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이기명 칼럼] 청와대 ‘얼라’들의 불장난
등록날짜 [ 2014년10월11일 12시09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 청와대에는 얼라(경상도 사투리)가 없다. 미혼인 대통령에게 ‘얼라’가 있을 리 없고 당연히 청와대엔 ‘얼라’가 없다. 헌데 느닷없이 ‘청와대 얼라’ 소리가 나왔다. 그것도 국정감사장에서다.
 
“이거 누가 합니까. ‘청와대 얼라’들이 하는 겁니까.” 누가 한 소리냐. 새누리의 유승민 의원이 한 소리다. 정신 줄 놓고 사는 세상에도 비교적 제정신 가졌다고 평가받는 유승민이 작심하고 한 소리다. 유승민은 세상이 다 아는 원조 친박이다. 오죽 화가 치밀었으면 청와대를 향해 ‘얼라’ 소리를 했을까만,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민망하기 짝이 없다.
 
FACTTV
▲ 지난 10월 4일 폐막식 참여한 정홍원 국무총리와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면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는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 대표단의 청와대 방문을 요청했으나, 북측은 폐막식 참석 일정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사진출처 - 통일부)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한 북한 실세 3인방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이 풍성한 말거리를 남기고 떠났다. 이들은 그야말로 천둥에 검둥개 뛰어들듯 느닷없이 서울을 방문했다. 그 내막이야 알 길이 없지만, 이 일로 해서 한국 외교가 도마 위에 오르고, 그 여파로 ‘얼라’소리까지 듣게 됐으니 이 아니 딱한 일인가.
 
파안대소 목에 딱 힘주던 북한 실세 3인방은 기고만장했다. 딱한 것은 청와대. 청와대는 공손하게 이들 3인방에게 청와대를 방문하겠느냐고 물었다. 초청을 받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헌데 나온 대답은 어떤가. ‘시간이 없어서 안 되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린가. 무슨 소린지 모르는가. 거절당한 것이다. ‘발을 가진 짐승이 가고 안 가고는 마음대로’라고 하지만 거절할 게 따로 있고 거절당할 게 따로 있다. 유승민이 화가 난 것도 완벽하게 망가진 청와대의 자존심 때문이다. 국민은 청와대가 자존심이 있는지 없는지 의심할 정도다. 도대체 청와대 외교팀을 뭐하는 사람들인가.
 
‘까짓 거 오려면 오고 말 테면 말아라’ 이런 걸 통 큰 생각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진짜 그런가. 청와대가 초청을 하고 북한 3인방이 거절을 했다는 사실은 유승민이 말 한 대로 ‘얼라’들의 장난이 아니다. 장난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장난할 것이 따로 있지 청와대 방문을 두고 무슨 장난이란 말인가.
 
■알아야 면장을 하지
 
청와대가 어떤 곳인가. 대한민국의 심장부다. 대한민국의 상징인 대통령이 거주하는 곳이다. 더구나 대한민국처럼 대통령이 무한권력을 행사하는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청와대가 정치의 모든 것이란 말은 절대로 지나친 말이 아니다.
 
삼권분립이 헌법에 엄연히 존재해도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삼권 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대한민국 국민이나 국회의원, 법조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측근들과 보좌진들의 책임이 얼마나 중요하랴. 그런데도 유승민은 ‘청와대 얼라’라고 입에 올렸다.
 
이명박 정권 때 천안함 사건이 터졌다. 당시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린 안보장관회의에는 18명의 안보관련 핵심참모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안보관련이라면 대한민국에서 모두가 날고 긴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상식밖에 놀라운 사실은 참석한 18명의 안보관련 핵심 참모 가운데 15명이 ‘병역미필자’였다. 꼭 군대에 갔다 와야만 안보를 알고 전쟁을 아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식을 뛰어넘으면 설득력이 없다. 어깨 총, 받들어 총 하나 못하는 병역미필자들이 지하벙커에만 들어가 회의를 하면 안보가 보장되는가 하고 국민은 의심하는 것이다. 하기야 대통령이 병역 ‘비필자’인데 왜 우리만 가지고 그러느냐고 할만도 하다.
 
