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 18일 국회 비교섭단체 연설 전문]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정치,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통합진보당 원내대표 오병윤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한채 여전히 12명의 실종자는 차갑고 어두운 바다 속에 있습니다. 국민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어찌 저만이겠습니까?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이 한 마음일 것입니다. 세월호의 비극이 재현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모든 집회는 불법으로 간주되고 야당의 부대표는 구속되기까지 했습니다. 청와대는 조용히 넘어가기를 바라고 있는 듯합니다. 이 엄청난 비극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세월호 국정조사를 시작해야 하지만 실종자 구조 때처럼 미뤄지고 있습니다. 세월호 국정조사는 대통령의 발언처럼 성역없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컨트롤타워의 핵심인 대통령과 비서실장 등을 빼고 국정조사를 하면 안됩니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서 우리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보았습니다. 돈만 좇는 사회, 돈을 최고의 가치로 삼은 우리 사회가 바로 비극의 원인입니다. 사람이 죽어가는 데 구하지 않는 행정, 윗사람 의전에만 신경 쓰는 공직자, 결국 관피아가 되어버린 고위 공무원들 이제 바꿔야 할 때입니다. 규제완화, 비정규직 양산, 민영화로 돈만 좇는 정치가 국민을 버렸습니다. 돈 중심에서 사람이 중심인 사회로 바꿔야 합니다. 여기 국회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인사가 만사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인사는 참사입니다. 모든 국민이 반대하는 총리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다고 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인사의 끝은 어디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문창극 총리후보자의 발언은 대한민국 총리후보자의 발언인지 일제시대 총독부 총독의 발언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입니다. 우리민족을 비하하고, 일제의 침략을 미화하고, 동족상잔의 비극을 하나님의 뜻으로 돌리고, 위안부할머니들에게까지 사과마저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일제시절 친일파와 부역자들이 하던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고 너도나도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친일파들이 나라를 팔아먹고 호의호식하며 살아갈 때 대다수 우리 민중들은 일제의 억압에 고통 받고 숨죽이며 살아야했습니다. 수많은 우리 선열들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쳐야했습니다. 이런 사람을 총리후보자로 임명하는 것 자체가 수치입니다. 이런 인물을 애국자라고 추켜세우는 것도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여기에 새로운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병역특혜, 셀프급여, 셀프교수,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즉각 사퇴해야 합니다.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도 마찬가지입니다. 1997년 북풍공작을 일으켜 대선에 개입했던 안기부의 2차장이었습니다. 2002년도 차떼기로 뇌물을 전달한 배달책이었던 인물입니다. 이런 인물이 국가정보원의 수장이 되면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과 개혁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선거 때마다 부정선거, 공작선거를 걱정해야 할지 모릅니다. 이병기 후보자 역시 문창극 후보와 함께 사퇴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도리입니다. 대통령께서는 기존 관료정치의 오래된 적폐를 청산을 위해 국가대개조를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다시 국민의 이야기에는 귀를 닫고 있습니다. 바뀐 게 하나도 없습니다. 부디 국민의 요구를 받들어 거국적이고 신망있는 사회적 지도자를 총리후보자로 제출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호소드립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정부는 6월말 쌀 관세화에 대한 입장을 결정해 대통령에게 보고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국회에서조차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정부입장 결정은 너무 성급합니다. 쌀은 우리 국민들의 주식이고 생명으로 국가의 식량주권 문제인 쌀 관세화 결정은 결코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6월이라는 시한을 정해놓고 관세화를 성급하게 결정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쌀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관심국들과의 사전 협의, 농민과의 협의, 국회 사전동의를 마친 후 결정해야 합니다. 1998년 12월 쌀 조기관세화를 결정한 일본은 국내대책에 대한 합의를 이룬 후 이를 의회가 보증하였습니다. 지금 쌀 관세화 유예 협상을 2년 넘게 진행하고 있는 필리핀은 협상위원에 농민이 포함되어 협상에 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다른 국가들처럼 농민이 함께 협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쌀 관세화를 결정해서는 안됩니다. 국민의 대표기구인 국회가 나서서 정부와 농민이 합의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이를 책임있게 보증해주어야 합니다. 이런 국민적 힘을 모아서 식량주권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2015년에 적용될 최저임금 심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사회라면 임금은 물가가 오른 만큼, 경제가 성장한 만큼 올라야 합니다. 그래야 노동자의 삶이 현상유지라도 되기 때문입니다. IMF이후 임금인상률은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합한 것보다 크게 밑돌았습니다. 노동자가 임금으로 가져간 몫은 줄어들고 기업이 이윤으로 가져간 몫은 커진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빚더미에 오른 반면 자본가들은 돈방석에 앉아있습니다. 그럼에도 재계는 최저임금 동결안을 제출하였습니다. ? 