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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박원순·문재인, 그들은 누구인가
등록날짜 [ 2014년04월15일 10시10분 ]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박원순과 문재인 두 사람의 이름을 제목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 온 두 사람의 여정을 지켜 본 감동이 늘 가슴속에 있기 때문이고 오늘의 현실에서 그들의 존재는 더욱 귀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노무현 변호사를 만나기 전에는 아는 변호사가 없었다. ‘짜 붙은 사람은 모두 허가받은 도둑놈이라는 데 공감하던 나는 노변(노무현 변호사)을 만나고 후원회장을 하면서 달라졌다. 사짜가 붙었다고 모두 도둑놈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생각을 더욱 확실하게 만든 것이 박원순과 문재인 변호사였다.
 
박원순 변호사는 참여연대를 만든 시민운동가였고 사무처장이었다. 노무현 변호사는 명예회원이고 나는 참여연대 운영위원이었다. 문재인은 노변과 함께 법률사무소를 했으니 당연히 잘 알고 박원순 변호사는 참여연대의 같은 회원이니 잘 아는 게 정상이다.
 
박원순과 문재인이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성도 다르고 이름도 나이도 다르고 키도 다르고 직책도 다르다. 그러면 무엇이 같은가. 매우 중요한 점이 같다. 생각이다. 올바른 정신, 이것 이상으로 소중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두 사람에게는 상식과 원칙과 소신, 대의와 명분을 존중하는 정신세계가 같다. 두 사람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평가에는 공감을 할 줄 믿는다. 왜냐하면 사람이 걸어 온 발자국을 보면 그가 살아 온 것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의원의 종로지구당과 참여연대는 바로 이웃해서 사무실이 있었다. 참여연대 사무실에 가면 지금은 국회의원인 김기식·박원석이 있고 박원순 사무처장도 그들과 나란히 앉아 일에 몰두해 있다. 수도 없이 찾아오는 시민들을 만나서 고충을 상담하고 도와주는 그의 모습은 성실한 시민운동가의 모습이었다. 혼자의 힘은 아니었다 해도 박원순이 우리나라 시민운동의 뿌리를 내리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음을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고위공직자의 재산등록에서 박원순은 꼴등을 했다, 빚이 68601만원이다. 빚도 재산이란 말이 있으니 위로를 삼을 수 있을까. 꼴등을 밝혔으니 1등도 밝히면 짐작대로 정몽준 의원이 공직자 중 부동의 1위로 24304301만원이다. 만약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몽준과 박원순이 맞붙는다면 1등과 꼴등이 붙는 것이다.
 
재산을 모으는 것도 재주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박원순은 능력이 별로다. 변호사 시험에도 합격을 하고 서울시장 노릇도 곧잘 한다는 평가를 받는 걸 보면 능력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비교할 것은 없지만 재벌공직자의 재산을 보면서 박원순이 무능한 것인가. 청렴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문재인의 경우, 대학시절 민주화 운동을 했고 유치장 안에서 고시합격 통지를 받았고 변호사 시절에도 민주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민주화 운동이 결격사유로 평가되어 판검사 임용이 거부됐다고 알려져 있다. 노무현과 변호사 법률사무소를 함께 하면서 독재와 싸웠다.
 
청와대 시절과 노무현 대통령 서거도 지켜봤다. 마음 놓고 울지도 못했다고 한다. 대통령 후보로 대한민국의 정치를 구상하는 전쟁 같은 대선도 겪었다. 국정원의 대선개입이 없었다면 대선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안타까워하는 국민들도 있다.
 
국민들은 문재인에게 역동적 추진력이 아쉽다고 한다. 그것이 결점으로만 평가 될까. 떠오르는 얼굴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유는 묻지 말자. 문재인은 약속은 지킨다.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는 노대통령의 평가다. 공감한다.
 
그의 성실성과 신뢰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박원순과 너무나 많이 닮았다. 설사 손해가 나더라도 약속은 어기지 않는 것은 내 경험이다. 공개 칼럼을 통해 내가 겪었던 섭섭함을 고백한다. 참여정부 출범 후 용인 땅과 관련해서 내가 불법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언론이 떠들어댔다. 청와대 민정실에서 조사를 한다고 통보가 왔다.
 
