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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어떤 암살'
등록날짜 [ 2022년11월07일 15시19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 암살이냐. 정의냐.
 
죽음 같은 침묵이다. 
 
“부르투스 너마저.”
 
<씨저>의 입에서 침통한 절규가 떨어졌다. 가장 충성스러운 부하로 믿었던 <부루투스>의 비수는 <씨저>의 심장 깊숙이 박혔다. <씨저>의 육중한 몸은 고목처럼 쓰러졌다. 
 
이것이 바로 <씨저>의 최후였다. 여러분들은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마치 <씨저>의 최후를 목격한 것처럼 증언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다. 다만 나는 연극무대를 통해 목격했을 뿐이다.
 
■ 극단 <신협>의 연극.
 
6.70년 전 60년대의 기억을 해내기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나는 연극을 좋아했고 <신협>의 연극이라면 거의 다 보았다. <줄리어스.씨저> <오셀로> <햄릿>도 그 때 내가 본 연극이다. 명동에 있던 <시공관>에서 <신협>의 공연을 본 것이다. 신협은 한국 최고의 극단이었다.   
 
당시 출연했던 배우는 김동원 이해랑 장민호 박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배우들이었다. 연출은 누가 했는지 확실히 기억하지 못한다. 주인공인 <씨저> 역의 <박엄>은 분명하고 <부루투스>는 김동원, <안토니오>는 장민호라고 기억한다. 틀려도 책임질 것은 없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게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씨저>라고 하는 영웅(그렇게들 말한다)이 독재자로 묘사되고 독재자를 제거하려는 <부르투스>라는 민주주의 영웅이 그를 암살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세익스피어> 원작을 누가 번역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명작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연극 중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들은 오늘의 현실에서도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명언이 많다. 암살 당일 <씨저>의 아내는 남편의 출근을 말린다. 꿈자리가 사나웠기 때문이란다. 그때도 <천공도사>가 있었던가. 그때나 이때나 유언비어는 있다. <시저>가 했다는 말을 들어보자.
<비겁자는 죽기까지 몇 번이든 되풀이해서 죽지만 용감한 자는 단 한 번 죽음을 맞이한다.>
 
■  <씨저>암살은 정당했는가.
 
부르투스는 왜 <씨저>를 암살했는가. <씨저>의 친구가 부루투스에게 추궁을 하자 그는 당당하게 대답한다.
 
<내게 묻느냐. 내 대답은 이렇다.
 
<브루투스>가 씨저를 사랑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로마를 더 사랑한 것이라고 말하겠다. 
 
여러분은 <씨저>가 죽고 만인이 자유롭게 사는 것보다 
 
<씨저>가 살고 만인이 노예로 죽는 것을 원하는가.? 
 
<씨저>가 날 사랑했기에 그를 위해 울었고, 
그가 영광스러웠기에 그를 위해 기뻐했고, 
그가 용감했기에 그를 존경했다. 
 
그러나 <씨저>가 야심가(독재)였기에 난 그를 죽였다.
 
<씨저>의 암살 얘기는 여기서 끝낸다.
 
■  민주주의와 독재.
 
우리는 독재를 많이 경험했다. 모두 기억할 것이다. 8.15광복이라는 최고의 축복 대신에 우리가 받은 선물은 독재였다. 건국의 아버지라고 칭송받던 이승만은 아버지가 아니라 독재자였다. 그의 독재를 모르는 국민은 없다. 그는 종신 대통령이었다. 자식이 없는 이승만은 이기붕을 후계자로 삼고 이강석을 양자로 맞았다. 
 
그러나 국민은 허용치 않았다. 영구집권을 기도하는 3.15부 선거는 마침내 4.19혁명을 불러왔고 이승만은 조국에서 쫓겨났다. 이기붕은 아내 박마리아와 함께 아들 강석에 의해 세상을 하직했다. 비극이다. 
 
이 땅에 민주주의는 오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일본군 장교 출신의 박정희는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독재의 사슬로 국민을 묶었디. 박정희도 영구집권을 꿈꾸며 주지육림 속을 헤매다가 가장 아낀다는 부하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궁정동 안가 요정에서 암살됐다. 전두환 얘기는 빼자. 
 
