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참여연대를 비롯한 강동·송파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19일 잠실 제2롯데월드 조기개장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잠실 일대 싱크홀 등 이상징후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이 최우선”이라면서 “서울시는 잠실 일대 싱크홀과 석촌호수 수위 변동의 원인 등 안전과 관련한 철저한 원인 규명과 진단 없이는 조기 개장 요구를 절대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또한 무분별한 규제완화가 부른 세월호 참사를 현재 제2롯데월드 논란에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들은 최근 잠실 일대에서 잇달아 나타나고 있는 싱크홀에 대해 “하늘이 무너져 내릴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면서 “영화의 한 장면이나 먼 나라의 사건사고 이야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지역에서 살아가며 늘 오가는 강동구·송파구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이제 공포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같은 이상 징후들이 그동안 시민들에게 숨겨져 온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상 징후를 간과하거나 무시하며, 안이하게 대처하고, 심지어 축소 은폐하면서 대형 참사 원인은 커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송파구가 제2롯데월드에 대해 건축허가를 내준 직후, 롯데물산과 롯데호텔, 롯데쇼핑 3개 계열사들이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송파구에 각 100억 원씩 200억 원을 기부한 사실이 드러나며 송파구의 미온적 대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최근의 언론보도를 통해 송파구가 롯데 측으로부터 봐주기를 통한 대가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터파기 과정에서 지하수가 유출될 것이 우려됐던 만큼, 지하수 유출 차단 효과가 크다는 철근콘크리트 차수벽을 공사부지 외곽에 쌓았지만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지하수 흐름이 급변하며 제2롯데월드 건물 일부에만 높은 압력이 가해진다면, 지반이나 건물이 기울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송파구청은 공사 시작 때부터 지금까지 일일 지하수 유출량 모니터 결과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마음 편한 안전도시 송파’를 1순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싱크홀의 원인으로 지목된 제2롯데월드로 인한 문제들도 땜질식 복구에만 그칠 게 아니라, 철저한 원인 진단에 이어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근본 대책을 강구하라”면서, 원인진단과 대책마련에 앞선 ‘응급 복구’는 사실상 축소·은폐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 2롯데월드 건설, ‘비즈니스 프렌들리’ 내세운 MB 작품
이들은 “지난 1988년부터 집요하게 추진되어 온 제2롯데월드 건설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면서 재벌과 정권의 입맛에 따라 일방통행식으로 이루어진 ‘규제 완화의 결정판’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에서 선박 사용 연한을 종전 20년에서 30년까지 풀어줘 더 이상 쓸모없던 세월호가 수입되면서 참사로 이어진 사실은 제2롯데월드 건설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제2롯데월드 건설 사업과 관련해 (이명박 이전) 앞선 정부들에서는 국방부와 공군이 안전상 이유로 줄곧 반대해 왔다”면서 “항공기 비상착륙마저 어렵다는 게 반대해온 핵심적 이유였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임기 마지막해인 2006년 4월에 112층짜리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결정됐다”면서 당시 공군은 “사고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해 대형 참사를 예방하는 것은 군의 사명이자 최후의 양심”이라며 협의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조정위원회도 ”제2롯데월드 고도를 203미터로 제한하기로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 취임한 2008년, “도시는 옮길 수 없지만 군부대는 옮길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사실상 재검토를 지시했고, 정부와 한나라당은 ‘전국 군사공항 주변의 고도 제한 규제’를 완화해 123층짜리 제2롯데월드의 물꼬를 터주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2008년 말 롯데 측은 서울시를 거쳐 결국 3개월여 만에 속전속결로 고도 제한이 철회된 123층 고도 555미터의 제2롯데월드 건축을 승인받았다면서, 이 과정에서 “국방부와 공군도 서울공항 활주로 각도를 3도 비트는 등 신축 가능한 방안까지 제출하면서 입장을 뒤집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시민의 안전은 더 이상 재벌대기업의 알량한 이윤 따위와 맞바꾸어서도, 맞바꿀 수도 없는 최우선 가치”라면서 “시민들이 안전하다 믿을 수 없다면, 그 어떤 이유로도 제2롯데월드는 조기 개장되어서는 안 되며, 롯데그룹은 더 이상 무리한 개장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오는 27일 송파구 석촌동 불광사에서 <시민의 안전이 우선이다 – 제2롯데월드 이대로 안전한가?>를 주제로 시민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앞으로도 제 2롯데월드 조기개장에 반대하는 지속적 활동을 벌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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