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대선평가보고서를 놓고 29일 찬반 양측이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김경협 의원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일정 부분 높이 평가하나 마녀사냥 목적으로 특정 계파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고, 김종엽 대선평가위원(한신대 사회학과 교수)은 시한이 촉박해 미비한 점은 인정하나 당 비대위가 수정보완한 책자의 출판을 막았다고 주장했다.<사진-팩트TV 취재팀>
29일 민주통합당 대선평가보고서를 놓고 찬반 양측이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이날 오후 열린 ‘민주당 대선평가 무엇인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토론자로 나선 김종엽 대선평가위원(한신대 사회학과 교수)가 반박에 반박을 이어가며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경협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대선평가를 놓고 수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제대로 정리하거나 반론에 대한 해명이 없었던 것 같아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논란을 한 번에 명쾌하게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우선 보고서 작성을 위해 △학회와 공동연구를 진행 △외부위원을 포함한 위원단이 전국을 다니면서 주요인사 면담과 간담회를 진행 △여론조사 등 과학적 조사 자료를 근거로 한 점은 민주당 내에서는 매우 진일보한 일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이어 보고서가 지적한 △민주당의 신뢰도 부재 △홍보전략 미숙 △여성후보에 대한 대응미숙 △모바일 투표의 가중치 부여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 △안보정국 대응 미숙 등의 내용은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혹평도 이어졌다.
그는 마땅히 포함해야 할 △태생적 계파 분열의 한계 △반대 진영의 반발로 당 지도부와 친후보 세력의 약화 △잘못된 참여정부 실패론 진단 △국정원 개입 등에 일체의 언급이 없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과거 민주당의 시각으로 평가 △패인을 분석의 방법적 오류 △마녀사냥을 목적으로 당의 구조적 한계는 외면 △여론조사를 은폐하거나 왜곡 한 점 등에 대해서는 특정 계파에 도움을 줄 목적으로 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선책으로 당 정체성의 좌클릭과 함께 중도실용정책의 개발, 완전국민참여 경선 도입, 지난 대선에서 당 지도부와 후보를 흔들었던 분열세력의 징계, 가치중심의 계파정치 양성화 등을 제시했다.
반박에 나선 김종엽 위원은 보고시한이 촉박해 1차 보고서가 미미했던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보완된 책자를 제작 완료했으나,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그런 책자의 출간을 원치 않는다며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의 자료 보관이 노무현 정신을 계승했다고 보기에는 너무 부끄러울 정도로 허술하다면서, 개인이 보관하거나 언론에 유출하는 등 당 기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방안은 없고 책임추궁만 하고 있다는 언론의 비판에는 비대위가 혁신위원회를 설치한 만큼 이를 침범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이미 이곳에서 3월말에 혁신방안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모든 사실에 엄격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고, 여론조사에 거의 모든 내용을 의지한 점은 문제가 있으나 이는 한상진 대선평가위원회 위원장이 작성한 부분이라고 책임을 비켜갔다. 또한 본인이 작성한 부분도 다른 9명 위원의 검토를 거친 만큼 모든 의원이 의견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민주당이 “안철수 캠프에 줄섰다” “지도교수가 시키는 대로 썼다”는 등 평가위원을 단순하게 보고 있다면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다고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토론자로 함께 나선 고선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교수는 이번 대선이 지난 97년에 비해 정치환경이나 유권자 의식이 바뀌었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평가중심으로 일관하면서 특정 시점의 여론조사 결과를 마치 선거 패배의 원인처럼 해석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최민희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 패인을 당 대표에게 권한을 주지 않는 지도체제에 있다고 지적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보고서가 특정 인물에게 점수를 매기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적 결단을 압박하는 도구로 쓰였다고 비판했다.
문성근 상임고문은 보고서를 처음 받고 과연 학술적으로 온당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면서 설문조사가 감정적일 뿐만 아니라 자신을 인격파탄자로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회과학적으로 평가를 해야 했음에도 대단히 미진하다면서, 사실을 왜곡하는 수준이 결론을 정해놓고 꿰맞춘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홍영표 의원은 대선평가위원들이 평가가 아닌 정치를 한 것이라며 학자적 양심이 없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어 전당대회를 마치고 왜 대선에 패했나에 대해 지역주의 투표, 서민층의 외면, 세대투표 등의 요인이 어떻게 작용했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지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따로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용익, 김현, 노영민, 도종환, 이학영, 임수경, 전해철, 정청래 의원이 참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