기가 막혔다. 누구보다 잘 아는 민정이 아닌가. 몹시 화가 났다. 문재인을 찾아가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 조용히 듣기만 했다. 그걸로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대답은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에서 파견된 얼굴도 모르는 조사관이 조사를 하는데 미칠 것 같았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조사받았을까. 창피해서 마누라한테 말도 못했다. 문재인은 미안하다고 했다. 대통령도 미안하다고 했다. 그게 문재인의 원칙이라고 믿었다. 나중에 검찰에도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그런 우여곡절이 현직 대통령이 개인인 내게 공개편지를 하고 인터넷에도 공개했다.
 
 
왜 문재인과 박원순이 소중한가
 
 
어떤 분야의 지도자들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끊임없이 검증을 받는다. 검증을 통해 지도자들은 국민의 신뢰를 얻고 지도자로서의 위치를 확립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사기꾼 지도자와 위선자들이 걸러지고 도태된다. 그러나 워낙에 교활하고 간특한 자들은 선악의 이중가면으로 빠져 나가지만 결국은 본색이 들어난다. 양가죽을 쓴 늑대의 꼴이다.
 
박원순과 문재인은 국민으로부터 검증을 받은 많지 않은 귀한 존재들이다. 이런 귀한 존재들로 해서 국민들은 희망을 갖는다. 요즘 6·4지방선거가 목전에 닥치자 위선자들의 맨 얼굴이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물론 진실한 모습도 들어난다. 두려움에 질린 얼굴이다.
 
박원순에게 가해지는 박해는 참으로 유치하다. 박해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유치해서 말하지 않는다. 아마 그들은 국민들이 속아 줄 줄 아는 모양이지만 잘못 생각했다. 국민은 그들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다.
 
국민들은 언론을 통해서 많은 지도자들을 만난다. 간접검증이다. 언론의 검증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러나 언론을 통해서 얻어지는 검증이 얼마나 공정한지 국민들은 자신이 없다. 아니 믿을 수가 없다. 나라의 젖줄인 4대강을 온통 뒤집어엎으면서 4대당의 기적을 떠들어대던 이명박의 호언은 지금 어떻게 됐는가. 언론은 지금도 침묵이다. 그 죄는 그들의 후손들이 고스란히 받을 것이다.
 
모든 평가는 보는 사람들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평가에 대한 잣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도 늑대를 양으로 보지는 않는다. 잠시 양으로 보다가도 바로 늑대의 모습을 발견한다. 이것이 바로 잠시 몇 사람을 속일 수는 있어도 만인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만고의 진리다.
 
이미 국민들이 박원순과 문재인에 대해서는 검증을 끝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사실만으로 그것을 증명할 수 있다. 그야말로 솜이불 속에서 이를 잡아내는 권력기관의 실력으로 눈에 가시 같은 이들 두 사람의 좁쌀 같은 흠결을 찾아냈다. 멀쩡한 남의 귀한 아들 병역문제 물고 늘어지고 문재인의 양산 집 처마 끝이 개울을 침범했다던가. 미친 놈 소리 듣기 딱 좋다.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가슴 아픈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이다. 고등학교 졸업이 흉이었다. 시골 농사꾼의 아들이 흉이었다. 서민들의 언어가 흉이었다. 정직한 것이 흉이었다. 그 외에 털어 낼 흉이 없었다.
 
박원순 문재인은 털어 낼 것이 없다.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에게는 가장 두려운 존재고 국민에게는 가장 소중한 존재인 그들을 어떻게 하겠는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아니 지키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가.
 
문재인과 박원순. 이들 두 사람은 고등고시 동기생이다. 말하자면 한 반에서 공부한 친구다. 이들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신명을 바친다면 세상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그것이 문재인과 박원순에게 바라는 국민의 소망이다. 권력 있다고 지은 죄가 무혐의로 처리되는 그런 세상이 아니라 죄 진 놈은 합당한 벌을 받는 세상이다.
 
남산 길을 나란히 걷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토록 보기 좋은 것은 이른 봄에 피어나는 들 꽃 때문만은 아니며 국민의 희망이 함께 피어나기 때문이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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