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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00일, 기억과 치유
등록날짜 [ 2014년11월04일 15시08분 ]
 


【팩트TV】 집중기획-세월호 참사200일 기억과 치유
 
정운현  
이 영상은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아 <팩트TV>가 특별 제작한 것입니다. 여러분, 어떻게 보셨습니까? 지난 200일 동안 살아있는 우리는 뭘 했는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할 뿐입니다.
오늘로 세월호 참사 202일쨉니다. 팩트나인은 출범 첫날 집중기획으로 ‘세월호 참사 200일’을 다룹니다. 이는 팩트나인 뉴스가 출범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먼저 진도 현지를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쓸쓸한 팽목항 만큼이나 그분들도 힘들어보였습니다.  이어 안산을 찾아 단원고 교실과 인근 주민들도 만났습니다. 거대한 상실과 상처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참사 200일이 지난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억과 치유’일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전문가 두 분의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집중인터뷰에서는 유가족대책위의 김성실 대외협력위원장을 모시고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얘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먼저 진도 팽목항으로 가보겠습니다. 지난 며칠간 진도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생활한 김현정 기자를 만나보겠습니다. 진도 체육관에 남아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어떻던가요?
 
김현정 기자
제가 진도에 내려갔을 땐 실종자 가족들은 200일 맞이 청계광장 문화제 참석과 안산에서 고 황지현 양의 발인식 참석으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대신 친인척들이 몇 분과 기다림 버스를 타고 진도에 내려온 시민들이 계셨습니다.
 
정운현
얼마 전 정부가 내년 진도체육대회 개최 건으로 확장공사를 한다며 실종자 가족들에게 체육관을 비워달라고 했다던데요. 그 문제는 어떻게 됐나요?
 
김현정
한 실종자 가족분 말로는 그 이야기가 보도되고 여론이 나빠져서, 유야무야 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 어떤 이야기도 안 내려왔다고 합니다.
 
정운현
현재 수색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김현정
제가 갔을 땐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고 특히 진도 지역은 빗줄기가 더 거세지면서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황지현 양의 시신을 수습한 29일은 사흘 째 수색 작업이 중단 된 날이기도 했습니다. 
평소에는 민간잠수사 36명이 6조씩 나누어서 수색을 하는데요. 그것도 물살이 잦아지는 정조기 때만 가능합니다. 하루에 네 번의 정조기가 있고, 한 번의 정조기는 1시간 정도라서 결과적으로는 하루에 4시간 정도 수색하는 셈입니다. 침몰한 배까지 들어가고 나오는 30분을 제하면, 실질적으로 선체에서 수색하는 시간은 30분 정도입니다. 이 마저도 1시간 잠수할 수 있는 민간 다이버들에게나 해당되고, 해경이나 해군의 잠수시간은 더 짧습니다.
 
정운현
그런데 황지현 양의 시신이 발견된 4층 중앙 여자 화장실 위치가, 유가족들이 처음부터 수색을 요구했던 장소고 현장지휘 본부는 13차례나 수색하여 ‘수색 완료’를 선언한 부분입니다. 수색 방식에 대한 재검토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김현정
네, 수색중단 상태라 진도에서 잠수부나 정부대책본부 관계자들을 만날 순 없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의 법률지원을 맡고 있는 배의철 변호사에 따르면 황지현 양의 시신이 발견된 4층 중앙 여자 화장실의 위치는 당초 수색이 불가능 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선체 내부가 무너져 내린 중앙이었고, 잠수부가 들어갔다가는 잠수부조차도 위험해질 수 있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정운현
지난 달 27일 인양 여부를 놓고 실종자 가족들이 찬, 반 투표를 했는데 부결됐어요.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겁니까?
 
김현정
애초에 유가족들은 한번도 인양 자체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언론에서 먼저 이런 식의 보도가 나오면서 인양을 부추겼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시간이 많이 흘렀고, 세월호 피로도가 언급되자, 가족들이 투표를 하고 부결이 나온 겁니다.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려고 온 한 유가족은 언론 보도로 인해 받는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정운현
또 언론보도가 문제군요. 
 
김현정
제가 만난 유가족은 ‘전두환 정권 때도 언론이 이 정도 까진 아니었는데,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까지 했습니다. 언론기피, 언론 불신 현상이 극심했습니다.
 
