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의 우편향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데 이어, 이번에는 친일행위자로 역사교과서에 실린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의 동상 사진이 이대의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삭제를 권고해 우편향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사편찬위원회 역사교과서 검정심의위원회의 2014학년도 교교 한국교과서 수정·보완 권고사항에 미래엔출판사의 한국사교과서가 일제시대 친일 행각을 벌인 김활란과 관련한 내용 중 김 씨의 동상 사진을 ‘이화여대 소재’라고 밝힌 부분이 이대의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삭제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과서의 대표 집필자인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이대 스스로가 자신들의 진짜 명예를 회복하고, 그야말로 근대교육의 선구자라고 판단을 내린다면 스스로 동상을 잘 처리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며 수정 할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친일행위를 적극적으로 했던 사람의 동상이 버젓이 지성의 광장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교 교정 내에 세워졌다는 현재의 모습이 오히려 역사교육에서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역사적 사실로 틀린 것도 아니고 현실을 왜곡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사진을) 내릴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씨가 일제시대에 많은 공을 세웠으며, 당시 그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친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항변에는 “최소한 그 당시 잘못을 저질렀던 분들은 반성하고 또 스스로 비판해서 민족 앞이 아니더라도 개인 차원에서도 자제를 하고 이랬어야 했다”며,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만 대고 모든 것을 합리화시키려고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 교수는 뉴라이트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 것과 관련해 이는 “친일파들이 어쩔 수 없었다는 그 차원을 지나서 일제시대에 경제발전을 이뤘고 식민지는 됐어도 근대화를 달성하는 데 커다란 토대가 됐다는 식의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오히려 민족의 반역자가 아니라 민족의 발전을 위해서 공헌한 자로 둔갑하게 된다”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친일인명사전에도 이름을 올린 김씨는 일제시기인 1942년 7월에 ‘징병제와 반도 여성의 각오’라는 제목의 글에 징병제 실시로 이제 한국인도 황국신민으로서의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며, 여자들이 자식이나 남편을 전쟁터에 적극 보내 일본 황국신민으로의 책임을 다해야 된다는 내용을 글을 쓰는 등 친일행각을 벌여왔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