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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독재가 좋은 백성은 그렇게 살아야지
등록날짜 [ 2014년04월08일 10시48분 ]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상감마다. 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수령동지. 옳으신 말씀입니다.’
 
‘대통령님. 반대하는 국민 하나도 없습니다.’
 
위에 문장에서 ‘상감마다’ ‘수령동지’ ‘대통령님’을 빼버린다면 반대나 이의제기는 하나도 없는 완전무결한 만장일치다. 한 사람의 의견만이 존재하는 나라를 독재국가라고 한다.
 
연산군 광해군 얘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김일성 김정일 얘기를 하자는 것도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 얘기를 하자는 것도 아니다. 글을 쓰자니 예를 들게 됐고 눈치 빠른 사람들은 미리 짐작할지 모르지만 ‘미리짐작 매꾸러기’란 속담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한국의 지식인 중에는 중동의 독재자들이 장기집권을 하는 작태를 보면서 웃을 것이다. 오죽 국민이 못났으면 저렇게 장기집권을 하도록 내벼려 두느냐고 말이다. 또 개를 들먹이지만, 미친개가 경끼를 할 소리다. 우리가 언제부터 독재자를 비난하고 독재정치를 비웃을 처지가 되었는가. 그래서 인간은 뻔뻔스럽게 잘도 사는 모양이다.
 
지금 중동의 독재자 얘기를 하기위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마이뉴스 장윤선 기자가 쓴 6.4지방선거와 그 결과에 대한 인터뷰와 분석기사(길거리 좌담)를 보고 사지에 맥이 풀려 한동안 넋을 잃은 채 있다가 이거라도 쓰면서 욕이라도 좀 해야 마음이 좀 가라앉을 것 같아서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을 정확하게 짚어 낸 기사였다. 6.4지방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면 바로 장기집권 체재로 돌입한다는 것이다. 군살 떼버리고 말하자면 독재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안철수가 말도 안 되는 똥고집을 피면서 ‘새 정치’를 팔고 노무현 정신을 무단사용 하는 만용을 부리지만 결과는 이미 나와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안철수는 새누리당의 장기집권을 위한 소도구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야당이 공천을 포기한 상태에서 지방선거를 치르면 새누리가 싹쓸이 한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고 보궐선거와 총선은 치르나 마나가 된다. 조직이 완전히 파괴된 야당이 새누리와 싸운다는 것은 어린이와 조폭의 싸움이다. 입법 사법 행정을 완전히 장악하고 지방권력 까지 장악한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물어봐야 알겠는가.
 
견제라는 것이 왜 중요한가. 나쁜 짓을 못하게 감시하고 막기 때문이다. 무슨 짓을 해도 어느 누구도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완전무결한 독주체재가 되고 걸리적거리던 야당은 지리멸렬하고 국민들도 자포자기, 어느 놈이 해 먹던 상관없다고 자빠지면 다음에 올 것은 무엇인가. 젊은 학생들이 피를 철철 흘리며 쟁취한 민주주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말 타면 견마 잡히고 싶다.
 
5.16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박정희 소장은 약속했다. ‘혁명과업이 완수되면 군 본연의 임무로 복귀한다.’ 국민은 믿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속았다. 군 본연의 임무로 복귀하지 않았다. 세상에 핑계야 얼마나 많은가. 핑계 없는 무덤도 없다. 국가의 위기라고 했다. 북한은 끊임없는 국기 위기의 원인으로 등장했다.
 
웬 유신인가. 유신헌법은 어디서 나타난 낮도깨빈가. 영장도 없이 잡혀갔다. 인혁당 재건위사건 관련자 8명에게 형이 확정된 단 18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되었다. 국제법학자협회는 1975년 4월 9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규정했다. 이것이 바로 군사독재의 맨 얼굴이었다.
 