정운현
인양 문제는 투표 부결로 끝났고, 그렇다면 ‘인양협의체 구성’은 뭔가요?
 
김현정
곧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라, 사실상 수색이 어렵다고 합니다. 또 물살에 가라앉은 배가 점점 뒤로 밀리고 있는 형편이고요. 여러 외부적 요인 때문에 실종자 가족들이 여기서 더 버티면 자연소멸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밀실 협의나 야합을 막고, 인양을 위한 수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인양 협상 테이블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인양협의테이블이 생기면 공개적으로 논의한 그대로 언론에 보도가 되어 실종자 가족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3자 협의체 구성하자는 목소리가 나온 이후에는 어떤 논의도 없었다고 합니다.
 
정운현
여기에 대해서 실종자 가족들은 어떤 입장인가요?
 
김현정
일단 우려하고 있습니다. 잠수부들이 수색하는데, 인양 이야기 나오니 잠수부들이 수색을 제대로 하겠냐는 지적입니다. 잠수부들의 사기가 빠질 거 아니냐고, 섣부른 인양 이야기는 자제해 달라는 바람입니다.
 
정운현
가장 중요시 돼야 할 실종자 가족들의 목소리가 점점 지워지고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을 지켜 본 봉사자들이나 상담사들은 어떤 의견입니까?
 
김현정
제가 갔을 때, 2주에 한 번씩 실종자 가족분들을 둘러보며 상담 해주고 도와주는 안산 온마음센터에서 일곱 분이 오셨는데요. 이분들에 따르면 세월호 유가족뿐만 아니라 실종자 가족도 피해자인데, 마치 문제가 있는 집단으로 몰아간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상담하던 분의 말로는, 유가족들은 보상금이나 지원금이 나오면 통장을 보고 며칠 씩 앓아눕는다고 전했습니다. 자식 잃은 부모님들이 돈을 보고 나면 ‘자식 팔았다’는 죄책감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어떻게 보면 자식이 꿈이었고, 삶의 이유였기도 한 분들인데. 자식을 잃고 보니 삶의 목표, 삶의 의미를 잃어, 가장 큰 걱정이라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발생 까지는 수많은 원인들이 있지만 이러한 논의를 차치하고서라도 참사 수습 과정이 제대로 됐다면, 우리사회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됐을 텐데, 말 할 수 없이 안타깝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정운현
예. 그렇군요. 지금까지 김현정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김기자 수고했어요. 고 황지현 양의 마지막 등굣길을 가족들과 친구들이 맞이해주었군요. 이번에는 안산으로 가보겠습니다. 양아라 기자가 안산을 다녀왔죠?
 
양아라 
네, 지난 1일은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세월호 200일 추모식이 있었습니다. 화면으로 보시죠. 
 
정운현
아직 우리는 완치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의 상처가 남아있습니다. 
양아라 기자, 세월호의 아픔이 남아있는 단원고는 어떻습니까?
 
양아라 
네 저는 먼저 단원고 주변으로 가서 6년째 토스트집을 운영하는 주인을 만났습니다. 
아이들을 초등학교 때부터 봐왔던 주인아저씨의 마음은 남달랐습니다.
 
정운현
영상을 보다보니, 선생님과 학생들의 인터뷰는 없네요?
 
양아라
단원고 교감선생님께 촬영협조를 구할 때, 인터뷰 요청도 함께 했습니다. 
지금은 인터뷰 자체가 유족과 단원고 학생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정중하게 거절하셨습니다. 학생과 인터뷰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저희가 단원고에서 촬영하고 있을 때 학생들이 저희를 보고 놀라서 도망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저희가 취재하는 일 그 자체가 세월호의 아픔을 꺼내는 일이라 느꼈습니다. 그래서 서둘러서 촬영을 끝냈습니다.
 
정운현
학교 주변뿐만 아니라 단원고 2학년 교실에도 갔다 왔다고 들었는데, 200일이 지난 교실의 모습은 어떠했습니까?
 
