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지방자치단체들이 노인 기초연금-무상보육 등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공약에 따른 복지비 부담 증가로 '복지 디폴트'를 경고하며 강력 반발하자 앞으로 2~3년에 걸쳐 주민세와 자동차세 등을 2배 이상 올리고, 재산세로 올리는 등 대대적 지방세 인상에 착수했다.
담뱃값을 한꺼번에 2천원이나 대폭 인상키로 한 데 이어 지방세 대폭 인상 방침이 발표되는 등 '세금 폭탄'이 연속 투하되고 있는 만큼, 가뜩이나 빈부격차와 실업난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서민들의 시름과 반발이 예상된다.
안전행정부는 12일 지방세를 확충하기 위한 '지방세 개편방향'을 발표하고 지난 10∼20년간 묶여 있던 세금을 대폭 인상하고, 국세보다 훨씬 높은 감면율을 점차 낮추기로 했다.
주민세의 경우 전국 시군구에 따라 1인당 2천∼1만원, 평균 4천620원이 부과되는 주민세를 2년에 걸쳐 '1만원 이상 2만원 미만'으로 배 이상 대폭 올리기로 발표했다. 더불어 법인의 주민세도 과세구간을 현재의 5단계에서 9단계로 단계적으로 세분화한 뒤, 2년에 걸쳐 100% 인상할 예정이다.
또한 1991년 이후 묶인 자동차세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2017년까지 2배 인상할 계획이다.
더불어 재산세도 올리기로 했다. 현재 주택 가격별로 전년도 세액의 105∼130%로 설정된 재산세 상한선은 일괄적으로 5%포인트씩 올라가고, 토지·건축물의 상한은 150%에서 160%로 높아진다.
또한 안행부는 23% 수준인 지방세 감면율을 점차 국세(14.3%) 수준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지방세를 더 거두기로 했고, 지역자원시설세 50% 또는 100% 대폭 인상하고, 자동차세 연납 할인도 폐지키로 하는 등, 대대적 지방세 인상을 단행키로 했다.
안행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지방세기본법, 지방세법, 지방세특례제한법을 오는 15일 입법예고하고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만큼, 큰 진퉁이 예상된다..
한편 이런 ‘세금폭탄’ 정책은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 토론에서 “내가 대통령되면 증세 없이 복지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주장한 뒤, 문재인 후보가 이에 반박하자 “그러니까 내가 대통령하겠다는 거 아니냐”고 강변한 것과 정면대치된다.
또한 박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인수위원회 당시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전 국민에 해당되는 보편적 복지는 중앙정부가 맡겠다‘고 약속을 한 것과도 대립된다.
이런 현실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4일 서울시청에서 '민선6기 서울시장 4개년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기초자치단체들이 말했던 것처럼 디폴트 가능성이 있다"며 "중앙정부가 (복지)정책을 결정하고 지방 정부에 떠넘기는 비용이 수천억원이나 된다"고 박근혜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복지비를 전가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부자들 세금은 깎아주고.. 서민 주머니만 터나?
경실련은 이런 지방세 개편방안이 “담뱃값 인상과 마찬가지로 부자증세 없이 세부담을 대다수 서민층에게 떠넘기는 서민증세로 본다”면서 “박근혜 정부는 재벌대기업, 고소득층만을 위한 부자 정부나 다름없다”고 질타한 뒤 “세수 부담은 서민층에게, 세제 혜택은 고소득층에게”라고 힐난했다.
이들은 12일 논평을 통해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244개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가 52%고, 그중 재정자립도 30%미만인 지자체가 156곳으로 64%에 이르고 있다”면서 “이들 지자체의 총부채 규모는 126조원으로 지방정부 한해 예산의 80%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디폴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단순한 국가의 대리인이 아니라, 중앙정부의 협력적인 동반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를 근거로 지방재정의 자율성 확대에 따른 자체적인 책임성 강화가 기본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정부가 발표한 지방세 개편방안은 “지방재정의 적자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서민층에게 떠넘기는 행태”에 불과하다면서 “주민세, 자동차세 등은 소득의 많고 적음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부과되어 소득역진일 뿐만 아니라 공평과세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제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서민층과 저소득층이 경제적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어 있음에도, 정부는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LTV·DTI 등 부동산금융규제를 완화하여 주택담보대출 및 가계부채만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더불어 정부가 가계소득 증대를 명분으로 발표한 가계소득 3대 패키지 세제 역시 대다수 서민들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것이 아니라면서, 오히려 재벌 대기업, 고소득층, 대자산가들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고 있어, 결국 서민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재벌 대기업과 고소득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간 소득세와 법인세를 원상회복시키는 차원에서 부자증세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주민세 인상해도 세수확충엔 효과없어.. 답은 ‘MB식 부자감세’ 철회
정의당 정책위원회도 이날 논평을 통해 “지방재정의 파탄은 무엇보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강행된 대규모 부자감세와 더불어 부동산 경기 활성화라는 명목하에 단행된 취득세 감면과 영구인하가 있다”면서 더불어 “중앙정부의 정책으로 시행되는 국고보조사업 증가에 따른 지방비 부담의 가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민세 인상은 지방재정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서 “안전행정부 설명으로도 개인균등분 490억 원, 법인분 340억원이 증가할 뿐”이라며 지난해 기준 지방세수 54조원과 비교하면 증세효과도 매우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자동차세와 지역자원시설세 인상까지 합쳐도 세수 확충 예상액이 5천억원에 불과해 전체 지방세수의 1%에도 채 미치치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부자감세의 원상회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뒤, 또한 “지방세수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면서도 중앙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라 인하된 취득세수 감소분을 보전하고 기초생활보장과 기초연금, 무상보육 등 주요 사회복지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을 높여 지방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박근혜 정부가 ‘증세는 않겠다’고 한 약속을 어겼다고 지적한 뒤,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면 한 해 수십조의 세금을 깎아준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를 원상회복 시킨 다음 국민들에게 증세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를 구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