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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잘난 대통령과 잘난 국민
등록날짜 [ 2014년10월30일 15시37분 ]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 잘난 대통령이 있었다. 속이 무척 상했다. 신에게 물었다. ‘신이여. 왜 나 같이 잘난 대통령을 있게 하시고 저렇게 잘난 백성도 있게 하셨습니까. 너무 잘나서 힘이 듭니다.’ 신이 대답했다. ‘잘난 국민이 아니었다면 너 같은 대통령이 어찌 존재했겠느냐.’ 잘난 국민에 의미를 부여하지 마라.
 
잘난 독재자가 말했다. ‘잘난 국민이 얼마나 편하고 좋은가. 백성들의 비위를 맞출 필요가 없으니. 백성은 정치의 대상이 아니라 통치의 대상일 뿐이다.’
 
■나라가 망한다는 의미
 
시리아의 카다피, 이라크의 후세인, 루마니아의 차우세스쿠,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독일의 히틀러. 모두 독재자다. 유감스럽게도 대한민국의 이승만·박정희·전두환도 독재자다. 독재자는 그밖에 일일이 거명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독재자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망했다는 것이다.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고 온갖 못된 짓 다 한 독재자들은 하늘에서 혼자 뚝 떨어졌는가. 세상사 혼자 하는 일은 거의 없다. 혼자 하는 것은 죽을 때뿐이다. 죽을 때 혼자 죽는다. 독재자가 탄생한 배경에는 같은 부류의 인간들이 있다. 이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권력을 잡아 사람 사는 세상을 짐승의 세상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그리고 죽어서 역사에 오명으로 남는다.
 
FACTTV
▲ (사진 -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망하는 것은 여러 가지다. 개인이 망하고 집안이 망하고 회사가 망한다. 그러나 가장 고약한 것은 나라가 망하는 것이다. 정치가 엉망이 되면 국민들은 나라가 망하게 되었다고 탄식을 한다. 그럼 나라가 망하게 되는 정치는 어떤 정치인가.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치는 망하는 정치다. 나무를 지탱하는 것이 뿌리라면 나라를 지탱하는 것은 국민인데, 국민이 나라를 믿지 못하면 당연히 나라는 망한다. 나라가 망하지 않게 하려면 뿌리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현명한 대통령과 잘난 국민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이 높다. 그런데도 여론조사 결과가 좋으면 모두 싱글벙글이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지탄을 받은 집단은 국회다. 할 일 제대로 못한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이익 챙기는 데는 눈이 벌건데, 국민을 위하는 게 없다는 것이 국민의 질책이다. 국회·국정원·검찰·경찰·법원·국세청 등은 순위를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국민의 질책대상이다.
 
청와대는 어떤가. 역시 대단하다. 청와대가 뭐라 설명을 해도 대통령의 7시간은 선명치가 않다. 선명치 않으니 오해가 생긴다. 더욱 걸작이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한 말을 듣고 국민들은 배꼽을 잡았을 것이다. 윤전추 행정관의 나이가 국가기밀이라는 기상천외의 황당 발언으로 잠시 국민은 웃을 수가 있었다. 코미디였다. 이재만 비서관이 아무리 실세라 해도 이런 발언으로 대통령을 즐겁게 해서는 안 된다.
 
머리는 돌아가야지. 김성주 적십자 총재의 국감 발언을 들은 국민들은 기가 막혔을 것이다. 저렇게 대통령은 욕되게 할 수가 있는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적십자 총재란 사람이 회비를 5년 치나 내질 않다니. 아무리 낙하산을 타라고 해도 타지 말아야 할 사람이다. 영계나 잡아먹으면서 편하게 지내야 할 사람이다.
 
대통령이 얼마나 머리 쓸 일이 많은 분이신가.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나라 걱정에 영일(寧日)이 없다. 그러나 아무리 현명한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혼자서 다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정부가 있는 것이 아닌가. 대통령이 그 많은 인사에 일일이 참견을 할 수가 있는가. 그래서 인사위원장이 있고 인사수석도 있다. 민정수석도 있다. 그러나 보라. 왜 낙하산이 이렇게 많이 떨어지는가.
 
교육부장관 하겠다는 김명수는 ‘숨 좀 쉬게 30초만 달라’. 줘야지. 안 주면 숨 막혀 사망할 거 아닌가. 기자 출신의 문광장관 후보 ’대리기사 생각해서 집 앞 100m에서 돌려보내고 운전하다 음주운전으로 걸렸다’. 이런 인물들을 장관감이라고 했으니 어느 국민이 납득을 하겠는가.
 
군사주권이 무엇인가. 내가 나를 지키는 것이다. 남에게 나를 지켜 달라는 것이 전작권회수 연기다. 정권 안보는 될지 모르지만, 백성의 생명은 누가 책임지는가. 자주국방을 잠꼬대처럼 외친 대통령의 약속은 간 곳이 없다. 동학군을 토벌하기 위해 청나라군대를 불러들이고 그로 인해 일본군도 들어왔다. 일본군은 수십만 명의 농민, 의병들을 처참하게 학살했다.
 
6·25 직후 작전권을 미군한테 넘긴 이승만 덕으로 얼마나 많은 국민이 미군의 총격과 폭격에 희생되었는가. 그 대가로 권력을 보장받았다. 별을 단 사단장이 군사고문단이라는 미군 하사관들에게 절절매는 꼴을 보면서 군사주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별들은 알았을 것이다.
 
당시는 전쟁 중이었다고 하지. 지금은 어떤가. 북한군보다 30배나 우월한 군비다. 왜 작전을 못하는가. 솔직하자. 겁이 나서다. 자신이 없어서다. 왜 무겁게 별을 달고 있는가.
 
“국민들이,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국방이 되는 것이지, 미국한테 매달려 가지고 바짓가랭이 매달려 가지고, 미국 응딩이 뒤에 숨어가지고 형님, 형님, 형님 빽만 믿겠다, 이게 자주국가의 국민들의 안보의식 일 수가 있겠습니까? 이렇게 해서 되겠습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로 전해지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이다. 그 때 창피해서 주저앉아 궁둥이 깨진 별이 있었다는 말 못 들었다. 자주 국방의 의지가 없는 한국의 별들을 어느 누가 존경하는가. 미군이 웃는다.
 
■59대 0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서 시정연설을 했다. 나라의 경제를 걱정하는 대통령의 상심이 절절히 묻어난다. 35분 연설에 ‘경제’란 말이 59번이 나왔다. 이럴 때 대통령이 세월호 유족들에게 위로에 말 한마디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세월호 유족들 60여 명이 대통령에게 목매어 울부짖었다. 만나 달라고. 살려 달라고. 대통령은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고 한다. 중심이 분명한 대통령의 냉정함인가. 아니면 매정함인가.
 
국민이 입을 닫고 있어도 들을 말 듣고 할 말 다한다. 국민은 두려운 존재다. 아무리 잘난 대통령이라 해도 어리석다는 국민을 이길 수 없다. 국민을 이기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 역사의 증언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조국 근대화의 기수라 할지라도 독재자다. 역사는 속일 수가 없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훌륭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기를 어느 국민이 바라지 않으랴. 그러기 위해서 대통령의 귀가 더 크게 열리고 가슴 또한 넓게 열리고 국민이 하는 소리가 무엇인지 바로 들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바램이다.
 
잘난 대통령과 잘난 국민이 손을 잡으면 세상에서 두려울 것이 무엇이랴.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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