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시사IN 기자의 영장실질 심사가 1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9일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했다며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으나, 혐의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고 있다.
알려진 내용을 살펴보면 주 기자가 시사IN보도 및 ‘나는꼼수다(나꼼수)’방송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지만씨가 5촌 조카들의 살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해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고소당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지만씨가 고소장에서 주 기자가 지난해 11월 1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박 전 대통령에 관한 허위사실을 언급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 기자는 출판기념회에서 “박 전 대통령이 남겨놓은 재산이 너무 많다. 육영재단과 영남대 , 정수장 학회가 있는데 재산이 대략 10조가 넘어간다”, “박 전 대통령이 1964년 독일 순방하러 간 건 맞는데 뤼브케 대통령을 만나지도 못했고 호텔 앞에 민주화 인사 시민단체 인사들이 데모를 해서 바깥에 나가지 못했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 기자는 또 지난 대선 전 ‘나꼼수’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를 해결하려고 1억5천만 원짜리 굿판을 벌였다'고 주장한 원정스님의 인터뷰를 내보내 새누리당으로 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한 바 있다.
이어 대선 기간 인터넷을 통해 선거운동을 벌인 ‘십자군 알바단(십알단)’이 국가정보원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당했으며, 박 대통령과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조사를 진행하는 등 여러 건의 고소·고발에 휘말려 있다.
주 기자는 당초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만나 조세 피난처의 한국인 명단을 확인작업을 위해 해외로 출국 할 예정이었으나, 검찰은 출국금지를 신청과 함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강성남)는 13일 성명을 발표하고 “주진의 기자에 대한 검찰의 영장청구는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성명에서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 사유로 ‘범죄가 심히 중대하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높다’는 점을 들었으나, 4번에 걸친 그 간의 조사에 성실히 임했으며, 더욱이 주요 영장 청구 사건인 지만씨가 5촌 조카들의 살인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은 이미 당사자 들이 사망한 만큼 증거인명의 가능성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검찰이 국민의 알권리와 진실 규명을 위해 보도한 기자에게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 재갈을 물리고, 정치 권력에는 ‘눈치 보기’로 일관했다고 질타한 뒤, 주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이런 행태의 연장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도 지난 10일 성명을 발표하고 주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협회는 주 기자가 대중의 이목을 끄는 ‘스타기자’로 도주를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도주 할 이유도 없다면서, 이미 보도가 나간 사안에 인멸할 증거가 남아있는지도 의문이라며 검찰의 영장 청구 사유를 반박했다.
이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목숨을 끊은 이유는 차명계좌가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던 전 경찰청장 조현오씨의 경우와도 비교된다”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대선후보 검증 차원에서 보도를 통해 의혹을 제기한 기자는 구속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회도 ‘주진우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영선 의원 등 민주당 의원 7명과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 등은 13일 ‘검찰개혁의 열망에 반하는 정치검찰의 구태를 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검찰의 이번 영장 청구를 “정치 검찰의 부당한 권력 남용이자 살아있는 권력을 향한 과잉충성”이라고 비판한 뒤, “검찰개혁과 언론자유를 바라는 모든 세력과 연대하여 보다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식적인 수준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기자의 직분으로 당연한 일”이라며, “기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권위주의 정권하에서나 있을 법한 사상 초유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팩트TV는 14일 오전 10시쯤부터 주진우 기자의 서울중앙지방법원 출두 과정을 HD현장 생중계 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