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1개 언론관련 단체들은 2일 “세월호 보도참사, 민심 조작해놓고 축하 기념식이 웬말이냐”면서 제47회 ‘방송의 날’ 축하연을 규탄했다.
이들 11개 단체는 이날 오후 5시 30분, 제47회 방송의 날에 앞서 축하연이 열리는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의 나팔수가 된 방송사들을 규탄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의 고위인사들과 방송사 사장들이 63빌딩에 모여 축하 잔치를 벌였다.
이들은 “방송사는 공공재인 전파를 직․간접으로 이용해 사업을 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미디어보다 공정해야 하며 정파를 떠나 정치권력의 잘못을 감시하고 견제함으로써 철저하게 국민의 이익에 복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방송사들은 현 박근혜 정권이 관권부정선거, 대선공약 파기, 간첩조작 사건 등 온갖 패악질을 해도 정권비호에만 여념이 없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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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온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통령의 무능과 무감각과 무책임을 지적하거나 비판하기는커녕 대통령 감싸기에 급급했다”며 거듭 질타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국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한 말도 지키지 않는 대통령이 신뢰를 최상의 미덕으로 여기는 방송의 날 기념식에 무슨 낯으로 찾아왔느냐”고 지적한 뒤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일말의 미안한 감정이 있다면, 세월호 유가족 단식농성장부터 찾아 위로와 유감을 전하는 것이 사람된 도리 아니겠느냐”고 비난했다.
나아가 “공정보도를 내팽개치고 거짓방송으로 정권의 눈치나 보고 아양이나 떠는 애완견, 막말과 선정보도로 국민의 눈과 귀를 오염시켜 마침내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쓰레기 방송이 당신들의 권력을 지속시키는 데 얼마나 든든한 원군이겠는가”라며 “그 정치권력과 그 언론권력이 유유상종하는 당신들만의 잔치가 지금은 마냥 즐거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날 잔치를 벌인 이들에 대해 “당신들이 정치인과 방송인이기 이전에 피와 눈물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방송의 날’은 “모든 방송인이 (전파의 주인인) 국민에게 공공봉사를 다짐하는 날이지 대통령 옆에서 사진 찍는 날이 절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국민의 분노는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작 국민보기를 두려워해야할 방송사 사장들은 애써 눈을 감거나 거짓 보도를 지시했다”고 지적한 뒤 “언론인의 사명감은 사라지고 권력 금단 현상을 두려워하는 부나방의 마지막 몸부림만 현란하다”면서 “세월호 유가족과 광화문 광장에서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는 국민의 뜻을 생각한다면 그 따위 방송을 만들어놓고 무슨 염치로 방송의 날을 기념하느냐”고 거듭 질타했다.
방송 개판의 날.. “뭘 잘했다고 잔치 벌이냐”
최성민 방송독립포럼 공동대표는 발언을 통해 “방송의 날은 국민의 이름으로 폐지를 시키거나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름을 바꾼다면 국민 시청자 입장에서 ‘방송 개판의 날’이고, 언론 전임·현업자들 입장에서는 ‘방송 참회의 날’이라고 바꾸고 싶다면서, 이들이 “뭘 잘했다고 축하하고 잔치를 벌이나”라고 질타했다.
이완기 민언련 상임대표는 “전날 MBC 상암동 신사옥을 축하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왔다”고 지적한 뒤 박 대통령이 ‘방송이 신뢰를 쌓아야 한다’며 신뢰와 공정성을 얘기한 것에 대해 “참으로 뻔뻔스럽고 염치가 없다”고 질타했다.
나아가 “자기 자신한테 해야 할 말을 공공연하게 한다”며 “그들만의 방송,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상황에서 우리는 저 잔치를 당장 멈추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질타했다.
KBS 새노조 “청와대는 KBS에서 손 떼라”
KBS 새노조 권오훈 본부장은 “방송의 날 맞춰서 박근혜 대통령은 KBS 구성원들이 원치 않는 선물을 주겠다고 한다”면서 “그 선물 거절하겠다는 의사 직접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원치 않는다”고 주장한 뒤 “낙하산 이사 받지 않으니 갖고 가라”면서 이인호 씨의 낙하산 임명을 결단코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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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본부장은 “길환영 퇴진 투쟁 때부터 KBS 구성원들 요구는 단 하나”라면서 “청와대는 KBS에 손을 떼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뉴라이트 역사 교과서를 옹호하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 대통령 책임론 희석시키고 KBS의 문창극 비판 보도를 공개적으로 재비판하는 등 정권을 옹호하는 인사를 앉히는 것은, 한마디로 KBS를 박 대통령 입맛에 맞게 길들여달라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권 본부장은 방통위에게는 이인호 씨의 KBS 이사추천을 즉각 철회할 것을, 박 대통령에게는 임명을 포기할 것을 거듭 촉구한 뒤 “그 길만이 청와대가 공영방송 KBS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심을 풀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