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선거란 정치인에게 사활이 걸려 있는 전쟁이다. 정치지도자에게는 명운이 걸려있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라는 호칭은 공짜로 얻은 영광이 아니다. 지도자는 ‘선거승패’에 자신의 운명을 건다. 온 힘을 다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다. 승리하면 왕이요 패하면 역적이다. 역적의 운명을 모르는가. 정치인의 한 마디 말은 천금의 무게를 지닌다. 책임을 지는 정치인의 모습은 아름답다. 약속이란 지키지 않기 때문에 더욱 빛이 나는가. 아니다. 지켜야 빛난다. 특히 정치지도자는 꼭 지켜야 한다. 김한길이 특검에 ‘직’을 건다던 비장한 약속을 지켰다면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안철수가 ‘백년정당’의 약속을 지켰다면 역사는 그를 어떻게 평가할까. 대낮에 잠꼬대 소리가 아니라 국민들이 꼭 한 번 보고 싶은 소망이라는 뜻이다. 신당은 출범했고 안철수와 김한길의 소신은 관철됐다. 속빈 강정일지는 몰라도 거대야당(?)은 탄생했다. 안철수, 김한길은 거대 야당의 대표다. 이제 이들은 소신과 책임으로 당을 이끌어 갈 것이다. 새누리는 기초의원 무공천 공약을 폐기했고 새정치연합은 고수했다. 당내 후보출마 예상자의 70%가 공천폐지하면 새누리가 싹쓸이 한다고 걱정이 태산인데 안철수, 김한길의 소신은 요지부동이다. 공약은 지켜야 한다는 대의명분이다. 전투가 끝난 전쟁터에 동지의 시체는 널려 있어도 ‘명분’이라는 깃발을 들고 안철수와 김한길은 당당할 것이다. “우리 선택이 정치의 기본을 바로세우고 국민의 정치 불신을 해소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감수하겠다" "대의명분이냐, 당리당략이냐? 새정치민주연합은 대의명분을 선택하겠다" "이 길이 지금 잠시 죽더라도 영원히 사는 길이라고 믿는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떳떳할 수 있는 결정이다" 비장하게까지 느껴지는 안철수의 결의와 소신이다. ‘잠시 죽더라도 영원히 산다’. 참으로 많이도 들어 본 정치인들의 말은 설사 안철수가 ‘백년정당’을 포기했다 하더라도 믿고 싶다. ‘무엇이라도 감수’하겠다는 당 대표의 결의 앞에 당원들은 옷깃을 여밀 것인가.
안철수! 감수는 책임진다는 말 아니냐
‘무엇이라도 감수하겠다’는 다짐은 자신에게 어떤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약속은 지킨다는 결의다. 전쟁에 승리하면 훈장이고 패배하면 퇴진이다. 안철수와 김한길은 이미 각오를 하고 있을 것이다. 훈장이냐 퇴진이냐. 말이 달라진다. 뭘 감수하겠다는 것인가. 이계안, 최재천의 입을 빌려 꼼수를 쓴다. 최재천의 말 좀 들어보자. 무엇이든 감수하겠다는 안철수의 약속은 믿을 수 있는가. 이계안은 안철수에게 책임을 묻는 건 과도하다고 했고 최재천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기초선거 무공천을 고집해 지방선거에 참패할 경우 안철수 공동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당내 주장에 안철수 의원 개인 책임이라고 볼 수 없다" 차마 자신의 입으로 책임이 없다는 소리는 할 수가 없어서 이계안, 최재천의 입을 차용한 것인가.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 나한테 책임 묻지 마라. 난 공약을 지킨 것뿐이다. 사기꾼이 나쁜 놈이지 사기당한 놈은 죄 없다. 명분도 좋다. 그러나 사기인 줄 뻔히 알면서 그것도 많은 당원들이 사기에 넘어가면 안 된다고 경고를 했는데도 당당하게 사기를 당하고 책임을 묻지 말라는 것은 무슨 뱃장인가. ‘새정치’의 배짱은 그런 것인가. ‘새정치’란 이름으로 비겁한 정치를 하면 안 된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대장은 적과의 싸움에 앞장서고, 싸움에 지면 자리에서 물러난다.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이번 6.4선거에서 참패한 안철수가 당 대표 자리를 고집한다 해도 어느 누가 안철수를 대표로 인정하겠는가. 자기 자신과 이계안, 최재천 류 들의 당대표인가. 전쟁에 진 패장 주제에 어디 나가서 내가 당 대표요 하고 입을 벌리겠는가. 김한길 안철수는 배수진을 처야 한다. ‘선거에 참패하면 당 대표직을 사퇴한다’ 이게 새 정치를 표방하는 안철수의 태도다. 당당하게 책임을 지고 다시 살아나야 할 것이다. 그게 바로 ‘새 정치’다.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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