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건설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형기를 마치고 지난 9일 출소했다. 하지만 오는 11일 국정원 대선·정치개입 의혹 사건의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다시 구치소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오는 11일 오후 2시 원 전원장의 대선개입 사건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원 씨는 공직선거법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데, 그는 취임 이후 사이버심리전 조직을 통해 SNS·포탈 등에 댓글을 살포, 정치활동에 관여하고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선거에 원장 직위를 이용해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어 대선개입의 ‘핵심 주범’으로 질타받고 있다.
그는 지난 대선과정에서 국정원 심리정보국 직원을 동원, 야당 후보인 문재인·안철수·이정희 후보를 비롯해 야권 정치인 및 수많은 인사들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게 한 혐의로 지난해 6월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더불어 국정원 내부게시판에 ‘원장님 지시·강조말씀’ 항목을 통해 끊임없이 인터넷 여론을 조작했왔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40여 차례 공판에서 여러 차례 공소장을 변경한 끝에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1157개 계정으로 선거개입·정치관여 트윗 78만 여건을 작성 또는 유포한 것으로 최종 정리하나 바 있다.
원 씨의 유무죄는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작업'이 대북 심리전의 범위를 벗어난 정치·선거개입에 해당하는지, 댓글 활동이 원 전 원장의 '지시·강조 말씀'에 따른 것인지 등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채동욱 찍어내기’ 등 수많은 논란 낳은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원 씨의 대선개입 의혹 재판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혼외자 의혹’으로 찍어내기 논란을 비롯해,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전 여주지청장을 검찰 수뇌부 결재없이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압수수색을 단행했다면서 ‘항명’ 혐의로 좌천시키고, 채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에 대해 감찰을 지시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공개비판했던 박은재 전 대검찰청 미래기획단장도 좌천당하는 등 수많은 논란이 일었다.
원 씨는 "자신이 댓글 활동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다"며 계속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는 지난 9일 서울구치소를 나서면서는 재수감 가능성과 관련한 심경을 묻는 말에 "아직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만약 법원이 지난 6월,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무죄판결을 내린데 이어, 원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적용한다면 큰 후폭풍이 예상된다.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작업’을 원 씨의 지시가 아닌 ‘개인일탈’로 치부하는 판결이 나온다면 또다시 ‘꼬리자르기’라는 질타가 쏟아질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김 전 청장이 지난 대선 직전 국정원 여직원(김 모씨-아이디 좌익효수)의 오피스텔 압수수색을 막았다면서 ‘윗선 수사방해가 있었다’는 결정적인 진술을 한 권은희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새정치연합 의원)을 ‘위증혐의’로 수사하는 난처한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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