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자신의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 ‘위안부 문제 일본 사과 할 필요없다’는 발언에 사과했지만,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물론 여당에서 조차 비판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6일 문 후보자가 광화문 네거리의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거적을 깔고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적어온 메모를 읽고 끝내는 사과를 누가 받아들이겠냐며, 총리 후보자로서 예의도 품격도 갖추지 못한 청문회 대비용 물타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김정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사과 내용도 반민족적 망언에 변명으로 일관했을 분 진심으로 뉘우친 흔적을 찾기 힘들 뿐만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 없이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이는 사과가 아니라 의도적인 도발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사람을 총리 후보로 지명한 지명권자의 양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문 후보자는 내용과 형식 모두 잘못된 사과가 아니라 사퇴를 해야 하며, 청와대도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지명철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식민사관을 가진 문 후보자가 총리에 내정되면서 국제적으로 국가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실련은 친일 전범논리와 냉전적 시각 등 극단적 사고체계를 가진 총리를 임명하겠다는 것은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내팽개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면서, 박 대통령은 즉각적인 지명철회와 함께 부실한 인사검증을 주도한 청와대 인사위원회 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을 해임하고 단호한 국정쇄신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키즈’로 불리는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이날 오전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문 후보자가 학자나 언론인으로서 비판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지만 총리는 다른 문제라며, 국민도 이미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해 인사청문회 강행 보다는 지명철회나 자진사퇴에 무게를 실었다.
또 김기춘 비서실장을 겨냥해 지금 민심이 들끓고 있는 것의 본질은 문 후보자의 발언이 아니라 잘못된 인사를 주도한 사람들이 계속 인사시스템에 역할을 계속 하려는 것이라며, 민심의 나침반이 고장나 이대로 가도 괜찮다는 생각에 안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비박계 이인제 의원도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일본에 극우정권이 들어서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등 계속 도발을 하고 있는 상황에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역사인식을 가진 분이 총리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부정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더불어 문 후보자의 총리임명 반대 의사를 밝힌 새누리당 초선의원 6명 중 아직 5명이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어 무기명투표까지 갈 경우 부결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에는, 의원들도 국민여론을 살피면서 자신의 최종 입장을 결정하게 되지 않겠느냐면서 결국 통과여부는 국민여론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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