어떤가. 독재자의 말로가 얼마나 비참한지는 다들 잘 안다. 그런데도 독재자들은 여전히 나타난다. ‘말 타면 견마 잡히고 싶다’고 했던가. 입안에 혀처럼 말 잘 듣는 간신들의 아첨으로 독재자들은 자신들의 영구집권이 가능한 것으로 믿는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독재자들은 국민이 자신을 추앙한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은 혼란의 도가니다. 다시는 일어나서 안 될 비극이 벌어졌다. 이태원 참사(사고라는 자들이 있다)는 국민을 정신적 불구자로 만들었다. <트라우마>라고 유식을 떠는 참혹한 이태원 참사는 국민들로 하여금 이게 나라냐. 이런 나라에서 살아야 하느냐. 누굴 믿고 사느냐. 등등 온갖 처절한 원망을 쏟아내게 했다. 틀리는가. 
 
사건이 터지면 어떻게든지 이를 축소 은폐하려는 것이 관리들의 못된 버릇이다. 이태원 참사도 다름이 없다. 10만 인파가 모이는 데 157명의 경비병력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경비를 지휘 책임져야 할 책임자라는 자들의 작태다. 용산서장이란 자는 인근 대통령실 근처에 있다가 참사 발생 3시간 후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그 거리는 불과 3키로 밖에 되지 않는다. 총리 한덕수를 비롯해서 이상민 내무, 그밖에 고위 관리들의 행태는 보나 마나다. 어떻게 해서든지 불똥이 자신들에게 튀지 않도록 발광을 하고있다. 개만도 못한 짓들이다. 국민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경험은 숨길 수 없는 교육이다. 한국의 경찰들이 집권자들에게 아부 아첨하기 위해 무슨 짓을 했고 하는지는 그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 하나, 둘 늘어나는 그들의 추악한 작태가 국민들의 분노에다 기름을 퍼붓고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국회다. 민주당이라고 별 것 없지만 국민의당 의원들이란 자들의 행태를 보자. 국정조사를 하자니까 반대를 한다. 진상부터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너희들은 진상을 모르느냐. 이럴 때 나오는 것은 욕밖에 없다. 저런 것들을 국민의 대표라고 뽑았다. 피를 토하고 쓰러져도 시원치 않다. 
 
■ 대통령. 뭘 하고 있는가.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국민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한다. 이태원 참사에도 대통령은 6회나 조문을 했다. 검은 양복에 조화를 든 대통령의 조문은 경건하다. 그러나 국민들은 뭐라고 하는 줄 아는가. 입은 두었다가 뭘 하느냐. 왜 국민에게 사과 한마디 못 하느냐. 귀가 막혔는가. 
 
말도 행동이다. 더구나 지도자의 말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통령은 이태원참사에 대해 사과를 한 적이 있는가. 국민은 들은 적이 없다. 조화만 든채 영정 앞에 선다. 말하기가 그토록 힘이 들던가. 국민들 사이에는 도사가 막는다는 소문이 돈다.  도사가 아직 공식 사과를 할 때가 아니라고 한다는 것이다. 
 
난 절대로 믿지 않는다. 아무리 능력이 없고 머리가 돌지 않는 윤석열이라 할지라도 그 정도의 생각과 행동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꾀야 보배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국민의 실망은 이제 분노로 변하고 분노는 바로 목구멍까지 차 올랐다고 생각한다. 지난 토요일 광화문을 메운 국민이 무섭지 않던가. 검찰이 지켜주기 때문에 겁이 나지 않는가.
 
한국 관리들의 간도 쓸개도 없는 처신에는 국민이 이미 손을 놨다. 입만 살아 주접을 떠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국민은 기대를 접었다. 한국 정치의 제2인자라는 한동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듣고 싶은 첼로곡을 생각하고 있을까.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큰 홍수가 지면 아무리 잘 쌓은 둑이라도 터지게 되어 있다. 지금 국민의 분노를 정권은 알고 있는가. 대통령은 생각하고 있는가. 국민들은 윤석열의 무능을 수도 없이 거론한다. 정치지도자에게 무능처럼 무서운 적은 없다. 
몸의 한 부분이 트라우마로 뭉친 것 같다. 견딜 수 없는 고통도 이겨내 오늘까지 살아왔다. 그런데 요즘처럼 심한 고통과 갈등이 없다. 거리를 다니는 국민을 보면 왜 이태원 참사를 당한 얼굴들이 겹쳐 보이는가. 
 
“여기서 그렇게 사람이 많이 죽었나.”
 
누가 한 소린지 국민은 다 기억하고 있다. 멀쩡한 청와대를 두고 이태원으로 집을 옮겨야 하는 이유가 터무니 없는 도사의 헛소리라는 소문을 국민들은 점 점 믿게 된다. 참사가 있던 날 대통령실을 경호한 경찰관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 
 
한국의 어느 정치지도자도 독재자가 되겠다는 허망한 꿈은 빨리 버려야 할 것이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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