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세월호 유가족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하루 앞둔 13일 교황을 향해 “우리의 소망을 항상 약자와 고통받는 자에 서고자하는 전세계의 모든 분과 나누어주길 바란다”면서 “모두가 안전한 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카톨릭의 가치, 인류보편의 가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황님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우리는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고 싶다. 소중한 인생 하나하나가 충분히 존중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며 이와 같이 호소했다.
더불어 “대통령과의 대화가 2000미터 앞에서 가로막힌 광화문에서 교황, 카톨릭 신자들, 국민들과 함께 하며 우리의 뜻을 나누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가족들의 특별법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참사에 대한 치유가 이뤄지도록 하고 국민의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서 기소권과 수사권을 포함한 특별법이 “앞으로 유사한 참사를 예방하고, 설사 참사가 발생하더라도 소중한 생명을 한 명이라도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며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31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유민아빠 김영오 씨도 호소문을 통해 "가난한 아빠가 용돈 쥐어 줘야하는 부담 느낄까봐 수학여행 간다는 이야기도 하지 못했던 내 딸 유민이가 왜 죽어가야 했는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면서 ”우리의 절박함을 알리기 위해 단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이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면서 “한 달을 굶어도 쓰러지지 않는 건 유민이가 제 가슴 속에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뒤 우리 유가족을 기억해줄 것과, 정부를 압박해 줄 것을 호소했다.
고 박성호군의 엄마인 정혜숙 씨도 성호군의 누나 박보나 씨가 대독한 호소문을 통해 "하늘나라로 간 성호는 교황님처럼 신부가 되고 싶었던 아이“였다면서 ”우리 가족들은 왜 아직 우리아이들이 죽어야만 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도 우리 성호가 저를 부르던 목소리가, 교황의 방문을 기다리던 시간들이 생생히 제 기억 속에 남아있다”면서 교황에게 “저희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저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유경근 대변인은 이날 유가족들이 청와대로 향한 이유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유가족들에게 ‘할 말이 있으면 언제든지 오라’고 분명히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족들은 청운동 사무소 앞에 공권력에 의해 차단당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경찰의 공격에 인해 어머님 한 분과 아버님 한 분이 다치고, 실신해 병원에까지 실려갔다면서, 바로 이것이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이 나라의 현 주소라고 질타했다.
유 대변인은 "교황과의 면담에서 가족들이 왜 30일 넘게 단식까지 하면서 거리에 나와있는지, 참사 120일이 지나도록 왜 진상규명이 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 호소할 예정이라고 밝힌 뒤 ”전 세계 카톨릭 신도들과 시민들에게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는 말씀을 들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14일 교황이 도착하는 서울광장 환영행사 참석을 시작으로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16일 광화문 시복미사, 17일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에 모두 참석할 것이며, 특히 15일에는 대전 미사가 끝난 직후 프란치스코 교황과 유가족 10명이 비공개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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