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비리, ‘체르노빌’, ‘후쿠시마’가 그리웠나.- 착한 국민, 불쌍하다고 생각 좀 해다오.
이기명 (팩트TV논설고문)
영훈 국제중에 입학한 이건희의 손자가 결국 자퇴를 했다고 한다. 여기서 아버지 이재용의 이름보다 이건희를 거론한 것은 이건희가 무게가 훨씬 무겁기 때문이다. 이건희가 누군가. 한국 경제의 대통령이 아닌가.
지금 이건희의 가슴은 어떨까. 억장이 무너질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새끼’의 잔등에 평생 붙어 다닐 ‘부정입학자퇴’라는 꼬리표를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것이다. 세상에 안 되는 일도 있구나 하면서 어린애 하나 입학한 걸 들 쑤셔서 문제를 키운 세상인심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혹시 어디 두고 보자면서 벼를지도 모른다. 이재용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지만 사과를 진정으로 받아드릴 국민이 몇 명이나 될까. 그러나 국민의 무너지는 억장은 알기나 하는가.
원래 세상에 공짜는 없다. 자업자득이란 말이 바로 공짜가 없다는 유식한 말이다. 못된 짓 하면 욕먹고 좋은 일 하면 칭찬 듣는다. 남 원망하기 전에 자신이 한 일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같다.
요즘 돌아가는 세상이 참 가관이다. 탁 털어놓고 얘기하자.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지 않아도 모두 알 것이다. 서촌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픈 것이 아니다. 국민은 땀 흘려 번 돈 숨기지 않고 세금 낸다. 숨길 돈도 숨길 수도 없다. 그런 국민들이 배가 아프다 못해 찢어질 지경이다. 공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억울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가장 분통터지는 것은 차별받는 것이다. 못된 짓은 골라가며 하는데 왜 그들이 잘 사느냐는 것이다. 왜 벌 받지 않고 뻔뻔하게 당당하냐는 것이다. 그게 미칠 정도로 열이 뻗치는 것이다. 화가 치밀어 미치겠는데 어디 말할 데도 없고 들어주는 사람도 없다.
도대체 대통령을 지냈다는 인간이 반란수괴로 법정에서 사형이 언도받았다. 감형이 되어 목숨을 부지했다. 추징금이 1.672억, 노태우는 231억을 안 냈다. 전두환은 경호 경비로 7억의 국고를 낭비하며 스스로 통장에는 29만원 밖에 없다고 뻔뻔한 소리를 한다. 국민의 억장이 무너지는 게 이상한가.
요즘 세금도피처로 알려진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한국인 245명이 등장해 국민들 가슴에 불을 질렀다. 명단에 오른 자들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돈 많은 사람들이다. 사랑받던 배우 윤석화도 등장했다.
요즘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 사건과 주인공들의 면면을 보면 정신이 어지럽다. 나라의 기둥이 뿌리 뽑힐 원전관련 비리. 이명박의 사돈인 효성그룹, CJ 이재현의 비자금조성, 탈세와 재산도피혐의, 삼성부회장 이재용 아들 영훈국제중 부정입학, 살인사건피의자 호화병실생활, ‘홍준표 진주의료원폐업 국민불복종운동전개’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윤창중사건. 그는 세계만방에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국민들 가슴에 불 지르는 인간들의 명단은 끝이 없고 한이 없다.
대중가요의 가사지만 인간은 모래알처럼 많다. 그 많은 모래알 중에 어떤 모래알은 없을까. 법을 어기는 인간들도 그 중에 하나다. 그러나 죄도 죄 나름이다. 원전부품 검사를 엉터리로 한 인간들은 도대체 가슴속에 쇳덩어리가 들어 있는가.
### 원전비리. 국민에게 애국을 요구하는가.
원전사고의 비극이라면 러시아의 ‘체르노빌’이 떠오른다. 채르노빌은 죽음의 땅이 되었다. 일본 ‘후꾸시마’에서 원전사고가 터졌을 때 방사능 피해가 한국으로 옮아 올까봐 전전긍긍했다. 그런 한국에서 원전가동을 중단시키는 사고가 터졌다.
천재지변 같은 불가항력적인 재난인가. 하늘이 부끄러워 말을 할 수가 없다.
성능시험 성적이 위조된 불량 부품이 사용돼 원전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 원전가종이 중단된 것이다. 수 천 개인지 수 만 개인지 국민은 알수도 없는 부품중에 한 개만 문제가 생겨도 어떤 일이 생기는가. 생각하기조처 두렵다.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불량부품이 사용된 원전을 가종중지 시켰다.
그 결과로 전력 수백만 키로가 부족할 판이어서 난리가 났다. 절전을 하라고 국민을 다그친다. 이제 올 여름에는 일제시대처럼 석유호롱불을 켜고 사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좋다. 석유등장을 켜고 살아도 방사능에 피폭되어 죽는 것 보다는 백번 천 번 낫다.
도대체 어떤 짐승같은 인간들이 시험지을 위조하고 불량부품을 사용했단 말인가. 정권이 운명을 걸어야 할 심각한 문제다. 박근혜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검찰 감사원을 총동원해 철저한 수사를 한다고 했다.
국민이 믿을 것인가. 감사원과 검찰 수사를 믿을 것인가. 감사원은 작년 12월 특별감사를 통해 고리 3·4호기에 시험 성적서가 위조된 불량 부품이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도 이번 사태가 예견됐음에도 손 놓고 있다가 원전 가동 중단 사태가 터지자 뒤늦게 법석을 떤다. 부품 하나의 결함이 대재앙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은 이제야 알았단 말인가.
국민이 믿지 않으면 정부가 아무리 믿으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 BBK 가짜 편지사건에 연관된 감사위원이 있다. 뇌물을 받고 복역했다. 이런 감사원을 믿을 것인가. 검찰은 믿을 것인가. 여론조사 한 번 해 봐라.
### 국민이 불쌍하지 않은가.
선량한 국민에게 법 지키며 살라고 요구할 염치가 없다. 애국가 4절을 한 번 읊어 보겠는가. 대한민국 애국가는 비장하기 까지 하다.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솔직하게 묻자. 애국할 생각이 나겠는가. 눈물이 난다. ‘버진 아일랜드’ 도피 탈세는 ‘뉴스타파’의 탐사보고로 돌통이 났다. 도대체 거대언론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동아일보 기자출신도 포함되어 있다. 언론이 입을 다물면 나라가 망한다. 방송 돌아가는 꼴을 보라. 자식들 얼굴보기가 부끄러울 것이다.
집에서도 부모가 잘못하면 자식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 결국 집안은 망한다. 아침에 잠이 깨면 차라리 눈 뜨기가 겁이 나는 온갖 비리가 눈부시다. 박근혜 정부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다고 한다. 백번 잘 한 일이다. 이번에 비리를 척결하지 못하면 박근혜 정권 5년은 희망이 없다. 절대 성공 못한다.
박근혜 정부는 우선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쉬운 것부터 해야 한다. 전두환에게 받았다는 6억원을 반납해야 한다. 그거 하지 않으면 국민이 믿지 않는다. 정치인에게 최고의 영예가 무엇인가. 국민이 보내는 칭찬이다.
대통령이란 아무나 접근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제한된 측근만이 가까이 갈 수 있다. 누가 민심을 제대로 전하는가. 바른 말 하는 측근과 이를 수용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민심을 듣기 싫어하는 대통령은 외롭게 독재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귀를 열어놓고 민심을 들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에 남는 훌륭한 대통령이 되기를 빈다.
이기명 팩트TV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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