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보가 성질이 급해서 먼저 갔다”
【팩트TV】 성유보 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의 곁을 묵묵히 지켜온 장연희 여사는 조문객들을 맞이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늘어놓은 타박에는 고인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언론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성 전 위원장이 지난 8일 오후 향년 72세로 타계했다.
한글날인 9일 오전, 고인이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연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생전의 발자취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른 시간에도 조문객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또한, 빈소 입구에는 언론사와 정치인, 시민사회 단체 등 각계에서 보낸 조화들로 빼곡한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 고 성유보 전 동아투위위원장의 빈소 (사진-팩트TV 김현정 기자)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련만, 오히려 퇴근 시간 무렵이 되자 150명이 앉을 수 있는 식당에는 애도를 표하기 위한 정치권과 언론·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정치권 인사로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몸살과 제초 중 벌레에 물려 퉁퉁 부은 모습임에도 빈소를 찾았고, 정세균·이미경·최민희·인재근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조문을 마쳤다. 정연주 전 KBS 사장, 권근술·김병걸 전 한겨레신문 사장 등 언론계 인사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장 여사는 팩트TV 기자에게 “성유보가 성질이 급해 먼저 갔다”면서 “병원에 가보니 장기가 다 오종종 붙어 있었다. 췌장암 이었더라”며 살아생전 성격도 급하더니 치료할 새도 없이 자신을 두고 먼저 떠났다고 타박을 늘어놨다. 고인은 타계하기 직전인 지난 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병원에서 지병인 심장병 탓에 얻게 된 합병증 수술을 받았다.
▲ 빈소 옆에 마련된 식당을 조문객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팩트TV 김현정 기자)
성유보 전 위원장은 74년 동아일보에서 해직되면서 본격적으로 언론자유와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84년 민주언론협의회 초대 사무국장을 맡아 월간 <말>을 창간하고, 88년에는 <한겨레신문> 창간에 참여해 초대 편집위원장과 논설위원을 맡았다.
그는 언론인이면서도 민주화 운동가였다. 98년에는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2000년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2013년에는 희망래일 이사장, 2014년에는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이사장을 지내는 등 일생을 언론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투신했다.
고인의 발인은 11일 오전 7시이며, 영결식은 오전 9시 30분 서울 시청광장에서 진행된다. 또한, 노제는 초대 편집국장을 지낸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사옥에서 9시, 기자생활을 했던 동아일보 사옥에서 오전 11시 30분에 진행 예정이다.
오후 1시, 원지동에서 화장을 마친 고인은 오후 4시 전태일·문익환 등 민주화운동 인사들이 잠들어 있는 모란공원에 안장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