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26일 ‘이제 그만 세월호 참사를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취지의 기고문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중앙일보에 기고한 ‘이제 그만 일상으로 돌아갑시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우리 모두 노란 리본을 옷깃에서 가슴 안으로 옮겨 달고 이제 그만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면서 “우리 아이들을 그만 놓아주시기,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모두가 세월호 참사를 자기 일처럼 아파하고 슬퍼한 만큼, 국민통합의 기회로 생각하고 9.11 테러 후의 미국 시민들과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를 겪은 일본 국민들처럼 우리도 달라질 거라 믿었지만, 우리는 지도자들의 신념과 리더십이 부재했던 탓에 그럴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헀다.
나아가 “오히려 불신과 갈등은 커지고 편 가르기 진영 싸움은 심화되었다”면서 “각종 음모론이 튀어나오고 진실의 소리는 숨어들어 국가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제헌절 경축식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절규하는 일부 유족들의 눈빛에서 분노를 읽었다”며 “(경축식) 기념 공연이 거친 항의 속에 중단됐다는 얘기도 들었다”면서 자신이 생각했던 ‘국민 유가족’의 모습이 아니었다고 지적한 뒤 “슬픔과 분노는 안으로 끌어안을 때 더 애틋하고 거룩해진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세월호 희생자들의 고결한 정신을 기리고 승화시켜야 한다”면서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은 그 이전보다 더 나아지고 성숙해져야 한다”고 주장한 뒤 “우리가 지금처럼 해서는 희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며칠 후면 8·15 광복절인 만큼 ‘빛을 다시 찾은’ 마음으로 온 국민이 떨쳐 일어나 힘차게 만세를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라면서 “온 국민이 언제까지나 슬픔에 젖어 상복(喪服)을 입고 있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 이후 국정은 발목이 잡혀 한 발짝도 앞으로 못 나가고 있다”면서 “특별법 제정을 놓고도 나라가 시끄럽다”고 지적한 뒤, “정치권의 말 한마디에 시비를 따지려 하지 말고 엄숙히 기다린다면 그들(정치권)에게 더 큰 중압감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김 전 의장의 이러한 글에 대해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SNS에서는 “사고를 참사로 만든 원인이 무엇인지 진상조사를 해서 밝히자는 게 두려운 거냐” “세월호 진상 규명이 전혀 안되었고, 아무도 처벌받지 않고 있는데 뭔 일상 복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의 피맺힌 외침소리를 들으라”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그렇게 가슴에 묻고 국회나 정부가 잘 해주리라 믿고 지나간 결과가 삼풍백화점 사고 이후에도 이어진 대형 인재성 참사들이고 세월호 아닌가?”라는 지적과 “(김 전 의장의) 개인글에 그치지 않고 (이게) 바로 새누리당의 생각”일거라 본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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