임금의 최저 하한선인 최저임금은 저임금노동자들의 최고 임금이자 보편적인 임금기준이 되어버렸습니다. 특히 여성노동자들은 남성노동자의 절반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으며 4명중 1명은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구성원들에게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이며, 함께 살아야 할 모든 사회구성원의 책임이자 양심입니다. 최저임금은 시간당 최소 6,700원 이상으로 인상 되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6월 10일 정부는 영리자법인 설립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확대를 위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하였습니다. 현행 의료법은 부대사업을 제한하고 있고 이를 바꾸려면 의료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의료의 본질을 해칠 수도 있는 중대한 사항을 법개정이 아닌 일방적인 시행규칙과 가이드라인으로 처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영리자법인 설립과 부대사업 확대는 영리자본의 탐욕을 위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파괴하는 대표적인 의료민영화정책입니다. 정부는 중소종합병원들이 부대사업이 제한되어 있어 경영상태가 어렵기 때문에 도와줘야 한다고 하지만 이들의 경영이 어려운 이유는 대형의료법인의 독점화현상 때문입니다. 영리자법인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라는 것은 결국 환자와 가족들의 호주머니로 경영적자를 해결하라는 것이고 이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돌봐야하는 국가의 책무를 내팽개치는 것입니다. 국회입법권을 무시하고 범사회적 의견수렴절차 없이 진행되는 의료민영화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의료공공성 강화정책이 적극 추진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철도민영화정책이 재추진되고 있습니다. 철도공사는 인천공항철도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철도공사의 부채를 줄일 목적이라 하였지만 이는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인천공항철도는 우리나라 민영철도 1호로 출발했지만 잘못된 수요예측과 최소운영수입보장 과다로 인해 정부의 재정 부담이 급증하자 철도공사가 민간지분을 인수하여 자회사로 편입하였습니다. 요금할인, 수도권노선 연결, KTX공항선 직결운행 등 철도서비스를 확대함으로써 인수 2년 만에 영업이익을 내는 등 정상화되었습니다. 또한 6월 말부터 KTX경부선, 호남선과 연결되어 운행하고 2018년 동계올림픽에 대비하여 원주-강릉선과 연결되어 운행하게 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성 또한 좋아질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습니다. 흑자가 예상되는 공항철도를 민간에게 매각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철도공사의 경영악화를 초래할 것이고 결국 철도공사의 공공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지분매각을 통한 민영화라는 점에서 41%의 지분을 가진 수서KTX주식회사도 언제든지 민영화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공항철도 매각은 국회와 국민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해야 합니다. 철도민영화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입니다. 통일은 대박이라고 하면서도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남북관계개선의 걸림돌인 5.24조치를 해제하고 금강산 관광 재개 및 민간차원의 남북교역과 접촉을 전면 허용해야 합니다. 이전 정부가 정상회담을 통해 약속한 615와 10.4선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공동선언에 대한 확고한 이행의지를 밝힌다면 남북관계는 획기적으로 전진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것은 대통령만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남북간의 정상이 직접 만나 약속하는 것이 지름길입니다. 대통령이 결단하시기를 호소드립니다. 집권 2년차에는 정상회담이 열려야 이후 남북 정상이 약속한 사항들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남북이 화해와 협력으로 가는 것이 안전이요 복지요 생명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구체적인 실천과 결단으로 새로운 통일을 열어가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는 민주주의 전당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 국회의 민주주의 대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의사가 존중되는 것과 동시에 소수자의 의견이 자유롭게 보장되는 것이 근간입니다. 하반기 국회운영에서는 제도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원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통합진보당은 유례없는 종북공세와 사상초유의 강제해산 시도속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맞이하였습니다. 어려운 상황에도 저희 통합진보당을 지지해주신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노동자 농민 서민의 정당으로서 저희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욱 헌신하겠습니다. 할 말을 하는 야당, 선명야당으로 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세월호의 아이들에게 약속했던 것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정경유착 재벌대기업들의 돈벌이를 보장해주는 정치가 아닌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생활임금 보장하며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습니다. 돈이 제일인 세상을 사람이 제일인 세상으로 바꾸겠습니다. 높낮이 없이 더불어 함께사는 평등사회, 공존공영의 사회를 이루어내기 위해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통합진보당이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이루어 낼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4년 6월 18일 통합진보당 원내대표 오 병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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