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은 12일 오후 3시 금천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당원 여러분께 새정치연합의 길을 묻습니다' 토론회를 진행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 등에서 보인 무기력함과 당내 갈등으로 인해 지지율이 계속 떨어져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할 방안을 모색해보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박원순 서울시장, 오영식 서울시당 위원장, 박지원 비상대책위원, 이목희 의원 등 의원들과 200여 명의 당원들이 참석해서 토론회를 벌였다.
박원순 “인터넷 정당으로.. 당을 개방적으로 운영하자”
기조발제를 맡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재 외면당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주소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박 시장은 '인터넷 정당', '삶의 현장정치', '직장인·시민·전문가 참여 정당' 등 입당 당시 밝힌 원칙을 다시 거론하며 "누구나 일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인터넷 정당을 통해 완전히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12일 금천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원 토론회 중, 박원순 서울시장은 위기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쓴소리를 가하면서도 대안을 제시했다.(사진-팩트TV)
이어 "전문가나 지성인들이 현재 기꺼이 당원으로 가입하고 있는가“라면서 ”국회의원과 시의원, 구의원, 골수당원 빼고 나면 몇 명이나 이 자리에 모였는가“라고 지적한 뒤 ”서울시 인구의 1%인 10만 명은 모여야 하지만, 맨날 우리끼리 모이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그는 지난번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정의당 당원으로 약 1천 명이 가입했다면서, 그 중 30%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싫어서였다고 한 만큼, 이를 정말 뼈아프게 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무너진 조직을 다시 세워야 한다. 새로운 비전의 모임이나 강좌들을 만들어 인재를 축적하면 큰 조직이 될 수 있다"면서 “당원부터 제대로 모집하는 게 뿌리, 근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또한 "시장, 의원 외에 당원들이 현장을 다녀야 한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를 매주 꾸러미로 만들어 민생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끊임없이 발표해야 한다."면서, 당의 전략기획팀인 민주정책 연구원이 활발하게 움직일 것을 주문했다.
나아가 "현장의 해결과제들은 돈 받아서 할 일이 엄청 많다."며 "그렇게 조직적으로 하면 한 달 안에 당 지지율이 10% 포인트씩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이버전·젊은 층의 신뢰강화, 언론장악 탈피.. 다양한 문제 제기돼
이날 토론회에서는 당원들이 당의 위기를 극복할 만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우선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에 비해 사이버전에 약하다고 지적한 뒤, 세월호 특별법이 새로운 특권층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유언비어가 나돌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는 누구도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면서, 당의 소통부재를 꼬집었다.
또한, 당의 의사결정구조를 다양한 방법으로 설계해서 구조적인 변화를 주자는 의견도 있었다. 지방에 있는 위원들도 당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존 중앙당이 당의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는 구조에서 탈피하자고 주장했다.
▲ 12일 금천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원 토론회 중(사진-팩트TV)
이어 젊은 층을 지지층에 어떻게 끌어 들이느냐는 문제도 제기됐다. 당 차원에서 젊은 층이 참여하는 커뮤니티에 지원을 해주면 (당에 대한) 신뢰가 올라갈 것이며, 이 속에서 유능한 인재를 발굴해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무조건적인 투표독려보다는 정치 무관심 층(특히 젊은 층)흡수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인 호남에 대한 태도도 지적됐다. 예를 들면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가 호남 관련해 온갖 패륜적인 행위를 자행하는데도, 논평을 통해 단 한 번도 이런 행위를 언급한 적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런 무책임함이 평소엔 부모에게 신경 안 쓰다가 필요할 때만 찾는 자녀랑 대체 뭐가 다르겠느냐며, 이런 가식적인 태도를 버릴 것을 주문했다.
또한, 공중파 및 종편들의 언론장악을 탈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고, 지역 자체 내에서 독서모임 및 기초소양교육을 진행하며 내실강화에도 힘쓰자고 주장하는 토론자도 있었다. 더불어 새정치민주연합에 뿌리박힌 노선·계파갈등에 대해서도 조정해줄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토론회가 끝난 후 오영식 서울시당 위원장은 “당원으로부터도 신뢰받지 못하는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겠느냐”면서 “이는 어불성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선방식의 문제와 관련해, 이는 방식의 문제가 아닌 합의된 틀에 의해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당을 합의된 원칙과 과정에 맞춰 운영한다면 현재 문제시되는 계파주의도 뿌리뽑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최한 서울시당은 2주 뒤인 26일 오후 3시, 광진구청 대강당에서 2차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