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지도자의 자격
어느 조직이든 지도자는 조직을 이끄는 능력과 도덕적으로 존경을 받아야 한다. 국가의 지도자도 같다. 존경받지 못하는 지도자가 이끄는 조직은 모래성과 같다. 어느 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 역사의 교훈이다.
□언론의 암흑시대
5·16 군사쿠데타 세력들은 언론을 탄압했다. 검열관이란 새파란 초급장교가 기자들이 가지고 온 기사를 빨간 볼펜으로 북북 그었다. 아무 말도 못했다. 전두환 때는 더욱 악랄했다. 마음에 안 들면 잡아다가 주리를 틀었다.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다. 요즘 같으면 누굴 잡아갈까. “손석희 잡아 와” 손석희 앵커가 또 징계라는 도마 위에 올랐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으니 놀랄 일도 아니지만 방통위도 속은 편치 않을 것이다. 공부 많이 한 분들이 왜 욕먹을 짓인 줄 모르랴. 그러나 별 수 있는가. 위에 눈치보고 짖어야 하는 애완견, 파리 목숨이다. 눈에 가시인 손석희다. 매일 저녁 JTBC 9시 뉴스를 가슴 떨면서 본다. 오늘은 또 무슨 말을 할까. 사냥개처럼 귀를 바짝 새운다.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등에 땀이 솟는다. 손석희가 야속하다. 다른 앵커들처럼 얼렁뚱땅 엄벙덤벙 적당히 아첨하면서 넘어가면 누가 잡아 가는가. 국민들은 체증이 가실지 몰라도 높은 양반들은 가슴에 못이 박힌다. 제발 좀 우리 좀 살려달라. 매도 맞는 사람이 아픈 척이라도 해야 때리는 맛이 난다. 넌 때려라 난 맞겠다 하며 코로 신척도 하지 않는다면 무슨 재미로 매를 들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방통위의 몇 몇 분들은 더 약이 오를 것이다. 자신들의 한 짓이 돌아올 때는 욕으로 변한다는 것을 안다. 방통위도 생각해 보라. 어린애 장난도 아니고 심심하면 빼드는 징계라는 녹슨 칼이니 누가 눈 하나 깜짝하겠는가. 징계 얘기를 듣고 어느 친구가 한 소리가 생각난다. ‘애들이 또 병이 도졌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손석희는 구속된 경험도 있다. 1992년 10월 2일 그는 MBC 파업 당시 구속됐다. 벌써 20년이 넘었다. 월급 올려달라고 파업한 것이 아니라 공정방송 하겠다고 파업했다. 민주언론과 손석희는 동의어나 다름없다. "상식적 판단에서 옳은 일이라면 바꾸지 말자. 내가 죽을 때까지 그 원칙에서 흔들리지 말고 나가자." 손석희의 말이다. 이 소신을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매일같이 국민들과 얼굴을 마주 하는 손석희가 소신을 바꿨다면 국민 은 그의 곁을 떠났을 것이다. 손석희가 MBC 100분 토론에서 쫓겨나고(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시청률 1위에 시선집중을 뒤로 한 채 JTBC 보도부분 사장으로 영입되어 간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했다. 그 때 떠돌던 말들을 많다. ‘손석희도 끝났다’ ‘손석희도 별 수 없구나.’ 등 등, 일일이 다 전할 수도 없지만 대응하지 않았다. JTBC도 종편이다. 다른 종편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독불장군이 있는가. 조금은 버티겠지. 얼마나 갈 것인가. 불안해도 사람들이 믿었다. 다를 것이라고 믿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걸어 온 길을 보면 걸어 갈 길도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는 걸어 온 길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 그는 확실하게 달랐다. □언론은 손석희가 있어서 희망이 보인다 손석희 앵커의 징계 사유는 설명할 필요도 없다. 국민이 다 아는 억지 주장이며 정상적 논리가 통하지 않는 분들의 트집이기 때문이다. 집권세력들이 손석희의 JTBC 뉴스를 얼마나 증오하는지 세상이 다 안다. 시청제한 채널에서 시청고정채널로 바뀐 JTBC 9시 뉴스를 보면서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 동아방송 뉴스 기억이 났다. 박근혜 정권은 그럴 것이다. 손석희가 일을 저지르는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손석희의 9시뉴스는 팽목항에서 시작된다. ‘서복현 기자 나오세요’ 하루 이틀 사흘. 