양아라
네, 단원 김홍도의 고향인 만큼 안산에 있는 단원고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세월호 침몰 다음 날인 4월 17일의 교실 모습과 세월호 참사 200일 교실의 모습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양아라
보시다시피 적막한 분위기가 아닌 교실 곳곳에서 따뜻함이 묻어나왔습니다. 
저는 교실 뒤에 적힌 “물에 잠겨도 좋으니 물밀듯이 나에게 밀려오라“라는 글귀를 보고 아직 구하지 못한 아홉 명의 실종자가 생각나서 그때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정운현
아프지만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세월호 참사를 단순한 기억이 아닌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죠?    
  
양아라
네. 바로 ‘416기억저장소’입니다. 이곳은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의 보도로부터 진실을 지켜내야 한다는 생각에 만들어졌습니다. 416 기억저장소의 활동하는 사람들은 크게 세 축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시민기록연합과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네트워크, 자원 봉사자들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세 축과 유가족, 그리고 아름다운 재단이 416 기억저장소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정운현
416 기억저장소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기록물들이 보관되어 있나요?

양아라
제일 눈에 띤 것은 416 기억저장소에는 3천 500여개의 종이관이 예술작품처럼 벽에 붙어있습니다. 이밖에도 편지와 교복,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기사를 임시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전자기록물 같은 경우에는 그 양을 헤아릴 수 없이 많아 앞으로 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정운현
참사를 역사의 기록으로 보존하여 새로운 문화로 만드는 과정처럼 보이는군요?
 
양아라
그렇습니다. 416 기억저장소의 활동을 전통적인 기록뿐만이 아닌 이 기억을 통한 공동체의 복원 그리고 안전한 한국사회를 구축하는 새로운 활동방식의 제시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운현
기록을 통한 공동체의 복원도 있지만,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가진 사람들을 치유하는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양아라
안산 와동에 위치한 ‘치유공간 이웃’이라는 심리센터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상담 하는 정혜신 박사와 전화인터뷰를 나눴습니다. 그 내용을 먼저 들어보시죠.
 

 [치유 공간 ‘이웃’ 정혜신 박사 전화 인터뷰 녹취]
 
1. 치유의 시작은 문제의 원인을 찾는 것. 현재 실종자 가족, 유가족, 생존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진상규명이 명명백백하게 이루어지는 게 치유의 본질이다.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는 것, 그래서 억울함이 풀어지지 않으면 내 아이를 잃은 슬픔을 그 애도를 시작할 수가 없죠.
 
2. ‘잊고 싶지만, 기억해야 한다.’는 유가족의 이야기를 들었다. 세월호 참사의 치유는 그 아픔을 기억하는 일과 잊는 일을 동시에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잊고 싶다는 건 아이의 고통을 잊고 싶다는 것이고, 아이를 기억하자는 것은 아이의 고통을 제외한 이 아이가 순수하고 재미나는 부모하고 친구들하고 같이 잘 지냈던 그들의 아름다운 18년을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는 의미이다. 치유가 잘 된다면 내 아이가 통증이 아니라, 그립지만 아름답고 기억으로 남을 수 있게 되는 과정 그것이 치유의 과정이기도 해요. 
 
3. 세월호 참사 이후, 특히 안산지역 주민의 아픔이 많았다. 공동체 복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치유는 살아있는 공동체로 안산이 바뀌어 지는 과정에서 결국 치유가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안산에 세월호 유가족들의 치유는 정신과 의사 몇몇이 치유하는 그런 것으로 치유될 문제가 아니다. 같이 함께 사는 이웃들이 거의 준 치유자로 나서고, 마음을 포개고, 공감하고, 그러면서 이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받쳐주는 그런 공동체가 살아나야만 치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정운현
정혜신 박사의 인터뷰 중에서 공동체가 살아 움직여야 치유가 완성된다는 말에 공감이 가는군요. 사실 세월호 참사 이후 실종자 가족, 유족, 안산 시민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슬픔에 잠겼습니다. 현재 안산에서 공동체와 지역사회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이나 노력이 있습니까?

양아라
안산에는 공동체 복원을 위한 토론회뿐만 아니라 지난 10월 18일에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열렸던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하는 일박 이일 캠프’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 행사에서는 유가족과 시민이 함께 그림을 그리고, 노란 리본을 만들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정운현
양아라 기자. 안산 합동분향소 부터 광화문까지 취재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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