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일 지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당시, 교황과 세월호 유가족 만남의 의미를 외면하며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조선일보·중앙일보·YTN·MBC를 질타했다.
이들은 이날 모니터링 보고서를 통해 “주요 신문과 방송이 8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교황과 유가족의 만남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살펴봤다”고 전하면서, 관련내용을 외면한 신문과 방송들을 비판했다.
먼저 “15일 교황은 ‘승헌아빠’ 이호진 씨 등으로 구성된 ‘세월호 십자가 순례단’ 유가족을 만났고 16일 광화문 카퍼레이드 중 단식 34일째를 맞은 ‘유민아빠’를 만나 깊은 위로의 손길을 내밀었다”면서 “이후 교황은 순례단 승헌아빠에게 세례를 주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이러한 교황과 세월호 유가족의 만남은 유가족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향한 절박한 호소를 국민은 물론 전 세계에 알리게 했고, 유가족을 둘러싼 각종 오해와 억측을 해소하고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데 힘을 실어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으면 국민들은 교황과 유가족 만남의 내용과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없다”면서 정확한 보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모니터 대상 신문들은 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경향이고 대상 방송들은 KBS, MBC, SBS, JTBC, YTN, TV조선, 채널A이다.
조선·중앙, 교황과 유민아빠·승헌아빠의 만남 보도 소홀
이들은 한겨레·경향이 교황과 유민아빠·승헌아빠의 만남 관련 기사를 각각 6건, 5건씩 보도하고 1면에 배치하는 등 사안의 중요성을 부각했지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각각 2건을 보도했을 뿐이고 1면에 배치된 기사도 없었다”고 지적한 뒤, 특히 “조선일보는 교황과 유민아빠의 만남 관련 내용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또한 방송은 시복식(16일) 있었던 교황과 유민아빠의 만남과 관련 KBS, MBC, SBS, JTBC가 관련 내용을 10번째 꼭지 이내로 배치한 데 비해 “TV조선은 26번째로, 채널A는 19번째로 낮은 비중으로 배치했다”고 지적했다.
조선·중앙, 유민아빠와 교황 만남 외면..MBC는 교묘한 편집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복식에서 서울 광화문 카퍼레이드 중 차를 멈추고 내려, 당시 단식 34일째를 맞았던 ‘목숨을 걸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민아빠에게 다가가 그를 위로한 바 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교황과 유민아빠의 만남을 전혀, 단 한 줄로도 보도하지 않았다”면서 “사실상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또한 중앙일보도 “전날 광화문 시복식 직전에 카퍼레이드를 하다가도 400여명 유가족 앞에 내려 얘기를 들었다. 딸을 잃고 광화문에서 34일간 단식 중인 김영오 씨의 손도 잡았다”는 내용을 언급한 것이 전부라면서, 사실 보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힐난했다.
반면 한겨레는 교황을 만난 유민아빠의 소감 및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의 인터뷰와 누리꾼 반응도 함께 보도하면서 관련내용을 상세히 다뤘다고 전했다. 더불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서 교황과 유민아빠의 만남의 의미를 부각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송에서 “YTN은 ‘세월호 유가족 4백여 명과 이주노동자들을 비롯한 소외계층들도 많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습니다’라고 뭉뚱그렸다”고 비판했다.
MBC 뉴스데스크의 교묘한 편집(출처-민언련)
또한 “MBC는 교묘하고 비겁한 편집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한 뒤 “유민아빠의 발언 모습을 보도하긴 했지만, 특별법 제정 호소 발언은 뚝 잘라 버리고 ‘잊어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세월호’라고 말하는 발언만을 실었다”며 유민아빠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질타했다.
반면 “KBS와 SBS, JTBC는 타사에 비해서 비교적 상세하게 관련내용을 전하고, 그 의미를 제대로 짚었다”고 호평했다.
조선, ‘세월호 십자가 순례단’의 ‘십자가 전달’도 끼워넣기
이들은 “지난 15일 교황은 대전월드컵경기장 중앙제단 뒤에 있던 제의실 앞에서 세월호 유족 10명을 15분가량 만났다”면서 “비공개로 진행된 이 만남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세월호 십자가 순례단’은 교황에게 자신들이 짊어졌던 ‘십자가’를 전했다”고 밝혔다.
또한 “교황은 이 십자가를 바티칸으로 가져가겠다고 약속했다. 교황은 ‘세월호 특별법’을 촉구하는 이들의 호소에 끝까지 지지하고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면서 “교황은 실제 출국하면서 이 약속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 내용도 다른 보도에 몇 줄 끼워 넣는 식으로 보도했다”면서 ‘교황이 바티칸으로 십자가를 가져가겠다고 약속했다’는 점과 ‘유가족 순례단의 한 아버지가 주한 교황청 대사관에서 세례를 받을 계획’이라는 내용만 간단히 전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겨레‧경향‧동아일보는 ‘세월호 십자가 바티칸 행’을 제목 처리하면서, 세월호 십자가 순례단과 교황이 한 약속을 부각시켜서 전했다고 밝혔다.
YTN, '승헌아빠‘ 세례식 무시
이들은 “17일 교황은 서울 종로구 궁정동 주한 교황청대사관의 소성당에서 승헌아빠에게 자신과 같은 세례명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주며 세례를 해주었다”고 밝힌 뒤 “관련 내용은 비정치적으로 판단했는지 5개 신문이 모두 보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YTN이 또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뒤, 반면 KBS·SBS·JTBC는 뉴스 앞꼭지에 상세히 보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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