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참여연대, 민주노총 등 500여 시민단체가 포함된 ‘세월호 참사 대응 각계 원탁회의’는 17일 오후 6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 추모를 위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고 정부에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과 희생자 가족이 포함된 진상규명단 구성, 희생자 유류품 반납, 마지막 한 명까지 수색에 최선을 다 할 것을 촉구했다.
5만여 명의 시민이 발 디딛 틈 없이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열린 이날 ‘세월호 희생자 추모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국민촛불’ 집회에서 첫 발언자로 나선 안산 ‘엄마의 노란손수건 카페’ 오혜란 공동대표는 세월호 안에서 아이들의 생사가 오가는 촌각의 시간에도 우리 엄마들은 너무도 무지하게 눈물만 흘리며 기도 했고, 그래서 아이들이 수장당하는 것을 지켜만 본 미개한 엄마가 되고 말았다고 분노를 나타냈다.
이어 더 이상 눈물만 흘리는 나약한 엄마가 아니라 행동하는 엄마가 되기 위해 노란 손수건을 질끈 매고, 노란 피켓을 들었다며, 청해진해운과 해수부, 해경, 정부부처,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조작과 연출을 서슴치 않는 이들의 죄상을 조목조목 밝혀내고 책임자를 처벌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원탁회의를 대표해 나선 김상근 원로목사는 진성성 없고 연출만 하는 박근혜정부에 진상규명을 맡길 수 없다면서, 피해자 가족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들어 진상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 책임은 경제성장 7%와 매달 어르신들의 통장에 20만원씩 넣어주겠다는 공약에 현혹돼 표를 몰아준 우리 모두에게 있다면서, 더 이상 가만히 침묵할 것이 아니라 일어나자고 말했다.
김갑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교양학부) 교수는 최근 같은 학부의 교수 184명이 세월호 참사를 교육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스승의날 반납을 선언한 것과 관련 어른들의 말을 듣고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아이들에게 우리가 과연 건강한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면서 며,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을 반납한 어른들과 같이 참담한 심정으로 이와 같은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어른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고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라는 정부의 주장대로 방 안에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는 것이라며, 책임지지 않는 정부와 권력이 먼저인 언론, 돈이 먼저인 기업이 바뀔 때 까지 계속 스승의 날을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KBS 출신인 이경호 언론노조 부위원장은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을 비중있게 보도하고 유족들의 항의는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기레들 중에 하나였지만, 이제는 그런 기레기들도 가만히 있지 않기로 했다면서, 침몰하는 KBS와 MBC, 한국언론의 선원이 되어 국민들을 구조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못난 기레기지만 KBS가 제작거부를 결의하고 오늘부터 길환영 사장 출근거부에 들어간다면서, 국민들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대한민국호의 중심을 잡는 평형수가 되고 선장을 교체해 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더 이상 가만히 있지 말자며 침묵행진을 제안한 용혜인 양은 아직도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경찰들에게 들여보내 달라며 무릎꿇고 빌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세월호 참사에서 300명의 사망자를 만들었음에도, 정부는 이 말을 모든 국민들에게 되풀이 하고 있다며, 이제 가만히 있지 않고 행동하기 위해 18일 오후 2시 홍대에서 4번째 침묵행진을 이어가려 한다고 밝혔다.
검은티 행동 제안자인 권순용 씨는 구조보다 보고를 더 중요하게 여긴 해경, 울분을 토하는 유가족들을 외면하고 대통령의 모습만 보도하는 언론, 망언을 쏟아낸 정치인, 청와대 앞에서 유가족들이 면담을 기다리고 있을 때 세월호 참사 때문에 경기가 좋지 않다고 말한 박근혜 대통령을 잊지 말고, 정부나 기득권이 아닌 국민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삭발과 함께 3일간 청계광장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신대 신학과 김진모 학생 등 3명은 무대에 올라 세월호 참사는 사고가 아니며 학살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원탁회의 정현곤 운영위원장은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반드시 만들어 내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며, 천만인 서명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중가수 류금신, 이정렬, 손병휘씨가 추모공연을 벌였으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이보미 학생이 불렀던 ‘거위의 꿈’을 300명의 아이들이 합창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들은 오후 8시 15분경 집회를 마친 뒤 보신각-종로-을지로 3가를 지나 서울광장까지 행진한 뒤, 이곳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합동분향소에 분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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