최종길 교수가 중앙정보부 건물에서 투신자살했다고 발표되었다. 그의 나이 42세. 조국을 배신한 간첩행위로 양심의 가책을 이기지 못해 자살을 했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장기독재는 시작되고 계속되고 대통령은 체육관에서 통대(통일주체국민회의대의원)라는 골수가 사라진 유령들에 의해 탄생했다. 독재가 어려운가. 어려울 거 하나도 없다. 권력만 잡으면 따라와 물라면 물고 죽이라면 죽이는 충견은 얼마든지 나오는 것이다.
 
법은 국회의원이 만든다. 마음에 안 들면 바꾼다. 문득 어느 정치학자와 나눈 얘기가 번개처럼 머리를 스쳐가며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독재라는 것이 별것인 줄 아는가. 국회에서 법 만들어 주면 되는거야. 헌법? 국회의원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네. 대통령 임기 10년으로 하고 한 번 더 연임할 수 있도록 하면 20년이야 어쩔건가. 법이 그렇게 되어 있는데. 모두가 마음먹기 나름이지.’
 
머리가 띵하고 어지러웠다. 혼란이 왔다. 사고력이 뒤죽박죽이 된다. 그러니까 6.4지방 선거에서 무공천 시행으로 야당은 전멸하고 지방권력은 새누리가 완전무결하게 장악하고 총선에서 압승하고, 그 다음 대선에서....원세훈의 얼굴이 떠오르고 김아영의 목도리 감싼 얼굴이 나타나고 국회에서 증언하는 경찰의 얼굴과 가림막 속에 국정원 직원들.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등 등.
 
깨어 있는 국민의 조직된 힘.
 
지금 안철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커다란 손해 감수하면 국민 신뢰 얻을 수 있다" 지금 그거 믿고 큰 소린가. 안철수는 4.19 때 몇 살이었는가. 5.18 때 몇 살이었는가. 트럭에 매달려 부정선거 규탄하다가 낙엽처럼 떨어져 구르던 대학생을 보았는가. 피범벅이 된 시체를 붙들고 어쩔 줄 모르던 악몽이 있는가. 나는 있다. 그래서 다시는 4.19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당신같이 철부지 정치인이 망가트려 놓은 과오로 인해 학생들이 피 흘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거 없다. 다시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우리도 세습제로 법을 바꾸자는 것이다. 법이야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북한이야 탄탄한 세습제가 이루어져 있으니 걱정할 거 없고 우리도 딱 마음 다잡아먹고 실시하면 되는 것이다. 군대에서 하는 거 있지 않은가. ‘실시’ 하면 맨 땅에서 물도 퍼 올린다.
장윤선 기자가 쓴 기사를 인용해 보자.
 
"박 대통령이 욕을 감수하고도 왜 기초선거 공천을 강행했겠나. 새누리당이 지방권력까지 장악하면 장기집권 내지 독재화로 접어드는 길이 열리는 거다."(신경민)
 
"이번에 지방선거 끝나면 2년간 선거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확실히 장기집권을 노릴 것이다."(우원식)
 
"이번 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벌써부터 박 대통령 30년 집권설이 나온다. 선거 승패에 따라 여권 독주,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양승조)
 
박근혜 대통령은 안철수 대표가 요청한 면담을 거부했고 안철수는 지붕 쳐다보는 X꼴이 되어 분을 삭이고 있지만 다음에 무엇을 보여줄지 궁금하지도 않다. 왜냐면 무슨 소리를 하고 무슨 짓을 해도 ‘난 몰라라’ 불통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님을 봐야 뽕을 딸 거 아닌가.
 
흔히들 선택은 국민이 한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손가락 끌어다가 도장 찍게 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게 모두가 아니다. 그렇게 되어 있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누가 한 말인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망망대해에 배가 떠 있다. 조타수가 방향감각을 상실했다. 배를 어디로 몰고 갈 것인지 안철수 김한길에게 묻는다.
 
국민이 원한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세습제면 어떻고 독재면 어떠냐. 스스로 선택했으니 원망할 것도 없다. 그런가.
 
‘대한민국 만세’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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