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지난 14일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 - 위험한 거래, 대한민국 원전은 안전한가‘ 편이 방송되면서 부산 고리원전 납품비리 사고은폐 의혹과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 핵피아의 실체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 한수원 직원은 이날 방송을 통해, 언론에 보도된 것은 실제 있었던 일의 채 10분의 1에도 지나지 않는다고 폭로했으며, 조직 내에서는 방사능 유출된 것도 쉬쉬하라 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 납품업체 사장은 원전이 제 2의 세월호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면서, 그 상상이 현실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다른 납품업체 사장은 페인트만 칠해 새것으로 둔갑시키는 과정에서 직원과 납품업자 사이에 수십억대의 돈이 거래된다고 밝히는 등 수많은 비리와 의혹들이 폭로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검찰은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동안 원전비리 수사단을 가동해 비리를 대거 적발하고 김종신 전 한수원 사장 등 43명을 구속하고, 54명 불구속하면서 이른바 ‘핵피아’ 문제가 언론의 이슈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조경태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16일 이미 수명이 다한 고리1호기와 경주 월성 1호기를 즉각 폐쇄해야 한다며, 각각 37년, 31년 째 운영 중인 이들 원전의 해체를 위해 철저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을 통해 많은 전문가들이 다음 원전사고를 일으킬 유력한 국가로 한국을 뽑고 있다면서, 노후 원전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보고를 인용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 세계 140기의 원전이 영구 정지되었고 이 중에 119기의 원전이 해체과정에 들어갔다고 밝힌 뒤, 아직 해체 기술이나 경험이 전무한 한국의 경우 10~40년이 소요되는 작업의 사전 준비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전 백지화’를 선언을 공약으로 내건 김양호 삼척시장 당선자는 이날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 과의 인터뷰에서 후손들에게 핵 재앙을 결코 물려줄 수 없다면서, 원전 건설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유럽 여러 국가들이 탈핵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대체산업인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늦었지만 신재생에너지 육성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011년 김대수 삼척시장이 주민 96.9%의 동의를 받아 원전 유치를 신청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공무원과 관변단체가 이중서명으로 만든 허위 찬성명부에 불과하며, 당시 김 시장은 주민투표를 실시하자는 건의도 묵살했다고 비판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는 지난달 16일 정책 발표 트위터(@openskypol)를 통해 “고리원전 1호기는 배관만 170km에 달하고, 연결밸브 3만개, 용접부위가 무려 6만 5천여 곳에 달한다”면서 “원전의 수명을 연장시켜 가동하는 것은 경남도민의 안전을 내팽겨 친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지난 2011년 그린피스는 수명이 다한 고리 1호기를 폐쇄하라며 고리원전 앞 해상에서 반핵 시위를 벌인 바 있으며, 2012년 4월에는 “후쿠시마보다 고리원전이 더 위험”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2012년 4월 26일자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얀 반데 푸트 후쿠시마 방사능 조사팀장은 폐기물 저장소가 가깝게 붙어있는 고리 원전의 원자로 하나에서 사고가 나면 연속적으로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아 후쿠시마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신고리 지역에 3·4호기를 건설한다면, 원전 12개가 몰려있게 돼 세계에서 가장 집중되는 지역이 된다면서, 사고 위험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 2일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홍준표 경남도지사,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기현 울산시장 당선자는 원전 정책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한 지난달 26일 고리1호기 폐쇄 및 신고리 5·6호기 건설 반대를 서약해달라는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요구를 오거돈·고창권 부산시장 후보는 받아들였지만,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는 고리원전 1호기의 수명 재연장(2017년까지 운영) 반대만을 받아들였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난 2011년 7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아직 비용이 너무 들어가는 만큼, 원자력이 위험하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다”면서 “원전성 확보를 위해 원전이 집중된 동해안에 연구개발 기능과 안전 관련기관을 다 함께 모으는 클러스터를 유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나아가 김 지사는 “수출에 필요한 플랜트 건설과 사후관리 등 전문인력 양성도 동해안에서 하자는 것”이라며, 향후 60년 먹을 게 나올 수 있는 좋은 일자리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지사가 추진한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는 2012년 5월 13조 4천억 규모의 국책사업에 채택된 뒤, 2012년부터 2028년까지 경북 동해안(경주-포항-영덕-울진)에 총 12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었지만 아직 답보상태다.
한편 이 사업에 대해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교수는 지난 2012년 6월 경향신문에 게재한 ‘국가 존망 위협할 원자력클러스터’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사상 최대의 대규모 사업으로 최소 300조 이상의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사고 시는 원전보다 훨씬 막대한 피해로 국가의 존망 자체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과학을 빙자한 사기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