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이승만 대통령의 유가족들로부터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을 만들어 사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고소당한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가 9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이승만은 과연 진정한 독립운동가였나’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학계에서 연구 성과로 알려진 내용과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인 만큼 문제가 없다”면서 자료를 공개하고 이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진-팩트TV 자료영상>
고 이승만 대통령의 유가족들로부터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을 만들어 사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고소당한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가 9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김승은 자료실장은 이날 ‘이승만은 과연 진정한 독립운동가였나’라는 주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미 학계에서 연구 성과로 알려진 내용과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인 만큼 문제가 없다”면서 조작이라는 주장에는 다큐멘터리 기법이며 패러디라고 반박했다.
‘백년전쟁’의 내용을 반박하기 위해 보수단체가 지난 4월 22일 공개한 ‘생명의길’ 영상은 이승만 연구원 류석춘 원장,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 김효선 건국이념보급회 사무총장 등이 출연해, ‘백년전쟁’이 사실을 왜곡·날조했고, 심지어는 조작을 일삼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왜곡·날조된 내용으로 △이승만의 미국 박사학위 취득 △친일로 오해할만한 대일관 △무장·의열투쟁 부정 △독립운동자금을 둘러싼 상해임시정부와의 갈등 △부동산거래 자금문제 △김노디와 내연관계 의혹 △미국 CIA문서의 이승만 평가 등의 내용을 지목했다.
또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이자 유족인 이인수 이승만기념사업회 상임고문은 지난 2일 고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년전쟁’이 “이승만 건국 대통령에 대한 인격살인”을 저질렀다면서, "11개의 사례는 완전 조작된 것이고 1개의 사례는 영어 원문을 지나치게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김승은 자료실장은 반박에 나서면서 미국박사 학위 취득의 경우 불과 5년 5개월이라는 단기간에 조지워싱턴 대학 학사부터 프린스턴 대학 박사학위 까지 취득한 것은 기독교계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 한 것이지, 논문의 내용을 따진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호놀룰루 스타블러틴지 기사를 부분 인용과 악의적 편집으로 친일로 오해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에는 1916년 10월 6일자 기사에 “우리 학교에서는 일본을 비판하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나는 반일 감정을 일으킬 생각이 없다”는 기사가 존재한다며 원문을 공개했다. 이어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이 이승만이 친일 발언을 한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찾아봤으나 없었다면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없는 조작했다고 주장한 것에는 1912년 11월 18일자 워싱턴 포스트 기사 원문을 공개한 뒤, 내용을 보면 합방 3년 만에 일제 식민지가 된 상황을 ‘레일이 깔리고 곳곳에 백화점이 생겼다’고 묘사하고 있는데, 어떤한 독립운동가가 합일합방을 이렇게 묘사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생명의길’은 ‘백년전쟁’이 마치 무장독립투쟁만이 올바른 것으로 묘사했다고 주장한 것에는, 여러 가지 독립운동의 방법 있으나 단지 이승만의 외교노선이 유달리 무장·의열 투쟁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음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자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1924년 상해 임시정부 개혁파가 하와이에 있던 이승만 대통령의 탄핵을 결의 하자, 임정으로 보내는 독립정치자금을 끊었으며, ‘생명의길’은 이승만 영수증 하나까지 다 챙겼으며 부동산 거래에 문제나 의혹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백년전쟁’은 재태크를 방불케 할 만큼 부동산 거래를 했으며, 대출을 받은 것이 과연 교육사업을 위한 것이고, 그 대출금과 이자는 누가 갚았는지 의문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보수단체가 이승만과 김노디의 관계를 마치 불륜처럼 왜곡했다면서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지만, 70년대 한국일보에 보도된 관련 기사만 봐도 이런 논쟁은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두 사람이 미국에서 1920년 6월 16일부터 3박 4일간 기차를 타고 주경계를 넘는 여행을 하면서, 만액트법 위반으로 추방위기에 놓이자 둘은 고데트 라는 사람이 이승만과 동석했다고 진술을 했다. (참고 : 만액트(Mann Act)법은 불륜이나 매춘을 목적으로 남녀가 주 경계를 넘으면 처벌할 수 있도록 미 의회가 1910년 제정한 법률이다.)
연구소는 당시 고데트의 여권신청서를 확보해 공개하며, 1920년 5월부터 7월 까지 파리에서 머물렀던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미국에 나타나 기차를 탈 수 있었냐고 되물었다. 이민국 공문서에 기록된 진술서를 볼 때 이승만이 임시정부의 대통령이었던 만큼, 추방을 당하게 되면 일제의 손에 넘겨져 감옥에서 죽을 수도 있어,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위증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만과 박노디의 사진을 조작했다는 지적에는 합성은 맞으나 이는 80년 대 이후 영화의 기법을 차용한 것이라면서, 합성 전 사진을 먼저 보여주는 등 과정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만큼 조작이란 말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1948년 10월 CIA가 작성한 대한민국의 생존가능성을 다룬 보고서를 ‘백년전쟁’이 이승만은 애국자라고 묘사했음에도 일부만 글을 따와 악의적으로 묘사했다는 주장에는, 이 문서는 국립중앙도서관 해외사료팀에서 수집을 해 공개한 자료이며 홈페이지에 이미 모두 공개 돼있다면서, 부속서류 첫 번째를 보면 이승만의 권력욕과 독선 등에 대한 많은 자료와 증언이 담겨져 있다고 반박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함세웅 신부는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과 함께 좋은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백년전쟁에) 많은 분들이 이의제기를 해왔고, 연구소 전문가들이 제시된 문제점을 검토한 끝에 자료를 오늘 공개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역사학자인 이이화 서원대 석좌교수는 과거를 돌이켜 보면 1955년경 김정일 우상화 보다 앞선 시기에 이승만 동상을 남산에 세우고, ‘건국의 아버지’ ‘메시아’ ‘단군 이래 가장 위대한’ 같은 용어가 튀어나왔다면서 민주공화국에서 어떻게 이런 독재가 벌어질 수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은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법적 소송으로 갈 만큼 유치한 단계에 있다는 것에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오늘 기자회견을 계기로 공개토론회나 공개심포지움을 열어 학자들이 자료에 근거해 학문적으로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측은 보수단체들이 연구소를 공격하는 수준이 인신공격을 넘어 언어폭력에 이를 만큼 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변호인단을 꾸려 법적 조치를 해 나갈 예정이며, 고소에도 같이 대응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3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사회원로인사 12명을 초청한 자리에서 ‘백년전쟁’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면서 문제를 제기하자, 청와대 수석은 학술관련 3개 기관장에서 관련 내용을 문의하는가 하면,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지난달 1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국민 통합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면서 대응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등 이번 고소까지 단계적으로 이루어진 일이 아니겠냐며 의혹을 제기한 뒤 언론에서 이를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연구소는 (사)시대정신(대표 이재교)이 제안한 공동심포지엄과 관련해 시대정신이 통보만 보내고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면서, 당초 기자회견을 연 뒤, 심포지움에 응하겠다는 대답을 했던 만큼, 다시 요청이 온다면 토론회든 심포지엄이든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백년전쟁’ 1편과 ‘프레이저 보고서’는 통일평화제단의 공모사업에 응모해 지원받은 500만원과 자체인력 2명이 제작을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1년에 2편씩 제작할 예정이며, 곧 ‘생명의길’의 주장에 반박하는 영상을 만들어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