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5월 임시국회 개의에 합의했지만, 6·4지방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위기관리 매뉴얼, 해경의 사고대응 등 정부에 타격이 불가피한 사안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파행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는 야당 의원의 요구으로 13일 오후 2시 전체회의 일정을 잡았으나, 여당 의원이 전원 불참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작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야당 미방위 의원들은 국회법상 ‘재적 위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상임위를 개회한다’는 조항에 근거 전체 회의 개회를 요구했으며, 새누리당 소속 한선교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개최하게 됐다.
미방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 등은 성명을 내고 야당이 소위 폭로의 사실관계 조차 확인하기도 전에 KBS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정치적 판결을 내려놓고 한 바탕 굿판을 벌이겠다는 의도라며 회의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방위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도 12일 성명을 내고 KBS 보도국장의 ‘권력의 보도통제 폭로’가 나왔음에도 상임위원회 소집 요구에 불응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권력의 보도통제 행위를 묵인하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 질타했다.
미방위가 개최될 경우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우선은 세월호 참사와 교통사고 비교 파문으로 최근 사임한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사퇴 기자회견에서 “언론에 대한 어떠한 가치관과 식견도 없이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 온 길환영 사장은 즉각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폭탄발언을 하면서 보도통제 논란이 일고 있다.
또 JTBC와의 전화인터뷰에서는 “길 사장이 대통령만 보고 가는 사람”이라며, “권력은 당연히 지배하려고 할 것”이라고 밝혀, 보도통제의 진원지가 청와대임을 시사했다. 이어 “길 사장이 평소에도 끊임없이 보도를 통제했다”면서 “길 사장과 같은 언론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공영방송 사장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KBS노조도 11일 청와대 청무수석이 야당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KBS에 부탁을 해서 사장이 사과하고 보도국장이 사퇴했다”고 밝힌 것은 KBS에 외압이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당사자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길 사장이 직접 보도개입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노조 집행위원회를 소집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사장 퇴진 운동에 나설 것임을 밝히고 있다.
또 13일 발행 예정인 노조 특보에서는 길 사장이 신임 보도국장에 백운기 시사제작국장을 발령하기 바로 전, 청와대 인근에서 모 인사를 만난 것이 확인됐다며, 김 전 보도국장의 폭로로 청와대의 하수인임을 만 천하에 공표한 것도 모자라 보도국장 인선에 까지 개입하느냐고 질타했다.
여기에 야당은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6월 작성한 '해양사고(선박) 위기관리 실무 매뉴얼'에서 '사고발생시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 개발'을 언론대응단의 역할로 명시한 것과 관련, 정부의 SNS 및 방송 보도 내용을 점검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해수부는 지난달 25일 해명자료에서 매뉴얼의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 개발’ 부분은 세월호를 염두해 두고 작성한 것이 아니며, ‘기사 아이템 개발’ 부분도 선박사고의 본질과 달리 사회에 미칠 수도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여 보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형 사고가 발생할 경우 언론대응팀이 정확한 내용을 전하기보다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을 개발하겠다고 매뉴얼에 명시한 점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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