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대국민사과를 통해 밀어내기 관행 근절과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남양유업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으로 국민들의 이목이 쏠린 사이, 밀어내기와 떡값 혐의를 부인하고 조직적으로 대리점협의회 출범 방해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지탄을 받고 있다.
이창섭 남양유업 대리점협의회 회장은 15일 MBC라디오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대리점 협의회 대의원으로 뽑힌 대리점주에게 영업사원과 영업팀장, 지점장 등이 몰려가 회유와 협박을 가하는가 하면, 어용으로 지역대표를 뽑아놓고 대리점과 관계가 개선됐다며 언론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협의회장은 남양유업의 대표뿐만 아니라 임원진들이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밀어내기 등 잘못된 관행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으나, 막상 검찰조사에서는 실무자들이 전면부인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산데이터를 조작해서 제품을 강매했다는 의혹에는 대리점과 합의하에 했던 일이라고 하는가 하면, 떡값을 받은 영업사원은 대질심문에서 송금내역을 공개하자 정체불명의 돈이 자신의 계좌로 들어와 다시 돌려줬다는 발뺌을 했다고 공개했다.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는 남양유업 대리점주로 이뤄진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 협의회’가 회사와의 단체교섭을 위해 확대해서 지난 13일 출범했다. 이 협의회장은 당시 출범식에 120여명이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각 대리점에 영업사원, 팀장, 지점장 들이 전화를 돌려 참석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는가 하면, 행사 당일 참석자에게도 전화로 압력을 행사해 참가자 중 30여명이 다시 발걸음을 돌린 일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측이 ‘상생협의회’를 만들겠다며 대리점주에게 들어올 것을 제안하는가 하면, 지난 13일에는 전국의 지점별 대리점 회의를 소집해 지역대표를 뽑아놓고, 본사에서 대리점과 좋은 관계가 됐으니 대리점협의회는 해산하라는 언론대응을 주문했다고 주장했다.
이 협의회장은 특히 1월 28일 본사 앞에서 밀어내기에 항의하는 집회 참가 대리점주에게 영업사업 관련 팀장이 찾아와 “남양 회사가 싫다고 나와서 직접적으로 집회를 하면서 계속 재계약을 해서 영업하는 게 말이 되냐”며 재계약을 가지고 협박을 하는가 하면, 실제 5명 정도가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협의회장은 국회에서 ‘남양유업방지법(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의 6월 임시국회 통과를 약속한데 대해, 70여만 개의 대리점을 보호하는 법적 테두리가 생겼다는 점에서 감사하다면서, 불공정한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세부 내용에 신경 써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지난 14일 전통주 제조사인 배상면주가의 대리점주가 빚 독촉 압박에 시달렸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해 ‘갑의 횡포’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배상면주가의 인천·부평지역 대리점 점장인 이(44)씨는 14일 오후 2시경 인천 부평구 부평동에 있는 대리점 창고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이씨는 유서에서 "남양(유업)은 빙산의 일각. 현금 5000만원을 주고 시작한 이 시장은 개판이었다. 본사 묵인의 사기였다“ ”밀어내기? 많이 당했다. 살아남기 위해 행사를 많이 했다. 그러나 남는 건 여전한 밀어내기. 권리금을 생각했다"며 밀어내기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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