적어도 한 나라의 외교·안보팀이라면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서 모든 시나리오가 마련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유고시를 비롯한 그 어떤 돌발사태가 발생해도 대처하는 시나리오는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통일부 장관이란 류길재는 작계2040도 읽어보지 않았다. 유승민이 "나라 돌아가는 꼴이 이상하고 한심하다"고 한탄하고 ‘청와대 얼라’라고 한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이번 북한의 실세 3인방이 비록 아시안 게임에 왔다 하더라도 그들이 할 수 있는 행동에 대처한 준비는 되어 있어야 했을 것이다. 그 안에는 청와대 방문에 관련된 것도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 하지만 청와대를 방문해 달라는 요구에 시간이 없다 했고 우리는 고개만 끄덕였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면 말이 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기간 중 사전에 배포됐다 취소된 ‘중국 경도론’ 관련 내용도 ‘얼라’들의 수준이다. 일관된 외교정책 수립이 없다. 국민이 납득을 해야 한다. 국민은 이해를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승민이 ‘청와대 얼라’라는 말을 했다.
 
청와대 애들이 장난했느냐고 한 것이다. ‘얼라’들에게 성냥 통을 맡기면 안 된다. ‘얼라’들이 불장난을 하면 큰일이 나기 때문이다.
 
■도처에 ‘얼라’들
 
국회가 하는 꼴이 하도 한심해서 일 잘하는 의원들은 무료하기도 할 것이다. 특히 청와대의 경우 대표적인 ‘얼라’가 윤창중이다. 낙하사고로 실패한 문창극, 안대희, 정성근, 성공한 쟈니윤, 김성주, 곽성문와 인천공항공사 박완수, 무차별로 강하하는 낙하산을 보면 심심할 것이다. 국회에 나와 증언하는 정부 관리들을 보면 의원들의 인내력이 대단하다.
 
의원들도 심심하면 애들처럼 장난하는 모양인데 장난감이 특별하다. 하기야 핸드폰 가진 ‘얼라’들도 수두룩하다. 의원들이 심심해서 핸드폰 가지고 장난을 했다.
 
권성동이 핸드폰을 드려다 보다가 들켰다. 들켰다는 표현은 권성동이 보고 있는 그림이 기막힌 ‘비키니 미녀이기 때문이다. 비키니 미녀를 싫어할 부처님 같은 사내가 어디 있으랴만 신성한 국감장에서 국감중에 비키니 감상이라니 심했다는 지적이다.
 
권성동은 손끝 실수로 그렇게 됐다고 하지만 요즘은 참으로 손끝의 수난시대다. 박희태가 손끝으로 캐디의 가슴을 톡 쳤는데 성추행이 됐다. 이제 고위공직자들 등 뒤로 쇠고랑을 채워야 할까.
 
국회에서 야동 감상은 권성동이 처음이 아니다. 효시는 심재철. 심재철은 비키니가 아니라 누드다. 이런 장난의 모든 원인은 너무나 할 일이 없는 국회의원들이기 때문이다. 유승민의 말대로 ‘얼라’들이 너무 심심해서 한 일이라면 이해를 하자. 그래도 안 되는 것은 ‘청와대 얼라’들의 한 일이다.
 
‘얼라’속에는 포함이 안 되겠지만, 김기춘 비서실장은 70 객이다. 지금 곤욕을 치르고 있는 대통령의 실종 7시간 사건도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들의 책임이다.
 
박근혜 대통령이야말로 취임 18개월에 해외순방을 11회나 나갈 정도로 나랏일에 온통 정신이 없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얼마나 피곤하시랴.
 
이런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를 못해 북한 실세 3인방이 서울에 와서 청와대 방문을 거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니 이유가 어떻든 보좌진은 곤장을 맞아야 한다. 북한 실세 3인방에게 대통령이 따끔하게 야단(?)칠 기회를 놓치지 않았는가.
 
이제 제발 국민에게 청와대 ‘얼라’라는 소리는 듣지 않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 요즘 똘똘한 ‘얼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러다가 대통령 보좌관 하겠다고 진짜 ‘얼라’들이 나설까 봐 겁이 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
올려 0 내려 0
이기명 논설위원장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이기명 칼럼] 김무성의 눈도장 (2014-10-17 12:15:00)
[이기명칼럼] 암 덩어리 세포 (2014-05-09 17: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