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이기명 칼럼] 국민이 주인인가. 아니다. 국민이 머슴이다.
등록날짜 [ 2014년08월04일 10시20분 ]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대통령이 천재일 필요는 없다. 국민이 천재의 생각을 따라가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보통사람의 상식으로 문제를 생각하고 풀어가는 상식인이면 된다. 상식인이 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대통령 자신뿐이 아니라 국민에게도 불행이다. 의사가 손에 쥔 메스는 환자를 죽게도 살게도 한다.
 
방학이 끝난 교실 풍경, 교실 문을 들어서는 학생을 보고 묻는다. ‘누군데 남의 교실에 들어오니 너 잘못 들어왔어.’ 일제히 시선이 쏠리면 당황한 학생은 ‘아냐 맞아. 나 이쁜이야.’ ‘너무 했다 너’ 너무 심한가. 얼굴 뜯어고친 애들이 너무 많아 빚어진 코미디다. 얼굴이 이뻐지면 얼마나 좋으랴. 더불어 마음까지도.
 
‘사람은 열 번 (다시)된다’고 한다. 그만큼 변하고 바뀐다는 것이다. 내적 갈등이든 외부의 충격이든 좋은 방향으로 바뀐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랴. 고교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최고의 깡패가 되리라던 친구는 나중에 존경받는 성직자가 됐다. 그 앞에서 고해성사를 하면서 생각했다. 사람은 무한한 가능성의 동물이다. 어떻게 저처럼 변할 수 있단 말인가. 너무나 보기에 좋았다.
 
대통령도 사람이다. 그런 까닭에 결점도 있고 장점도 있다.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고쳐야 할 것은 고쳐야 좋은 지도자가 된다. 대통령은 최고의 영예다. 역사에도 훌륭한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끊임없는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미주알고주알 밝히지 않아도 국민들의 생각을 알고 있을 것이다. 모른다면 그 보다 더 큰 불행이 없다.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기분이 나쁘겠지만 도대체 40%대의 지지율이라니 속이 많이 상할 것이다. 한 때 지지율이 70%에 이르렀고 철옹성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더구나 대통령의 통치 능력을 형편없이 평가한다. 50%가 뭔가. 선거에서의 이른바 ‘박근혜 마케팅‘도 사라졌다. 이제 해결방법은 대통령 자신이 변하는 것 밖에 없다. 우격다짐은 정치가 아니다.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재보선이 대통령의 승리인가
 

7·30 선거를 완승했다고 새누리당은 잔치집이다. 과반수를 걱정하던 선거에서 11대 4라는 스코어를 냈으니 우쭐할 만도 하다. 그러나 머리가 있는 사람이면 못난 야당이 헌납한 승리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래도 좋다. 선거는 이기고 봐야 하니까. 그러나 진정한 승리는 자기 실력으로 이기는 것이다. 야당이 헌납한 승리라도 자기 것으로 하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 새누리당의 변화는 불가능이다. 변해야 하는 것은 대통령이다. 한 번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불통이 국민의 입에 오르내린지 이미 오래다. 대표적인 것이 인사 참사다. 안철수, 김한길의 참패를 두고 못해도 저렇게 못할 수가 있느냐고 비웃듯이 대통령의 인사를 두고도 같은 평가다. 온 국민이 아는 얘기 재론할 필요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 혹시 재보선 결과를 자신에 대한 신임이라고 오판해 독주를 계속할까 걱정이다. 대통령이 역풍을 맞는 것은 자기 탓이지만 잘못된 정치로 겪는 국민의 고생은 어쩐단 말인가. 투표를 잘못한 죄라면 할 말은 없다.
 
재보선 승리는 야당이 쟁반에 받쳐다가 진상한 것이다. 새누리가 이겨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오죽하면 이번 선거에서 최대의 수확은 안철수·김한길의 퇴출이라는 국민의 평가다. 기억해야 할 교훈이다.
 
