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이기명 칼럼] ‘무인기’ 조종은 내게 맡겨라
등록날짜 [ 2014년04월14일 11시26분 ]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일 년 열 두 달. 우리나라는 계절의 구별이 확실하다. 바람도 그렇다. 봄에는 춘풍이 불고 여름에는 무더운 열풍이 분다. 가을에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추풍이다. 낙엽이 지고 시인은 고독하다. 그럼 겨울에는 어떤 바람이 부는가. 당연히 북풍이 불어야 맞는데 이 북풍은 겨울에만 부는 것이 아니라 선거 때만 되면 시도 때도 없이 불어 닥친다. 올 여름에도 북풍이 불 모양이다.
 
 
ㅁ불어라 북풍아
 
 
이민 간 자식 집에 다니러 간 친구가 있다. 자주 전화를 한다. 빨리 한국에 돌아가야겠다고 한다. 뭘 잘 해 줘서 그러느냐고 핀잔을 줘도 내 나라가 좋다고 한다. 하긴 짧은 기간 해외여행 중에도 빨리 돌아가고 싶던 생각이 난다. 한국 떠나면 애국자가 된다더니 애국자 만들려면 모두 해외로 내보내야 될 것 같다. 씁쓸한 생각이 든다.
 
친구가 또 북풍이 부느냐고 하면서 혀를 찼다.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서 답답한 모양이다. 뭐 하나 믿음이 가는 것이 없다고 한다.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설명을 해도 믿기지가 않는단다. 집권당이나 정부는 야속하다고 할지 모른다. 야당성향이라서 그렇다고 해도 도리 없다. 믿어지지가 않는 것이야 어쩌랴. 거짓말 잘하는 정부 탓이다.
 
늘 하는 말이지만 속는 것도 한 두 번이고 거짓말도 한 두 번이다. 또 대선공약 얘기냐고 하겠지만 어찌 그것뿐이랴. 구체적으로 열거하면 끝도 한도 없을 것이고 그들 자신이 생각을 해도 한심한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면서도 믿어 달라는 염치가 대단하다.
 
유치원 다니는 손주녀석도 할애비가 거짓말 몇 번 하면 다음부터는 안 믿는다. 그래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신용을 금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개성사람들이 장사를 잘한다고 하는데 그 비결은 바로 신용이라고 한다. 구멍가게나 대기업이나 장사는 마찬가지고 장사하는 비결 역시 같다.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지만 대통령의 약속도 신용이다.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야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는다. 대통령에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디 있으랴. 정치가 잘되고 안 되고는 나라의 운명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나 정권의 신용이야 이미 파장(罷場)이지만 그래도 정권 문 닫고 당 깃발 내리지 않으려면 신용을 회복해야 한다. 신용회복 안되면 물건 하나도 못 판다. 물건이 뭔가. 지지다. 무슨 소리냐고 펄쩍 뛸지 모른다.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겼고 이번 6.4 지방 선거에서도 승리할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나오는데 아무 걱정 없다고 할지 모른다. 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좋다. 계속해서 뻥을 쳐 보라.
 

ㅁ거짓말 좀 하지 마라
 
그래도 전에는 고위공직자들이 방송이나 신문과 인터뷰 할 때 거짓말을 하면 말을 더듬거나 얼굴 표정이라도 굳어졌다. 요즘은 눈 똑바로 뜨고 얼굴 표정 하나도 일그러트리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 도대체 저런 똥배짱이 어디서 나오는가. 윗사람이 그러니까 조금도 겁 안 낸다. 장관, 총리 (그 위는 덮자)줄줄이 거짓말인데 밑에 사람이 거짓말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재판에서 탈북자가 비공개 증언을 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뒤 국정원 대공수사처장이 찾아와 “증언 유출을 문제 삼지 말라”며 회유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단한 일 아닌가. 대단한 배짱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거짓말 하는 놈들 잡아내야 하는 검찰이 위증과 거짓말을 서슴없이 한다는 사실이다. 이거 우습게 생각하면 안 된다. 이게 바로 나라의 간을 갉아먹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요즘 ‘무인비행기’란 놈이 정신없이 날라 다닌다.
 
김어준씨는 4월11일 밤 한겨레티브이에서 방송한 시사쇼 ‘김어준의 KFC-무인기와 장난감편’(
http://www.hanitv.com/?mid=tv&category=52596)에서 “군사전문가들은 2,000만원짜리라고 하지만 실은 이 무인기는 20만 원 정도의 싸구려 엔진에 카메라도 조악한 수준”이라며 “이 정도의 엔진을 달고 최소 270㎞를 날아왔다는 것은 불합리한 추정”이라고 반박했다.
 
