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청와대 경호실로부터 받은 경호 횟수가 박근혜 대통령보다 6배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보다는 9배가량,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보다는 4배가량 더 많은 경호를 받았다. 이런 과도한 경호가 “(이 전 대통령이) 자신을 아직도 ‘현직 대통령’이라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비판까지 일게 하고 있다.
대통령 경호실이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용으로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내외는 퇴임 후 국내행사로 1,924회, 해외행사로 10회의 경호를 받았다.
▲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사진출처-e 영상역사관 홈페이지)
같은 기간 박 대통령은 국내행사 316회, 해외행사 11회였다. 이희호 여사는 이 전 대통령 내외의 1/4 수준인 572회의 경호를 받았고, 권양숙 여사는 1/9 수준인 236회의 경호를 받아 무려 4배~9배가 많았다.
대통령 경호실 관계자는 행사 규모에 따라 투입 인력이 다르고 정확한 인원을 밝히진 않았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해 행사에 따라 많게는 20명 내외, 적게는 10명 내외의 인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히 계산했을 시 경호실 인원이 많게는 4만 명, 적게는 2만 명 정도의 인원이 투입됐다는 것이다.
‘개인 종교행사‘ ‘황제테니스’ ‘골프회동’에까지.. “찔리는 게 많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해외방문 일정에 대통령 경호실의 경호를 10차례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기념관 헌정식’에 참여하려 미국에 갔을 당시, 자신의 핵심측근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대선개입과 비리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른 때라 논란이 일었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국제 기업인 모임인 ‘세계CBMC회의(World CBMC Convention)’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에 간 적이 있는데, 이는 단순히 개인적 종교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전직 대통령 경호를 받은 것이다. 이밖에 김윤옥 여사는 홀로 일본,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미국 등을 방문하면서 전직 대통령 경호를 받기도 했다.
게다가 ‘황제테니스’와 ‘부적절한 골프회동’에도 대통령 경호실 직원이 동원되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이 전 대통령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 테니스장을 황금 시간대인 매주 토요일 오전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드러나, 이른바 ‘황제테니스’ 논란이 일었다.
▲ 테니스를 치고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지난해 황금시간 독점 이용으로 '황제테니스' 논란을 일으켰다.(사진-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페이지)
지난해 5월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4주기가 되는 날임에도 경남 거제시의 한 골프장에서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재임 당시 참모들과 골프를 치기도 했고, 석 달 뒤인 8월에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4대강사업 부적절 판정’ 등 자신의 실정 때문에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어놓고도 ‘4대강 영산강 하구둑 개선사업’에 참여한 건설회사의 골프장에서 또 골프를 쳤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테니스나 골프를 치러가는 경우에도 대통령 경호실 직원이 경호를 한 셈이다.
최민희 의원은 “특히 황제테니스나 부적절한 시기의 골프 등에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통령 경호실 인원이 지원돼야 하느냐?”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토록 거침없이 대외활동을 하는 것은 지금의 정부를 ‘이명박근혜’ 정부로 보고 자신을 여전히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급’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를 통해 이명박 정권 당시 ‘4대강 사업’ ‘해외자원개발 투자실패’를 비롯해 ‘국정원·국군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의 정치개입’ ‘민간인 사찰’ 등 수많은 실정으로 고통 받고 있는 국민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비난이 두려워서 과잉경호를 요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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