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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주의 감성정치] 정몽준 아들 감성정치에 답하다
등록날짜 [ 2014년04월22일 12시11분 ]
김형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팩트TV】팩트TV에 글을 쓰기로 했다. 코너 이름을 ‘김형주의 감성정치’라고 정했다. 세월호 침몰로 인한 충격으로 ‘감성정치’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를 밝힐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정몽준 의원의 아들이 바로 그 답을 해주었다. 왜 감성이 중요한지를 말이다.
 
다 알다시피 정몽준 의원의 아들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에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에게 물세례 ㅋㅋㅋ 국민 정서 자체가 미개하다”라고 썼단다. 일단 정몽준 의원은 국민들에게 사죄하였다. 그러나 국민들의 성난 마음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본인 역시 아이들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뜨끔한 마음 숨길 수 없다.
 
(사진출처 - 정몽준 의원 홈페이지)

 
정몽준 의원 아들의 발언은 철없음의 발로가 아니라 그들의 삶과 사상의 반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서민들과 철저히 유리된 삶의 반영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몽준 의원의 아들의 발언은 진실이고 진심인 셈이다. 일찍이 마르크스도 말한 바 있듯이 존재가 의식을 규정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진정으로 인간이 지닌 위대함은 의식이 존재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이다. 위기의 순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보다 남을 위해 목숨을 희생하고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생존의 이기심 못지않게 연대와 공유의 정신이 인간 본성에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공감이 지닌 힘이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은 연민이라고 표현될 수 있다. 그러한 연민의 대표적인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 바로 세종대왕이다. 백성들의 농사가 어려워지자 세종은 전문가들을 모아 농사짓는 법에 대한 책을 내놓았다. 그것이 ‘농사직설’이다. 그런데 그 책은 한문으로 만들어져 있어 백성들이 볼 수가 없었다.
 
이 점을 안타깝게 여겨 세종은 한글 창제를 명하게 된 것이다. 바로 이 마음이 지도자가 지녀야 할 공감과 연민의 리더십이다. 이것이 곧 감성 정치의 핵심인 것이다.
 

감성정치 : 공감과 연민의 리더십
 

우리가 흔히 전화를 발명하였다고 알고 있는 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물론 그는 전화를 발명한 사람이 아니다) 그의 어머니와 그의 아내가 귀머거리였기 때문에 그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이 중요하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가 위대하다고 평가 받는 점은 바로 그러한 부분이다.
 
주변의 문제와 아픔에 귀 기울 줄 아는 삶이야말로 숭고하고 값진 것이며 리더십과 정치의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 9·11 테러는 부시를 공감의 리더로 만들었다. 2001년 9·11 테러가 있고난 3일후 부시 대통령은 당시 줄리아니 시장과 테러 현장을 방문하였다.
 
부시는 소방차 위로 올라가 확성기를 잡은 채 계획에도 없던 짤막한 연설을 하였다. “여러분들이 뭐라고 하는지 저는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건물을 무너뜨린 그들도 조만간 우리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이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스티브 할런트 로이터 기자는 이날 계획에도 없었던 부시의 짤막한 연설이 그의 나머지 재임 기간의 운명을 결정지었다고 말했다. 그 연설로 부시대통령은 마치 ‘공감 리더십’의 상징처럼 되었고 그 힘이 바로 부시가 대통령직을 끝까지 수행할 수 있었던 원천되었다는 말이다.
 
어쩌면 부시 대통령과 같은 모습은 전 세계의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너나없이 연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선거 때만 되면 대통령 후보나 시장 후보들이 반드시 찾는 필수 코스가 바로 시장이다. 시장 골목에서 상인들과 대화하고 어묵이나 국밥을 먹는 모습을 반드시 연출하는 이유도 서민들과 공감하는 정치인임을 강조하기 위함인 것이다.
 
한때 이명박 대통령도 고속도로 휴게소를 들러서 국민들과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있음을 뽐내곤 하지 않았던가? 그렇듯이 세월호 침몰 현장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도 시장 선거에 출마하여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정몽준 의원도 그리고 인터뷰 하는 동안 사망자 자막을 넣지 말라는 JTBC 손석희 앵커도 공감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손석희 앵커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는 무성하고 훈훈한데 비해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평가는 왜 그리 냉랭할까? 물론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처럼 박근혜 대통령이나 정몽준 의원을 존경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의 평가는 다를 테지만. 
 

‘어쩌다가’가 아니라 ‘늘’ 그렇게
 

문제는 진정성이다. 감성을 건드리는 일은 쉽지만 감동이라는 에너지로 전화 시키는 힘을 갖기는 어렵다. 왜냐면 거기에는 반드시 진실 즉 진정성이라는 엑기스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고급 승용차를 타고 가다가 군고구마를 사먹는 사장님들도 많고 대중들 앞에서 눈물을 흘린 정치인들도 무수히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의 눈물은 왜 그토록 많은 사람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고 그의 외침은 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자아내게 하는가? 그것은 바로 그가 진실로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의 위대함도, 벨의 위대함도 진정성에 있다. 매일 아침 가난한 사람을 위해 천막에서 기도했다는 인도의 어느 대통령처럼 ‘어쩌다가’가 아니라 ‘늘’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존경하고 따르는 것이다.
 
과연 이 땅의 지도자들은 평소에 어떻게 살아왔나?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 지역주의에 가로막혀 선거에서 낙마했을 때 한번도 ‘밭’을 탓하지 않았다. 영남사람들을 미개하다고 말하지 않았고 그들을 미워하거나 탓하지 않았다. 문재인 의원은 변호사 시절 변호인을 만나기 위해 높은 크레인 위에 올라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데 전여옥 전 의원의 말에 의하면 박근혜 대표는 유세 도중 비가 오는데도 누가 자신에게 우비를 입혀주기 전까지 손도 까딱 하지 않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민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 정몽준 의원의 자식은 국민이 미개하다고 했다. 그것은 혹시 그의 아버지가 노동자들을 보는 시각을 닮은 것은 아닐까?
 
하기사 공감능력이 없어도 돈만 있으면 몇 선 의원쯤은 손쉽게 할 수 있으니 굳이 그들에게 공감능력과 연민이 뭐 대수일까 싶기도 하다.
 
세월호의 침몰로 인해 국민 대부분이 패닉 상태에 빠져있다. 자식을 가진 부모들은 대부분 마치 자기 자식을 잃은 것처럼 가슴 한 구석이 허전하고 아려옴을 느끼고 있다. 그러면서도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지금 여기 내 사랑하는 가족들과 단칸방이라도 함께하고 있음에 감사하고 짧은 행복을 남몰래 음미하면서 죄스러움을 느끼는 것이 우리들 인간의 마음이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시에 이타적인 존재이다. 인간의 미래는 바로 그러한 이타성과 공감으로 말미암아 어둡지 않고 희망적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저절로 획득되지 않는다. 바로 공감 능력을 갖지 않아도 몇 선은 손쉽게 되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그야말로 미개한 재벌가의 자손들 때문에 우리 사회는 참혹한 분열을 겪은 후에야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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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주의 감성정치] 리더십의 침몰 (2014-04-18 11: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