어느 새 90일이 지나고 여전히 ‘서복현 기자 나오세요’는 계속됐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꺼칠한 얼굴로 화면에 나오는 서복현 기자와 참담한 표정을 감추려는 손석희 앵커를 보면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가슴으로 울었을까. 손석희 앵커가 뉴스 첫 머리에 팽목항을 올리는 것은 국민 모두가 그들을 잊지 말자는 의미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이유도 모른채 꽃 같은 어린 나이에 수중고혼이 된 우리 애들을 잊어서는 두 번 죄를 짓는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다. 잊으면 사람이 아니라는 경고의 의미다. 손석희 앞에서 공직자들은 고양이 앞에 쥐였다. 왜 쥐들이 오들오들 떨었을까. 거짓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냥 넘기지 않았다. 그걸 국민은 안다. 국민은 방송을 보면서 분노를 삭이고 위로를 받는다. 정권이 손석희에게 고맙다고 절을 해야 한다. 어느 누가 손석희 보다 국민을 위로해 줄 수 있는가. 손석희는 반정부주의자도 선동주의자도 야당도 아니다. 공정한 방송을 하려고 노력하는 언론인일 뿐이다. 30여년의 방송 인생 중 그가 본분을 잊은 적이 없다는 것은 그와 의견을 달리하는 방송인들도 다 인정한다. 정치판에 온갓 유혹을 한마디로 웃어넘긴 손석희다. 과거의 추악한 흔적을 숨기고 총리를 하려고 장관을 하려고 발버둥질 치던 전직 언론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후배 기자들은 얼굴을 들지 못했다. 건국 이래 수많은 언론인들이 고위 관직에 올랐다. 지금도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 중에 언론인 경력을 자랑스럽게 말 하는 사람이 있다. 기자들 중에는 청와대 대변인이 목표라는 인간도 있고 실제 그렇게 된 사람도 있다. 그가 인간대접을 받고 안 받고는 다른 문제다.
□손석희는 국민이 지킨다
5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을 방송주위에서 살았다. 부끄러워 얼굴을 못 들 경험이 얼마나 많았던가. 60년 대 출장비도 없이 취재를 나가 취재원을 뜯어 먹던 때도 있었다. 은근히 촌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받은 촌지봉투를 뜯어 돈을 세면서 ‘애개 겨우 요거야’ 하는 기자도 있었다. 원조 ‘기레기’들이다. 취재원이 하는 욕을 화장실 안에서 들으며 나오질 못했다. 전두환은 기자들에게 아파트 분양의 특혜를 주었고 문체부장관후보 정성근이 망신을 했다. 그런 기자들을 어느 누가 국민의 편이라고 존경하겠는가. 90년대 방송민주화 이후 MBC, KBS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당당하게 얼굴을 들고 살았다. 지금은 어떤가.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 중 KBS가 문창극 친일관련 동영상을 공개한 후 그나마 대우를 받는다. MBC 기자들은 취재현장에서 찬밥이다. 김재철의 악명은 한국 언론사에 영원한 치욕이다. 현재 JTBC 기자들은 취재현장에서 가장 대우를 받는다. 덥다고 시원한 음료수를 권한다.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어디 있는가.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손석희 앵커의 올바른 행동이 기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이 된 것이다. 손석희 앵커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다. 칭찬할 필요도 없다. 밥을 먹는 것처럼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 무슨 칭찬을 한단 말인가. 다만 기레기들이 언론인의 사명을 깨닫기를 빌 뿐이다. 우리 기자들이 불쌍하다. 국민들은 박근혜 정권이 국민의 칭송을 들으며 임기를 끝마치길 바란다. 마음에 안 드는 국민을 다 버린다면 국민의 절반이 사라진다. 누굴 위해 정치를 하는가. 국민들은 언론이 아부아첨의 달인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손석희는 이제 국민의 희망이다. 못 살게 굴지 마라. 창피한 줄 알아라. 죄 받는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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