국민이 새누리의 변화를 얼마나 기대하는지는 모르나 벌써 싹이 노랗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엎드렸던 새누리는 다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인간이란 이름을 붙이기조차 싫은 김태흠의 ‘노숙자’망언이 대표적이다. 이를 꾸짓는 당의 간부는 하나도 없다. 원망은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공과를 냉정하게 평가하자. 정권마다 공과가 있겠지만 ‘이게 나라냐’하는 소리는 듣지 않았다. 이렇게 거짓말 하는 정부가 어디에 있는가. 돌아서면 들통 날 거짓말도 태연히 하고 있다. ‘세월호’참사를 자신의 책임이라고 눈물 짓던 대통령은 침묵이 대답이고 국민은 이제 세월호 특검이 물 건거 갔다고 생각한다. 덮고 갈 수 없다. 세월호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정상적인 국정운영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 비대위 출신 이상돈 교수는 “세월호 침몰 당시 7시간여 동안 알려지지 않은 대통령 행적 공개는 ‘국민의 알권리’에 해당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새누리당 간사라는 조원진이 세월호 발생당일 대통령의 ‘잃어버린 7시간’을 사생활이라고 한데 대한 명쾌한 정리다. 대통령에게는 사생활이 없고 국민과 함께 하는 생활만이 있다.
 
 
□이 나라에는 대통령만 존재하는가
 
 
한강교를 건널 때 마다 떠오르는 얼굴은 바로 이명박이다. 거기에 겹친 그림이 ‘큰이끼벌레’의 징그러운 모습이다. 이제 이명박에 대해서는 국민이 이미 심판을 했다.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았던 국민들은 4대강이 썩어 물도 맘 놓고 못 먹을 때가 되면 또 다시 땅을 칠 것이다.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한 시대를 나눈다.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 이명박 정권 등이다. 역사는 오늘의 시대를 박근혜정권이라고 부를 것이다. 정권마다 상표가 있는데 박근혜 정권은 무슨 상표일까. 불통정권이라고 부르면 틀렸다고 할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참모들은 꿔다 놓은 보리자루라고 한다. 노무현정권을 토론정권이라고 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말을 안하면 의사소통이 안 된다. 대통령은 수첩을 보고 읽고 장관은 수첩에 적는다. 이야말로 수첩정권의 모습이다. 이래서도 잘 만 된다면 무슨 탓을 하랴.
 
꼭 해야 할 말이 수첩에 빠져 있는 경우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했고 뜨거운 눈물까지 흘렸다. 그러나 눈물의 결과는 오늘 날 국회와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끝에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는 유가족들의 처참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의 침묵은 유족들이 ‘노숙인‘으로 전락하고 조류독감에 걸린 닭으로 비유된다.
 
대통령에게 네 네 하면서 머리만 조아리는 당대표를 국민들이 지도자로 평가할까. 지당장관이야 길에 널려 있다. 집권당의 당 대표라면 대통령에게 할 말을 해야 하고 적어도 ‘아니오’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지겹게 들었다. 이 말에 동의하는가. 동의한다 선거 때만은.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어김없이 머슴의 신세로 전락하는 국민의 신세 역시 동의할 것이다. 왜 이 꼴이 됐는가. 주인 노릇을 제대로 못하는 주인이기 때문이다. 남편 노릇 제대로 못하면서 부인한테서 대우 받는 남편을 보았는가.
 
패할래야 패할 수 없는 선거에서 몰살을 당한 야당에게 박수를 치는 국민들은 과연 잘 난 국민들인가. 왜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가. 국민과 민주주의 수준을 똑 같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자격 없으면 평생을 똥지게나 지고 고생해야하는 머슴의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생 때 같은 자식들이 죽는 모습을 뻔히 보고도 그 정권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국민과 철석같이 한 약속을 잊어먹는 대통령에게 매를 들지 못하는 국민을 주인으로 모시라면 너무나 뻔뻔하고 모자란 요구가 아닌가.
 
오늘의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나라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말은 이제 입에 담지도 말라. 머슴에게 쥐어서 사는 상전은 머슴에게 요구할 힘도 없고 주인답게 살 수도 없다. 주인이 머슴이다. 머슴이 호령을 하고 주인은 머슴의 눈치를 본다. 눈물나지 않는가. 머슴에게 밥 빌어먹는 주인의 신세, 그것이 오늘의 우리다.
 
국민이 변하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에게는 사치다. 대통령의 처분이나 기다리자. 밥이 되던 죽이 되던 주는대로 얻어먹고 사는거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신다. 세월호 유족들의 손이라도 잡아 주셨으면 좋겠다. 선임병에게 맞아 죽은 28사단 윤일병의 영혼을 위해 기도라도 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이 칼럼은 네이버, 다음, 네이트, ‘이기명 칼럼’에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올려 0 내려 0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영상칼럼] 약탈적 금융부제-키코에서 추심까지 (2014-08-12 12:39:00)
[이기명 칼럼] 야당은 국민이 불쌍하지도 않은가 (2014-08-01 11:3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