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세월호 유가족은 22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더 이상 침묵으로 우리를 죽이지 말라”면서 ‘40일째 단식중인 유민아빠를 살려달라’는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7시, 청와대 앞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은) 귀를 열고 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이 어떤 것인지 들어달라”면서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답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어 “참사이후 지금까지 목소리 작고 힘없는 국민 한사람 한 사람이 우리를 부축해준 덕분에 여기까지 살아왔다”면서 “단식을 하면서도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죽어가는 우리를 한 번도 살렸던 적이 없었다”면서 “끝내 우리를 죽어가게 두려는 것 같다”고 질타한 뒤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죽고싶어도 죽을 수가 없다”며 “(세상을 떠난) 아이들 앞에 진실과 안전을 약속하기 전에는 이를 악물고 살 것“이라면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故 오영석 군의 어머니인 권미화 씨는 “아들을 구하진 못했지만 앞으로 많은 아이들을 위해서 좋은 나라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힌 뒤 “유민 아버지까지 잃고 싶지 않다”며 “아이들 영정사진만으로도 충분하다”면서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이런 아픔들을 다른 가정들에게 주고 싶지 않기에 표현 한 번 제대로 못해보며 참고 살았다”면서 박 대통령이 자신의 약속을 지킬 것을 호소했다.
故 최성호 군 아버지인 최경덕 씨는 “아이들 떠나보낸 집사람 위로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조용히 유가족처럼 살고 싶다”면서도 “가족의 가슴에 못을 박아 한이 되게 만든 사람들 때문에 조용히 살 수 없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왜 자식을 잃은 아빠가 자기 목숨을 걸어야하느냐”면서 “힘없는 아빠엄마들이 아이를 추모할 수 있게, 자식을 잃은 엄마를 위로할 수 있게. 쉴 수 있게 도와달라”면서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하기 전, 경찰이 인도에 폴리스라인 치려고 했다가 ‘왜 불법 행위를 저지르느냐“는 유족들의 강력한 항의에 물러섰다.
또한 청운동 동사무소 CCTV가 유가족들을 채증하는 모습이 팩트TV 카메라에 비춰졌다. 지난 안행위 전체회의에서 불법이라고 누누이 강조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찰은 똑같은 행위를 하고 있음이 지적됐다.
유경근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 공개서한이 박 대통령에게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서한을 받는 것마저 거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뒤, 이번만큼은 거절하지 말고 유가족의 말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들이 항의서한을 전달하러 들어가려 하자, 경찰들은 우르르 몰려든 뒤 스크럼을 짜면서 가족들을 막아섰다. 유가족 3명만 서한을 전달하러 안으로 진입했을 뿐, 촬영기자들의 출입도 봉쇄했다.
‘왜 막느냐’고 유가족과 주위 시민들이 항의를 하자 경찰은 막는 이유를 설명하기는커녕 계속 묵묵부답으로 인도를 막아섰고, 책임자도 앞에 나타나지 않는 답답한 모습을 보여 강한 질타를 받았다. 이에 시민들은 “유족들을 존중하지 않는 이런 상스럽고 몰상식한 나라가 어딨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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