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가 검경의 ‘카카오톡 검열’을 폭로한 이후 다음카카오가 연일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수사기관의 요구에 따라 개인정보를 넘겼고, 이 과정에서 당사자인 정진우 부대표는 물론 정 부대표와 같은 카카오톡 대화방에 있던 3천 명의 개인정보가 같이 넘어갔기 때문이다.
난타를 당한 다음카카오는 지난 1일 공동출범식 이후 10여 일 만에 주가가 30% 이상 폭락하자, 이석우 공동대표는 "몸으로 감청영장 집행 막겠다"며 급히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권 관련 시민단체들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참여한 가운데 ‘사이버 정치사찰 어디까지 왔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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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사이버 정치사찰 어디까지 왔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 왼쪽 두 번째) 등이 참석했다.(사진-팩트TV 고승은 기자)
이 교수는 “서버에 메시지가 저장되는 바로 그 순간에 개입하면 감청이고 서버에 저장된 다음 1초라도 지나서 개입하면 압수수색”이라며 “기술적으로는 두 가지가 구별이 가능할지라도 법과 제도적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분법의 틀을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청은 영장발부 요건이 엄격한 데 비해 압수수색은 요건이 완화돼 있다”면서 “감청과 압수수색의 구별로 수사기관이 메시지나 이메일 압수수색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압수수색영장도 감청 영장에 준하는 엄격한 절차를 거쳐 발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 정보라도 대상이 하드디스크 등 저장매체인지, 이메일 혹은 메신저 대화내용인지에 따라 범위 및 기본권 침해의 강도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메일과 메신저 대화내용의 압수수색은 사실상 통신감청에 준하는 엄격한 요건을 규정해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카카오톡이 정 대표 논란과 관련해 “당시 법원 영장에서는 40여 일 동안의 대화내용을 요청했지만, 실제 제공된 것은 서버에 남아있던 하루 치 미만”이라면서, 불행히도 정보주체인 시민은 이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기관이 메신저와 이메일 내용 등을 가져간 이후 당사자와 연락하고, 당사자가 참여해서 하나하나 열어보고 판별하여 범죄와 관련 없는 내용은 다 지워야 한다”며, “수사기관의 정보남용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조영선 민변 변호사도 “감청은 중범죄자가 아닌 집시법 위반 같은 혐의를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검경의 무분별한 남용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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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사이버 사찰’ 대응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사진-팩트TV 고승은 기자)
한편, 강정수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이나 유럽에선 이미 기업이 개인들의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어, 국가가 개인을 감시하지 않아도 기업하고만 협력하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서 “구글과 야후, 유투브, 핫메일 등이 이미 NSA와 협력했다. 영장도 필요 없이 통째로 개인정보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의 수사기관 방식은 이들과 달리 팩스로 영장을 카카오톡에 보내는 등 매우 전통적인 방식을 쓰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기업의 경제활동을 위한 기술이 국가감시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시민들의 대비를 주문했다.
정진우 부대표도 “권력기관에 감시당한 당사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면서 “시민들이 역으로 권력기관을 감시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압력을 만들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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