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18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의 공식 식순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빼고, 대체 곡을 공모해 사용하겠다고 하자, 야권이 반발하고, 다음 아고라에서는 서명운동이 벌어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퇴출하겠다는 것은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셰에즈(La Marseillaise)’를 불순한 노래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정부는 속 좁은 행태를 버리고 국민대통합을 외치던 초심으로 돌아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대변하는 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공식기념행사에서 부르지 않는다고 해서 이 노래가 퇴출될 리가 없다”면서, “1982년 이후로 대학가는 물론이고 노동, 농민운동, 6·10 항쟁 등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한 장소에서는 어김없이 불러지던 노래”라고 설명했다.
진보정의당 이지안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수 십 년간 5·18 공식 추모곡으로 불러왔던 곡을 빼고 대체곡을 만들겠다는 것은, “5·18항쟁의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역사성 자체를 부정적으로 왜곡하거나 폄하하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보훈처의 이번 계획은 수 십 년 전부터 반복된 5·18 기념식장에서의 이 곡 제창을 둘러싼 논란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불러왔다”면서, 이는 “박근혜정부가 이 곡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5·18 정신의 훼손을 원치 않는 다면 즉각 대체공모 계획을 철회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의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해 참석자들이 함께 제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에는 이종걸 의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곡을 부른 뒤, “5·18기념행사의 상징인 이 노래를 이명박 정부에서 없애려고 했다”면서, “결국 올해 이 노래를 빼기 위해 예산 4800만원을 들여 새로운 곡으로 대체하려고 한다”고 거세게 항의한 바 있다.
한편 다음 아고라에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33주기 ‘임을 위한 행진곡’ 울려 퍼질때‘라는 제목으로 기념식에서 사용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달 28일 51800명을 목표로 시작한 청원에는 7일 오전 현재 86명이 서명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5·18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유족이 합창지만, 이듬해인 2009년부터는 국가기념일에 ‘불순한 노래’를 부를 수 없다며 기념식에서 제외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