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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못 살겠다 갈아보자’ 이 구호가 왜 지금
등록날짜 [ 2014년05월28일 12시09분 ]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잊으면 우리 새끼들은 영원히 죽습니다. 몸은 살아오지 못하지만 기억하면 애들은 우리와 함께 삽니다. 영원히 함께 삽니다. 세월호 침몰참사로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우리 애들을 기억하는 이유는 잘못된 국가권력이 얼마나 국민의 눈물을 강요하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억합시다. 우리 애들을 기억합시다. 기억하기 위해서 투표합시다. 심판합시다.”
 
선거 때만 되면 각종 선거표어가 활개를 칩니다. 저마다 머리를 짜내 자신들을 지지해 달라고 애걸을 하지만 국민들의 생각과는 한참 거리가 멉니다. 그만큼 국민의 마음을 모르기 대문입니다. 역대 선거 중에 기억에 남는 명품 ‘선거구호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단연 이승만의 자유당 독재정권 치하에서 국민의 가슴을 여덟 글자로 표현한 구호였습니다.
 

□ ‘못살겠다. 갈아보자’
 

독재정권은 사라졌어도 국민들 기억속에 불후의 명작이라고 하면 어떤 구호가 있을까. 단연 ‘못살겠다 갈아보자’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선거구호는 국민들의 가슴에 절절하게 전달이 되어야 한다. 그럼 승리한다. 천 마디의 말 보다 단 여덟 글자의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국민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여론은 국민의 편이었다. 1956년 5월3일 한강 백사장을 가득 메운 30만의 서울시민들은 자유당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승만의 자유당 독재를 규탄하는 민주당 신익희의 당수의 사자후는 한강을 출렁이게 했다. 분명히 정권교체가 되리라고 믿었던 국민들의 소망은 신익희 후보가 호남선 야간열차에서 급서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국민들은 땅을 치며 울었다.

자유당은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야당구호에 맞서 구호를 내 놨다. ‘갈아봤자 별수없다’였다. 얼마나 웃었는가. 자신들의 실정을 솔직하게 고백한 ‘갈아봤자 별수없다.’ 자유당은 부정선거를 획책하고 그것으로 승리했다. 그 때나 이 때나 불의한 정권이 가장 사랑하는 것은 부정선거였다.

선거는 개판이었다. 선거는 요식행위며 스쳐가는 과정이었다. 당연히 불법승리요 부정승리였다. 그래도 그 때는 인터넷이라는 것이 없고 국정원이 없어서 ‘댓글’부정선거라는 지능적인 선거범죄는 없었다. ‘북풍’도 없었다. 그 대신 가락지 선거, 투표함 바꿔치기, 올빼미 선거, 등등 수없이 많았지만 지금에 비하면 천진난만하기 까지 했다.

3.15부정선거라는 올가미를 스스로 목에 걸었던 자유당과 이승만은 망했고 독재자 이승만은 내 땅에서 숨도 거두지 못하고 하와이에서 객사를 했다. 비참한 독재자의 말로였다.

박정희 군사독재는 합법적인 민주정부가 세워진 지 불과 6개월에 ‘반공을 국시로 한다’는 명목으로 탱크를 몰고 쿠데타로 집권을 했다. 당시 박정희도 혁명(쿠데타)의 임무가 끝나면 군 본연의 임무로 복귀한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군 본연의 임무가 영구독제일 줄이야. 박정희도 비극적인 종말을 고했다.
 
아는가. 모를 것이다. 지금 국민이 얼마나 이 정부에 대해 불신하고 있는지 모를 것이다. 청와대도 모를 것이다. 국정원도 모를 것이다. 새누리도 모를 것이다. 아는 사람이 있다. 국민이다.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다. 독선이라고 말하지 말라. 뿌리는 속이지 못한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있다. 오늘의 정국을 보면서 자유당 독재와 박정희 독재가 연상되는 것은 트라우마가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댓글 선거를 부정이 아니라고 할 용감한 용사가 있는가.
 

□ 투표하자. 심판하자.
 

5월27일, 국민들은 새누리 정권의 맨 얼굴을 떠 다시 보았다. 국회를 찾은 세월호 침몰 참사 유족들을 맞이한 새누리의 얼굴을 확실히 보았을 것이다. 국정조사에서 김기춘을 빼기 위한 이완구의 눈물나는 모습을 보며 국민이 느끼는 것은 연민이었다. 다음은 분노였다.

참사 유가족들은 국정조사의 조속한 실시를 요구했다. 당연하다. 아직도 진도 앞 바닷속에는 눈도 못감은 우리들의 자식들이 있다. 왜 국정조사를 끄는가. 김기춘 때문이다. 김기춘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증인채택은 나중에 하자고 한다. 나중에 보자는 놈 하나도 무섭지 않다. 김기춘을 제외하자는 꼼수라는 것을 국민이 훤히 알고 있다. 국민들의 눈을 속일 생각은 이제 단념해야 할 것이다. 정도를 가는 것이다. 청와대도 국조에 포함시켰다면 당연히 비서실장이 증인이 되어야 한다. 숨겨야 하고 겁내야 할 무슨 일이라도 있는가. 피하니까 없는 죄도 있는 것으로 의심 받는다.

이제 확실하게 불의한 정권의 못된 버릇은 고쳐놔야 한다. 그것이 바로 선거요 투표다. 국민들의 정치불신은 ‘그놈이 그놈’이라는 자포자기로 투표장에 나가지 않았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도둑질 열 번 한 놈 보다는 9번 한 놈이 덜 나쁘다. 이래서 심판이 필요한 것이다. 심판받으면 두려워하고 다음은 정신 차린다. 정치하는 인간들이 낙선 보다 더 두려워하는 게 어디 있는가.

“엄마. 엄마. 왜 여기서 자. 집에 가서 자자.‘ 눈을 번쩍 떴다. 의사당 맨바닥이다. 죽은 딸이 꿈에 깨운 것이다. 엄마는 하염없이 운다. 이완구 대표. 새누리 의원들. 김기춘 실장, 모두들 자식을 길러 봤을 것이다. 설명하지 않아도 자식이 얼마나 애틋한 존재임을 잘 알 것이다. 그들의 요구가 부당한 것인가. 그들의 요구를 절대로 들어 주지 못하는가.

그러지 말자. 사람이 되자. 폭발직전에 국민감정을 느끼지 못하겠는가. 국민은 심판할 것이고 정권은 심판 받을 것이다.

국민들은 반드시 투표를 하자. 누구를 찍어도 좋다. 꼭 투표해야 한다. 그게 국민의 권리다. 의무다. 5월 30일과 31 일은 사전투표를 할 수 있는 날이다. 특히 젊은 유권자들에게 당부한다. 아니 애원한다. 6월 4일 약속이 있으면 사전 투표를 하자.

정치를 바꾸는 것은 바로 국민들이다. 투표 하자. 그 다음에 욕을 하자.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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