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수) 오전에 일어난 우면산 산사태와 기습 폭우로 인한 예술의전당 긴급 휴관 사태로 7월 30일(토)까지 관람객을 맞이할 수 없었던 <현대사진의 향연-지구상상>(이하, 지구상상) 사진전이 드디어 7월 31일(일) 재개관 했다.
예술의전당 앞마당까지 들이닥친 토사로 인하여, 하루 이틀이면 정상 가동될 줄 알았던 <지구상상> 전시팀은 예술의전당의 공지에 따라, 7월 29일(금) 재개관을 관람객에게 공지했다가 8월
1일(월) 재개관으로 공지, 다시 7월 31일(일)로 확정 공지하는 등 업무상 지장을 빚어야 했다. 전화 전시 관람 문의만 하루 평균 300여 통. 그도 그럴 것이, 82년에 설립된 예술의전당이 맞는 사상 초유의 천재지변이며, 피해액만 약 4억 8000만 원으로 추산될 정도로,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던 사건이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로 인해 각계각층의 다양한 시각과 의견이 집결되는 가운데, 환경에 대한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지구상상> 사진전 전시를 관람하고 돌아간 관람객들의 전시 관람평이 화제다. 관람평 대부분은 전시 중인 지아코모 코스타(Giacomo Costa)의 작품과 현재 일어난 우면산 산사태, 강남역 침수, 올림픽 도로 침수, 1천여 대의 자동차 침수 등의 자연재해 현상과 많이 닮았다는 의견이다.
"…… 골격만 남은 고가도로와 흉물이 된 빌딩의 잔해를 보니 도시였나 보다. 한때 문명의 상징이었을 도시의 풍경이 선사 시대의 유물처럼 시퍼런 침묵 속에 잠겼다. 모두 다 잠겨 버린 도시에는 인간은 없다. 아마 있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
- <지구상상> 사진전을 보고, 한 인터넷 카페에, 작성자 '연두'
지아코모 코스타는 이탈리아 플로렌스 출신으로 다양한 작업을 통해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한 촉망받는 세계적인 사진작가다. 작품의 전체적 맥락은 다가올 미래의 환경을 상상력을 바탕으로 스펙터클하게 재구성해 보여준다는 것이다. 현재 인간들의 행위를 은유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상상의 도시를 만든 후 그곳에서 지구온난화와 인구증가, 자연 자원의 남용 등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를 낱낱이 건드려 주고 있다. "자연은 우리의 세상이며, 예술은 그것을 보존하는 방법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이대로 방치했을 때 우리에게 돌아올 가까운 우리 미래의 풍경은 바로 이것!'이라는 경각심과 공감대를 작품을 통해 이끌어 낸다. <지구상상> 사진전에서 만나 볼 지아코모 코스타의 작품은 이번 기습 폭우와 우면산 산사태 이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한편, 7월 31일(일) 다시 정상 가동을 시작한 <지구상상> 사진전은 실제 벌어진 현실과 사진 속 상상력이 오버랩 되며 재개관을 기다려온 관람객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지구상상> 전시팀의 한 관계자는 "사진에 나타난 환경에 대한 메시지가 현실이 되어버린 이 상황 앞에서, 관람객이 느끼는 울림의 깊이는 더해질 것이다."라며, "예술의전당 앞이 산사태로 통제되고 자동차가 침수되는 현실을 맞닥뜨리니까, 작가들의 재기발랄한 상상력 또한 가슴이 먹먹해지는 현실의 풍경이더라."라는 소회를 밝혔다. 전시는 5일 연장 결정되어, 8월 15일(월)까지. 이번 휴관과 재개관, 전시기간 연장에 따른 관람객 공지사항은 공식 홈페이지(www.jigusangsang.c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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