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세월호 유가족들은 24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뙤약볕아래 사흘째 연좌 농성을 벌였으나 청와대는 오늘도 모르쇠·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2시, 농성중인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저희 가족들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자는 유가족의 요구가 왜 이렇게 안 받아들여지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있지도 주장하지도 않고 있는 각종 특혜를 들어 안전한 사회에 대한 요구를 멈추게 하려는 사람들도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을 향해 “제일 이해가 안되는 것은 눈물 흘리며 가족들과 국민들의 바람대로 철저한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약속했던 박 대통령이 이제는 말과 얼굴을 바꾸며 뒤로 물러섰다”고 질타했다.
유가족들은 "통상 사람이 눈물을 흘리며 하는 이야기는 신뢰할 수 있는데, 대통령에게는 이 상식도 안 통하는 것이냐“며 ”이 세상에 믿을 사람, 믿을 말이 정녕 없는 것인가?"라고 쌓였던 울분을 토했다.
이어 “유가족들이 하고 있는 이 슬픈 농성의 길이는 우리 사회의 신뢰가 붕괴되어 있는 정도를 보여줄 것”이라면서 “한편으로 이 사회를 책임지고 있다고 자처하는 대통령의 무능도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슬픈농성을 하루속히 종결할 수 있도록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면서 이 결단은 “이 사회의 신뢰를 다시 쌓는 초석이 되고, 안전한 사회로 접어드는 입구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헀다.
한편 유가족 기자회견중 유민아빠와 31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시민 연천희 씨가 단식을 중단하면서, 유가족에게 고개 숙여 사과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에 가족들도 연 씨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화답했다.
예지엄마 “내 아이가 왜 죽었는지 알기 전까진 결코 죽을 수 없다“
열흘 전 청와대 앞에 왔다가 여경들에게 가방끈으로 목이 졸려 5m 정도 끌려나간 ‘예지엄마’ 엄지영 씨는 “내 딸 예지가 왜 죽었는지 알기 전까지는 결코 죽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경찰버스 30~40대가 30~40명에 지나지 않은 유가족을 막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들의 세금이 거리에 그냥 버려진 것 같다”고 주장한 뒤 수백 명, 천여 명의 경찰이 이렇게 지키고 있는 것은 시민들이 이곳에서 함께 하는게 너무도 겁이 나서 막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예지엄마는 "유민 아빠와 밥을 먹고 싶다"며 박 대통령에게 “제발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수빈엄마’ 박수미 씨는, 현재 인터넷에 유가족을 폄훼하는 입에 담지도 못할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밝힌 뒤, 이런 너무나 힘든 말로 인해 유가족의 살과 뼈가 다 녹아내리는 것 같다면서 “더 이상 우리를 아프게 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이어 심지어는 남아있는 아이들까지 저 세상으로 보낼 수는 없다면서, 거짓말만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언론을 질타한 뒤, 제대로 보도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유민아빠 “외가 시끄럽게 하고 싶지 않아.. 외가 측도 전혀 모르는 사실”
유민아빠 김영오 씨는 자신에 제기된 음해성 의혹제기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씨는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을 통해 "지금은 이혼해 남남 사이가 됐지만 아이들 외가를 시끄럽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 "해명하고 변명하고 사실을 바로 잡을 것이 정말 많은데 아이들 외가가 더 힘들어지니 자세히 이야기하지는 않겠다"고 전했다.
또한 "외삼촌이 인터넷에 올린 글에 대해서는 유민엄마가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이 소식을 전해들은 유민 엄마가 동생에게 전화해서 화를 내자 바로 글을 내렸다"고 밝혔다.
가족대책위 “국정원, 유민아빠 사찰하고 있다” 폭로
‘예은아빠’ 유경근 대변인은 "유민아빠의 고향인 정읍에 국정원 요원이 내려가서 어떻게 생활하고 자랐는지 쑤시고 다니는 사실을 포착했다"면서 ‘지금도 (유민아빠가 입원한) 병원에는 국정원 요원이 활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에서 국정원 요원이 사찰하는 것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답은 여러분들이 더 잘 알 것"이라며 국정원을 거듭 질타했다.
유 대변인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짜 맞춰 공작하면 결국 유민 아빠 1명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들을 분열시키고 와해시키려는 의도"라고 지적한 뒤 “수많은 시민들이 힘을 합치고 모으니 그런 치졸한 공작을 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나아가 "말하기도 낯뜨거운 치졸한 공작에 대해서는 가족대책위 모든 가족들이 유민아빠와 함께 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세월호 유가족을 분열시키는 공작을 거듭하고 있는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질타하기도 했다.
이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풍선날리기를 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이 이를 청와대 주변은 비행금지구역이라며 항공법위반을 들먹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찰은 ‘차로 모든 통로를 틀어막고, 시민들이 청와대쪽으로 올라오는 것마저도 다 막는 등 온갖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한 뒤 왜 “유가족에게는 법대로 하라고 강요하냐”고 질타했다.
또한 도로 위쪽에 카메라가 본래 도로교통체크를 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확인해보니 유가족이 있는 쪽을 향해 돌려져 있다면서 24시간 채증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를 “청와대 눈치보이고 박 대통령이 불편하니까 이러는 것 아니냐”며 “본심을 정확히 얘기하라”고 강하게 일갈했다.
기자회견을 마친후,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각자의 소망이 적힌 노란 종이비행기를 청와대쪽으로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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