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가 27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SK, 한화, 대우, 한진그룹의 오너와 전·현직 임원 등 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탐사보도 전문 인터넷 언론인 뉴스타파는 지난 22일 1차로 이수영 전 경총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등의 명단을 1차로 발표한데 이어 2차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명단에는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과 조용민 전 한진해운 홀딩스 대표이사,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 조민호 전 SK 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부부, 이덕규 전 대우 인터내셔널 이사 등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와 쿡 아일랜드 등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밝히고 있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2008년 10월 버진아일랜드에 와이드 게이트 그룹(WIDE GATE GROUP LIMITED)이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으며, 최 회장과 주식의 90%인 45,000주를, 조용민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이 10%인 5,000주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은 1996년 쿡 아일랜드에 파이브 스타 아쿠 트러스트(Five Star Aku Trust 트러스트)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으며, 신탁 설정자와 수익자가 모두 자신으로 돼 있다. 황 사장은 페이퍼컴퍼니 설립 사실을 묻는 질문에 자신은 아는 바가 없다고 모르쇠로 일관해 오다가 27일 말을 바꿔 한화그룹 현지 법인인 한화재팬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트러스트는 페이퍼컴퍼니의 설립을 대행해주는 '포트컬리스 트러스트 넷(PTN)'과 팩스로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 위치한 아파트 2채를 한화재팬에 매각해 2백만 달러가량의 수익이 발생했다며, 이것을 수익자인 황 사장에게 보내는 방안을 논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민호 전 SK증권 대표이사는 1996년 버진아일랜드에 크로스브룩 인코퍼레이션(Crossbrook Inc.)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으며, 주주 1주를 발행해 부인인 김영혜 씨가 익명주주로 2003년 10월 이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덕규 전 대우 인터내셔널 이사는 2005년 7월 버진아일랜드에 콘투어 퍼시픽(CONTOUR PACIFIC LIMITED)과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SUN WAVE MANAGEMENT LIMITED)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투어 퍼시픽의 경우 주식 1주를 발행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전 이사는 종합상사의 특성상 페이퍼컴퍼니를 본부장(이사)급 이상이 결정 할 수 있었던 사안이라며 업무와 연관 된 것이라고 말했으나 대우인터내셔널 측은 관련성을 적극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는 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 차 사장이 8명의 주주 중 1명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밴처캐피털 투자를 위해 6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재벌닷컴 정선섭 대표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벌기업의 죄세회피처 역외법인 설립 실태를 조사한 결과 버진아일랜드와 케이만군도 등에 SK그룹은 63개의 법인을 설립해 자산 규모가 1조 3천억 원에 이르며, 한화는 1조 7천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뉴스타파의 2차 명단 발표가 대기업 오너와 전·현직 임원을 겨냥함에 따라 검찰의 수사가 CJ그룹에 이어 어디까지 확대할 지를 놓고 눈길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