밤 9시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