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대법관 퇴임 이후 일당 1천만원 수임료를 받아 전관예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해명도 이미 전관예우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바 있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닮은꼴 해명을 내놔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2월 12일,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는 2006년 11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퇴임 이후부터, 2008년 6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할 때까지 법무법인 로고스의 고문변호사를 맡으면서 5억 4천 700여만원의 예금이 증가해 전관예우 의혹을 받았다.
이 후보자는 당시 “대형사건이나 재벌 사건은 한번도 해본적 없다”며 “주위에 아는 사람들, 친지들의 사건을 주로 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안대희 총리 후보도 대법관 퇴직 이후 지난해 7월부터 올 5월까지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16억원이라는 고액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밝혀지면서 전관예우 파문이 일고 있다. 더구나 안 후보자는 국세청 산하 세무조사 감독위원회 초대 위원장 재직 당시 특정 기업의 법인세 취소 소송을 변론한 것으로 밝혀져, 이른바 국회에서 통과를 앞두고 있는 ‘김영란법’에도 저촉된다는 것이다.
안 후보자는 이에대해 “형사 사건이나 대법원의 상고 사건 수임을 하지 않고 조세 사건을 주로 맡았다”며 전관예우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또 26일 오전에는 “재산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바짝 몸을 낮추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안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공세의 끈을 바짝 죄이고 있다.
최원식 새정치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26일 국민안심선대위 본부장급 상황점검회의에서 “정동기 대통령 민정수석관이 감사원장에 내정됐다가, 대검차장 검사 퇴임 후 11개월 동안 7억원을 벌었다 전관예우 사실로 낙마한 사실이 있다”며 안 후보자 역시 선례에 따라 낙마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박범계 원내대변인도 같은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세무조사 감독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된지 불과 보름만에 세무서를 상대로 한 소송을 맡은 것은 오히려 전관예우가 아니라 현관예우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민병두 공보단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안 후보자의 수익을 연봉으로 환산해 재벌그룹 총수 연봉과 비교해보면 효성그룹이나 GS그룹 회장과 맞먹는 38억 4천만원에 해당하며, 이를 일당으로 치면 1천만원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관예우 논란을 빚은 정홍원 총리에 이어 안대희 총리 후보자를 지명함으로서, 지난 19일 대국민담화에서 밝힌 관피아 척결 의지가 선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정 총리에 이어 안 후보자도 전관예우 논란이 일면서, 전관예우를 받지 못하면 총리 자격조차 없는 것이냐는 쓴소리도 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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