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한 때 대통령이 두 명이라고 했다. 낮의 대통령과 밤의 대통령이다. 그럼 낮과 밤의 대통령은 각 각 누구인가. 보통 상식이라면 낮이나 밤이나 대통령은 하나다. 국민의 선택으로 부정한 방법이 아닌 공정한 투표로 당선된 대통령이다. 그가 바로 밤낮을 가리지 않는 합법적 대통령인 것이다. 그렇다면 밤에 대통령은 누구인가. 미국 암흑가의 ‘알 카포네’정도라면 밤의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 멀리 가지 말고 자유당 시절, 주먹세계를 주름잡던 종로의 주먹 이정재가 밤의 대통령일까. 물론 그들도 그들의 세계에선 밤의 대통령일 수 있다. 대통령이 별건가. 그 세계의 대장이면 대통령이다. 그러나 진짜 밤의 대통령은 따로 있다. 어느 언론사 회장의 회갑잔치에 대통령이 참석을 했는데 그 때 귀여운 애견 한 마리가 짖었다고 한다. ‘우리 회장님은 밤의 대통령이에요 멍멍’ 참석했던 낮의 대통령이 뭐라고 했는지는 모른다. 맞는 말이라고 박수를 쳤을지도 모른다. 기자를 무관의 제왕이라 부르고 무관의 제왕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쥐락펴락 하는 것이 언론사주다. 사주가 죽어 하면 네 죽습니다. 하고 죽지는 않아도 죽는 시늉 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러니까 밤의 대통령이 맞는 말이다. 감히 아니라고 할 누가 있는가. 아무도 안 보인다. 애완견으로부터 ‘밤의 대통령’이라는 훈장을 받는 언론사의 대장. 아니 사주에게 정면으로 덤빈 겁 없는 사나이가 있다. 헐, 세상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니.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다. 2009년 3월 7일, 장자연이라는 탤런트가 자기 집에서 자살했다. 탤런트도 자살할 수도 있는 거지. 이렇게 생각하면 그렇기도 하다. 문제는 유서가 공개됐는데 여기 등장하는 인물이 언론사의 사주이며 밤의 대통령이라고 사람들이 겁내는 인물이다. 세상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공개적으로 그를 거명하지 못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도 모르면 바보다.
□이종걸이란 사나이
이종걸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 올라가 있는 ‘유력 일간지’ 대표 두 명과 해당 신문사를 공개했다. 이 내용은 국회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었다. 이제 장자연 자살사건은 국민의 깊은 관심사가 됐다. 왜 미모의 탤런트가 자살을 했을까. 오늘의 칼럼에서 장자연 사건은 주인공이 아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이종걸과 삼성재벌이다. 왜 느닷없이 삼성재벌인가. 새정치연합의 이종걸 의원과 경제개혁연대 등 4개 시민단체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험사가 자사의 대주주나 계열사의 유가증권을 보유할 때 제한 기준을 현행보다 강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보험회사에만 유독 취득원가 방식으로 자산운용비율을 산정하는 것은 건전성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국내 최대 재벌 기업인 삼성에게도 이를 부여해 사실상의 특혜를 줬다”며 경제 권력 감시차원으로서의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조선일보처럼 삼성도 가까이는 할 수 있어도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은 금기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종걸이 거길 건너 간 것이다. 그러면 삼성지역은 절대 통행금지 구역인가. 아니다. 그냥 꺼려한다. 겁을 낸다. 왜 그럴까. 경험이란 소중한 스승이다. 삼성 건드려서 득 본 사람이 없다. 얼마나 약아빠진 인간들인데 손해나는 일을 하랴. 대통령에 당선된 후 체일먼저 찾아간 곳이 조선일보 사주의 집인 대통령도 있었다. 다들 알아서 기는 것이다. 여기서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이 공정한 언론이다. 그래야 사실을 알고 진실을 안다. CBS의 노컷 뉴스를 보자. 왜 노컷 뉴스의 기사를 예로 드는가. 공중파 방송에서는 유일하게 공정방송을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법안이 처리될 경우 삼성측이 사들여야 하는 주식 가액은 14조 5천억원에 이르러 삼성측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뉴스를 통해 들은 이종걸 의원의 말이다. 법안의 뼈대는 현재 보험회사는 총자산의 3% 이상을 계열사 주식에 투자할 수 없도록 규제받고 있는데 보유주식 평가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장가격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럴 경우 삼성생명의 발행주식 보유한도는 5.97조원에서 20.65조원으로 증가해 15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삼성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법안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국민은 지켜 볼 것이다. 아울러 이종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왜냐면 그런 것이 바로 국회의원들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고 아무리 봐도 그럴만한 의원이 없기 때문이다. 왜 없을까.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의 기사를 검색해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그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옛 어른들은 사람을 평가할 때 ‘뼈대가 있는 집안’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뼈대 없는 인간이 어디 있을까만 ‘근본이 없는 집안’이라는 말도 한다. 대충 무슨 말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인간은 명예를 존중한다. 조상의 얼굴에 먹칠하는 행위를 극도로 꺼린다. 훌륭한 조상을 둔 자손들은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우린다. 이종걸 의원의 할아버지 이회영 선생은 존경받는 애국자다. 이회영선생은 그 많은 재산을 정리하고 독립운동을 위해 두만강을 건넜다. 그는 뱃사공에게 두 배의 배삯을 건네주며 "후에 친일경찰에게 쫓기는 자가 있다면 내 얼굴을 기억하고 건너주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듣는 이를 숙연케한다. 그는 만주에다 무관학교를 설립하는 등 독립운동하다 재산을 탕진, 초근목피로 살았다. 친일파의 치부와 후손들의 부귀영화가 새삼 떠오른다. 국회의원은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다. 면책 특권도 가지고 있다. 그것 때문에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오로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헌신하고 봉사하려고 국회의원이 될 것이다.
‘달걀로 바위치기’라는 말이 있다. 헛수고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바위도 달걀로 계속 맞으면 깨진다.
국민들은 국회의원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훌륭한 국회의원들이 참 많다. 오늘 칼럼을 쓴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