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에볼라’와 유사한 ‘유행성출혈열(이하 신증후 출혈열)’ 예방 백신이 20년 넘게 임상시험에서 유효성을 검증하지 못한 채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양승조 의원이 지난 7일 식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국산 신약 1호인 녹십자의 ’한타박스‘가 24년간 약효 검증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타박스는 지난 1990년, 국군 10만 명을 대상으로 제3상 임상시험을 시행하는 조건으로 허가됐으나 아직 3상 임상의 유효성을 검증받지 못한 상태다.
▲ 국내 신약 1호인 녹십자의 '한타박스'가 20년 넘게 임상시험 조차 통과하지 못한 채 사용 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출처 - 녹십자 홈페이지)
‘신증후 출혈열(腎症候 出血熱)’은 들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호흡기를 통해 원인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 요통과 출혈, 신부전 등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약 4~7%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신증후 출혈열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11년 370명, 2012년 364명, 2013년 527명 등 3년간 총 1,261명의 신증후 출혈열 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2011년과 2012년 각 3명, 2013년 7명 등 18명이 사망했다.
또한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 가운데서도 193명이 감염됐으며, 이는 전체 역학조사자의 16.5%에 달하는 것으로서 예방백신의 효과가 충분치 않음을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00년에 백신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허가조건으로 승인된 임상시험계획서에 따라 임상시험을 시행할 것과 1년이 지난 시점마다 그 결과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녹십자는 14년이 지난 현재까지 임상시험을 통해 백신의 효과를 검증하지 못한 상태다.
양 의원은 “신증후 출혈열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 허가받은 지 24년이 넘도록 임상적 유효성을 검증하지 못한 채 사용되고 있는 것은 주무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책임을 방기해 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녹십자 홍보팀은 팩트TV와 전화 통화에서 “한타박스 임상시험 유효성 문제를 놓고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 중에 있다”며 더 이상의 답변은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해 9월 정홍원 국무총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백신산업 글로벌진출 방안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백신자급률을 80%까지 올려, 우리나라를 세계 5위의 백신 강국으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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