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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칼럼] 바다가 무엇을 요구하던가
국민은 항상 거기 있었다
등록날짜 [ 2022년09월19일 13시22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평생 고기잡이를 하며 살아온 늙은 어부가 한 말이다.
‘바다는 한 번도 나에게 뭘 어떻게 해 달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채워지지 않은 어망을 거두면서 늙은 어부가 한 말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다. 찢어질 듯 고기로 채워진 어망을 올리거나 또는 몇 마리 걸리지 않은 어망을 보면서도 어부의 얼굴은 한결같았다. 어부는 늘 최선을 다 했고 결과에 승복했다. 사실 그러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그게 바다다.
 
최선을 다 했다면 만족해야 한다. 정치도 그렇고 국민도 그렇고 언론 또한 같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순리다. 인간의 한계는 분명하게 있다.
 
순리대로 살아왔는가. 순리대로 살아왔다면 지금 같은 참회가 깊은 글을 쓸 수도 없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왜곡된 글을 썼으며 그리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살아왔던가. 
 
총 맞아 죽은 멧돼지는 말이 없다. ‘그저 산에 풀을 뜯어 먹었을 뿐이다.’ 그러나 포수의 말은 다르다. 해가 되니까 사살했다는 것이다. 기자는 쓸 자유가 있다.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국회에서 떠들어 댄다. 무슨 말을 해도 법에 보장된 발언이다. 옳은 말인가. 그게 무슨 상관인가. 보도는 옳은가. 그게 무슨 상관인가. 바다가 무슨 말을 하던가.
 
느낌이나 생각(소감)도 기소이유가 된다. 법은 자루 쥔 놈이 휘두르는 푸줏간의 칼이냐. 이렇게 자를 수도 있고 저렇게 자를 수도 있다.
 
■누구나 고소할 수 있다.
 
내가 보증을 서고 부정이 있었을 것이라는 보도를 보고 나는 고소를 결심했다. 나는 사과를 요구한다. 그러나 변호사비는 현실이다. 거대 언론사에 사과를 요구하는 내 고소는 수임료만 1천만 원이 넘었다. 겨우 수임료는 마련했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재판을 무슨 수로 버티는가. 결국, 취하했다. 돈 없으면 억울해도 도리가 없다.
 
어느 누가 내 글을 보고 모욕을 느꼈다며 고소를 했다. 내게 나오라고 하는데 법을 알아야 가서 무슨 말을 할 것이 아닌가. 안 나가니 이런저런 이유로 또 법에 걸린다. 다음부터는 법이 결정한다. 느낌이나 생각으로도 기소하는 검찰이다. (이걸 또 걸면 어쩌나) 경찰이 3번이나 괜찮다고 했는데 검찰이 기소한 이재명 사건을 보면서 내가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구나 생각했다.     
 
후배 기자에게 물었다. ‘이거 말이 된다고 기사를 썼느냐?’ ‘선생님. 기사는 제 맘대로 쓰나요.’
마음대로 가사조차 쓸 수 없는 세상이다. 그 대신 양심의 통증이라도 느껴야 한다. 
 
■바다는 말이 없다. 
 
지면에 자기가 쓴 기사나 화면은 보지 않는다는 기자가 있다. 창피해 견딜 수가 없어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야당 의원에게 항의했다. ‘당신 그걸 발언이라고 했소?’ ‘선생님. 제 말 뼈다귀는 다 빼고 껍데기만 보도했습니다.’ 의원의 말이다. ‘편집에서 다 짤렸습니다.’
 
국민여론도 그렇고 대통령 따라가서 얻을 것이 무엇이 있을까. 난 해외에 따라지 않겠다. 이런 보도를 한 기자가 있다면 비난을 받을까. 
 
국회에서 혹은 기자들 앞에서 떠벌리는 의원들의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하는 것은 저것도 사람이냐 하는 것이다. 카메라가 비치는 발언 의원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입술에 힘이 없다.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맘대로 안 되는 것이 자신의 근육이다. 
 
한 때 대학교수로 제법 옳은 발언을 하던 김X식이란 자가 있었다. 지금 그자가 방송에 나와 지껄이는 말을 들으면 저것이 그때의 그 교수라는 자였는지 의심된다. 견공(犬公)한테 미안하지만 나는 그자를 가리켜 견공만도 못한 자라고 한다. 어찌 그런 자가 그뿐이랴. 
 
과거에 언론민주운동을 한다며 제법 씨가 먹히는 발언을 하던 기자라는 자가 지금 머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떠드는 소리를 들으면 변신에 대한 무한 절망을 느낀다. 전직 언론인이란 호칭은 빼라.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면 무슨 일인가 저지를 것이라는 이준석의 말은 이해가 간다. 대통령은 부부동반 영국으로 떠났다. 박수 치는 국민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그들에게 박수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 수 없다. 
 
영빈관 신축을 취소했다. 잘한 것이라 난 생각한다. 설사 반대하는 사람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잘한 것은 잘한 것이다. 칭찬에 인색해서 얻을 것이 무엇인가. 청와대 영빈관에 가 봤는데 참 좋다. 이걸 왜 없애는가. 윤대통령의 결정은 잘한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비록 내가 싫어하는 인간이 한 결정이라 할지라도 옳은 것조차 인정하지 않는 풍토가 아쉽다. 옳은 건 옳다고 인정해야 정치발전에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인간을 그린 인간극장 ‘내 아내는 보스’
 
최근 시청한 KBS ‘인간극장’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만든 PD는 면식도 없다.  주인공인 남·여 수의사인 ‘신민정·이건학 부부’다. 진짜 감동 먹었다. 저것은 그냥 사람이 사는 것이 아니라 진짜 인간이 사는 모습이었다. 방송을 보는 동안 내내 감동으로 가슴을 떨었다. 꾸며댄 연출이 아니다. 인간의 바다에서 인간들이 저렇게만 살아준다면 표에 목을 매는 국회의원이 왜 필요하며 마음에도 없는 기사를 써야 하는 기자는 왜 또 필요한가. 주인공인 수의사 이건학·신민정 부부의 이야기 ‘내 아내는 보스’는 우리의 방송이 추구해야 할 지향이라고 믿는다.
 
인간은 모두 물고기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물고기가 되자. 꼴값 떠는 망둥이는 되지 말자. 특히 정치지도자와 기자들 말이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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