국민들이 이 방송을 틀어보면 대충 짐작은 할 것이다. 이 정도가 됐으면 이젠 도리 없이 끝까지 가야한다. 그 말은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는 말이다. 덮어버리면 그만 아니냐고 할지 모르나 그만일지 아닐지는 나중에 보면 알 것이다. 다만 이 문제는 국가안보와 뗄 수 없는 심각한 문제여서 덮는다고 끝날 문제가 아닐 것이다. 메뚜기도 한철. 북풍의 계절이다.
 
옛날에는 죄수 잡아다 엎어놓고 ‘이실직고’하라고 곤장으로 내려쳤고 군사독재 시절에는 박종철 군을 물통에 처박고 물고문을 했다. 하기야 유오성 간첩조작 사건에도 그의 여동생 ‘유가려’도 ‘합심센터’에서 6개월간 갇혀 있으면서 고문을 당했다고 했다. 그러니까 지금도 고문의 효과를 맹신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지만 제발 그 짓만은 단념했으면 한다.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하지만 만부득이 하게 됐을 때도 바로 고백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 특히 정부에서는 두 말 할 것도 없다. 왜냐면 국민에게 하는 정부의 거짓말은 정권의 뿌리를 흔들기 때문이다.
 

ㅁ선거와 북풍이라는 망령
 

한국 국민들은 한 가지 부분에서는 점쟁이가 되었을 것이다. 춘하추동 선거 때만 되면 여지없이 귀신같이 나타나서 불어대는 북풍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이번 6.4선거에 불어오는 북풍은 ‘무인기 북풍’인가.
떠 올리기도 구질구질 하지만 1987년 대선 직전 KAL기 폭파와, 재갈을 물린 채 항공기에서 끌려 내려오는 김현희 압송사진. 작금의 무인기에 이르기까지 우연치고는 기막히게 들어맞는 북풍이다. 천안함, NLL 등 등 북풍의 이름은 참으로 다양하다.
 
1958년 1월, 이승만의 자유당 정권은 간첩과 접선하고 북의 주장과 유사한 통일방안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조봉암 등 진보당 관계자들을 구속하였다. 대법원 역시 사형 판결을 확정, 재심 청구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아 재심 기각 다음 날 조봉암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최초의 북풍이자 사법살인이었다.
 
두 번째 북풍은 박정희 정권 때인 1967년 7월 발생한 이른바 중앙정보부의 동백림 조작 사건. 이 사건은 1967년 6.8 총선을 앞두고 조작되었다. 이 사건은 지금도 단군 이래 최대의 간첩단 조작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 때 무려 200여명이 체포되고 서독과 프랑스 정부의 공식항의가 빗발치는 등 국제적 망신을 톡톡히 치렀다.
 
세 번째 북풍은 1987년 11월 29일 KAL858기 폭파사건과 금강산댐 사건이다. KAL기 사건은 아직까지 원인이 시원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1987년에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었고 이 사건으로 노태우가 대통령이 되었다. 금강산 땜은 어느 개그맨도 만들어 내지 못할 천박한 코미디였다. 주연은 전두환이다. 
 
역사적 사건은 반드시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북풍을 등지고 표심을 왜곡하고 장난 친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비참한 최후를 피하지 못했다. 이승만은 객사했고 박정희는 비명에 생을 마감했고 노태우, 전두환은 감옥에 갔다. 훈장이냐.
 
꼭 그래야만 하는가. 그렇다. 꼭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면 정권은 유지하기 위해 선거는 승리를 해야 하고 승리하자면 선풍기를 돌려서라도 북풍은 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귀신이 됐다. 이제 북한과 관련해서 바람이 불면 선거철이 됐는지 알 지경이 됐다. 국민을 꼭 이런 식으로 훈련시켜야 하는지 모르겠다. 훈련도 진짜 훈련과 가짜 훈련이 있다. 하지 말아야 할 훈련은 국민은 속여서 면역시키는 훈련이다.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훈련이다. 선거와 관련해서 계속 북풍훈련을 시킨다면 국민은 나중에 아무리 무서운 북풍이 불어와도 태연하다. 실제 상황을 모른다. 어쩔 것인가.
 
인간은 일상이 정직해야 하지만 정부도 정직할수록 얻는 것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인의 장막에 가리어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모른다면 이것은 측근의 잘못이다. 참모와 충신은 대통령의 거울이 되어야 한다. 참모들도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사는가. 국민은 귀신이 싫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
올려 0 내려 0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이기명 칼럼] ‘사라 베르나르’의 눈물 (2014-06-11 11:40:00)
조경태 “광주지역의원, 윤장현 지지 유감...중립 어기고 줄서기 했다” (2014-04-14 10: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